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발표에 의하면 지난 8일 충북 청주로 후보지가 최종 확정된 방사광가속기사업의 생산유발효과는 6조7천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4천억원, 고용효과 13만7천명 등 지방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효과가 있는 사업이다. 특히 고용창출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전남 나주가 후보지가 되어야 했다.

 경북 포항에 구축된 3세대·4세대 가속기 2기를 비롯해 경주 양성자 가속기, 부산 중입자 가속기 등 영남권에만 4기의 가속기가 운영되고 있으며 충청권에도 대전에 1조4천 875억원을 들여 중이온가속기를 구축하고 있다.
영남과 충청에만 5기의 가속기가 이미 운영 또는 구축 중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모에서 지역균형을 고려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충청권에 2기를 몰아주며 지역 소외를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실상 부지를 확정해 놓고 요식행위로 공모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아울러 국가균형발전과 대규모 국가재난에 대비한 국가시설의 위험분산 배치의 필요성도 이번 공모에서는 철저히 배제됐다.

◆충청권 표 의식 지적도… 여당 몰표 준 호남은?
이번 공모 결과 후폭풍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공모 시작 전부터 충청권 표를 의식하고 있다, 내후년 지방선거에 출마를 위해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등의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돼 올 정도로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 지역 공약으로 충북과 전남 2곳에 모두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제시한데 이어 이해찬 당대표는 4월8일 광주에서 '호남권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천명했다.
4월15일 총선을 일주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먹튀냐? 총선전후가 다른 것은 무엇이냐? 총선에 완승하고 보니 마음이 바뀐 것이냐? 총선 승리를 위해서 전략적으로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했다는 궤변으로 의심 받기에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방사광가속기 유치지역인 오창이 포함된 청주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당선되는 효과로 이어지는 등 충청권 표심잡기에 활용된 셈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호남권에서 사실상 전석이나 다름없는 27석의 여당 당선인이 배출되는 등 전폭적인 지지가 이뤄졌던 것은 여당인 민주당을 향한 기대감의 표출이었다는 점에서 상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요 국정 목표로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을 향한 기대감은 그동안 소외를 당해온 호남에 공정한 기회를 줄 것으로 믿었기에 후보 이름도 살피지 않고 민주당에 표를 주었다는 의미다.

“호남에서 내가 좋아서 찍었느냐? 표가 갈대가 없으니 나를 지지한 것 아닌가”라는 故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처럼 일각에서 '이래도저래도 민주당을 찍으니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 중앙에서 활동중인 지역출신 정치인들의 ‘어물쩍 행보’도 이번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북에서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총대를 메고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지만 지역 출신 정치권 인사가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전남은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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