우리는 그동안 북한에 대하여 헌법상 미 수복 영토이고,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 하는 배달민족이면서도 현실적으론 총을 맞대고 있는 상황의 이중성 때문에 대북관계는 언제나 명암과 이견이 따랐다.  
돌이켜보면 남과 북은 우리의 의지와 달리 분단되었고, 전쟁을 치른 휴전상태에서 먹구름이 오락가락하는 긴장의 나날을 보내다 2000년 6월 15일 대한민국 김대중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으로 6.15남북공동선언문이 발표되고부터 평화의 무드가 조성되었다.
그 날의 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남북정상이 만난 첫 번째 회담이었으며 공동선언문 주요내용을 보면, 남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며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의 통일방안에 공통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경제협력을 비롯한 교류 활성화에 합의했던 것이다.
이 선언문은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합의점을 도출해낸 것이고, 김대중대통령은 이 정상회담과 햇볕정책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증진시킨 공로로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러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문도 보수정권에서 안보를 명분으로 부침을 거듭했으나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대통령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김정은위원장 간 남북정상 판문점합의로 한반도에 전쟁 없는 새로운 평화시대개막을 천명하고 남과 북은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구축을 위해 적극협력하기로 했으며, 이를 기초로 한 남북·북미간의 정상회담은 국민적인 환호와 함께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으나 지난해 6월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북한은 진전이 없자 그동안 대남 평화의 전도사로 비춰 온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명의 6월 4일자 담화를 최고지도자 교시처럼 떠받들면서 대북전단문제를 내세워 남북한 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끊고 남측을 규탄하는 전방위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대북전단 문제로 온 나라가 분노의 불길로 활활 타 번지는 상황이고, ‘어디를 가나 폭발직전의 긴박한 공기’ 등의 표현을 통해 남측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북한 사회 전반을 뒤덮고 있음은 속내가 어디에 있든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또한 대북전단문제를 묵인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형태가 더 역겹다면서 남북관계를 총 파산시켜야 한다고 격분하고 있으며, 선전매체들은 남한당국이 미국에 굴종하며 매국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하면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은 물론 강경파 김영철까지 다시 등장시킴으로써 2018년 이전의 긴장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정부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대처하고 있지만 자주적인 대북정책의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현충일과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의 선조들이 반복되어온 배달겨레의 분단과 통일의 역사를 어떻게 극복해 왔는가를 살펴보면서 이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신라의 통일과 고려의 통일을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신라통일은 외세에 의존한 통일을 하면서 그 댓가로 광활한 고구려의 영토를 빼앗겨버리는 매국적 통일이었으며, 고려는 전쟁에 의한 통일이라기보다 힘의 논리에 따른 평화적 통일을 했다.
이러한 역사의 교훈을 미뤄볼 때 우리의 통일은 어떤 방법이 되어야 하는가는 자명하다 할 것이다. 즉, 전쟁에 의한 통일방법은 그 피해가 너무도 클 것이며, 남북이 전쟁을 치루면 미국과 중국 등 여타 나라들이 개입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통일도 불분명하여 그 피해의 참상만 남북이 고스란히 안게 될 것이다.
우리는 70년 전 동족상잔의 6.25전쟁으로 수많은 인명피해와 전 국토가 초토화된 쓰라린 역사를 가지고 있고, 국민의 절대다수가 전쟁을 원치 않고 있으므로 통일이 늦더라도 남북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전쟁 없는 평화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론은 6.15남북공동선언문처럼 자주적으로 연방제와 낮은 단계의 통일밖에 없다 할 것이므로 국회는 중의를 모아 대북정책의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남북공동선언들에 대한 비준 동의안을 결의하고, 정부는 미국에 휘둘림 없이 자주적인 남북관계를 견지해야 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에 의하면, 남과 북의 경제력과 국력의 차이는 우리가 월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므로 정부는 북측의 태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심을 잡고 공동선언문에 따라 일관되게 대처해 나가기 바란다.
더불어 우리국민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옷깃을 여미고, 통일의 그날까지 총의를 모아서 강소대국으로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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