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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아름다운 내 고향 길 Ⅱ특별기고/김창석/수필가
관리자  |  ch23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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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0  10: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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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커덩! 1,000원 군내버스가 운행 중 도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에 힘겨워 하면서 울리는 아우성이다.
그런 현상은 목적지까지 운행도중 수차례 반복되어 승객들에게 느슨해진 허리춤을 골추 세우게 하는데도, 정작 승객들은 조금 불편하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무사통과로 일관하는데 익숙해졌다.
물론, 버스안은 차광막도 음수대도 없다지만 열악한 편의시설쯤이야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마 똑똑한 도시인들의 눈에는 큰 지적 감으로 시끄러울 법도 하건만, 조용히 지켜볼 줄 아는 고향사람들의 미덕은 인상적이고 어른스럽다.
오직 탑승한 익숙한 날의 승객들간에 자리양보, 안부소통 외엔 불평같은건 도정(道程)하진 않는다. 승객들 대부분이 남루한 복장에다 주름투성이의 노약자와 삶에 지친 부스스한 매무새의 칠팔순 고령의 농촌 아낙들로 꽉 차있어 일기분순한 날엔 적요함까지 느끼게 한다.
그나마 아침, 저녁시간쯤 등하교하는 귀여운 손주 같은 중ㆍ고생들의 모습이 섞여 간혹 차내 분위기가 산뜻한 젊음으로 환기되는 듯한 기쁨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각박해진 세상에 이처럼 이해심과 정이 넘치는 공간속에서 찐득한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어 승객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필자가 도시생활을 잠시 접고 귀향한지 벌써 1여년이 지났다.
사연인즉 칠순신출노인이 고향이 그립고 겸사 병약한 구순 노모를 돌볼겸 결심한 것이 순박한 이웃들은 그 집 효자났다고 칭송이 잦아 겉으론 면목 없다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속셈으론 싫지만은 않다.
백수의 시골생활에 도움이 안된 사고뭉치 혹 승용차를 처분하고 군내버스 단골 고객으로 전환했다.
걷기운동에 취미를 붙였더니, 신체부분 아롱상태가 발달하고 혈액순환 관절운동까지 수월하여 효과가 있었는지 주변사람들이 날 보고 요즘 얼굴이 몰라보게 젊어졌다며 부러운 표정을 짓는다.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원기가 넘치고 기분이 상쾌하여 살맛이 난 것이다.

장흥읍내 도서관을 이용차 거의 매일 군내버스를 이용하면서 평소에 무심했던 장흥공용 버스터미널을 큰집처럼 드나들며 느꼈던 풍속도도 눈여겨 볼 만하다.
승차 대기시간에 왕래하는 고향 사람들과 등을 맛대고 앉아서 반가움에 귓속말로 나누는 옛날이야기의 고소한 맛에서 정신까지 맑게 씻어준다.
성씨가 어디 문중 무슨 파며, 몇 대손, 춘부장 이력에다 혼사에 얽힌 가족관계 등 오고가는 잔정에 빠져 버스시간을 놓쳐버리고 막차행 귀가의 우수개경험이 어디 한 두 번 이었던가?
언젠가는 겨울방학 기간 중 필자가 장흥발 회진행 군내버스에 탑승했는데 우연히 옆좌석 남자 중학생이 보자기속에 꿈틀거리는 것을 껴안고 있기에 뭐냐고? 물었더니, 유치면이 고향인 누님이 회진면으로 시집가서 지금 누님집에 가지고 가는 선물 산토끼 한마리 란다.
 순간, 가족이란 정이 콧잔등을 시리게 하면서 내가슴을 뜨겁게 진동했다.
 짐작컨대, 누나는 남동생과 헤어지면서 산골 선물대신 이번엔 바다선물로 김 몇톳, 건어물 몇 마리를 정성스럽게 보자기에 싸매 동생에게 건냈을 터, 떠나는 피붙이 아우와 뒷모습을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면서 누나가 친정부모님을 생각하며 크렁크렁 눈물짜는 모습을 생각하니 내일처럼 가슴 저리고 처연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시골 1,000원 버스에 얽힌 애환의 풍속도는 우리에게 고향의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해 주는 메카니즘으로도 작용한다.
더불어 버스 유리창너머로 고향산천의 지형변화와 사계절 순환하는 자연의 모습들을 차분하게 가상할 수 있어 농촌의 전원생활의 서정이 아름답게 투영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런 소재거리가 빈약한 도시민들의 메마른 감성을 생각하며 짠하기 조차하다.
또한, 1,000원 군내버스는 외래관광객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우리고향의 구석진 명소까지 쉽게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효자 노릇을 한 몫하여 적극 장려해야 할 매력있는 제도임에 틀림없다.
 특히 고령화 사회를 감안, 문화시설이 열악한 시골정서에 비추어 볼 때 미력하나마 시골 노약자와 빈곤계층을 밝은 곳으로 안내하여 건강 복지혜택과 더불어 그들의 고단한 삶에 빛이 되어주고 위안이 되는 유익한 시책임을 필자가 몸소 체험한 결과물이다. 하여 이제 1,000원 군내버스의 환경을 개선하여 군민의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행정당국의 배려와 지원, 그리고 군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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