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양육태도 중 ‘거절’이라는 건 참 무서운 상처를 남기는 생의 아픔입니다. 그 상처는 가만히 웅크리고 있다가 예기치 않은 삶의 곳곳에서 불거져 나와 불행으로 우리를 끌고 가지요. 대체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을 거절하겠느냐구요?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처럼 자녀를 존재 자체로 거부하는 것이 바로 부모 자식 간에 생겨나는 거절, 즉 버려짐이지요. 그런데 그 것만 거절이 아닙니다. 아무 판단능력이 없는 아이들은 그저 본능적으로 많은 것을 거절이라고 느끼거든요 고달픈 삶의 짐을 덜기 위해  자녀를 남의 집에 양자나 양녀로 보내는 것도 아이에게는 처참한 거절입니다.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지요. 아이는 부모의 입장과 처지를 납득하고 이해할 만큼 성숙하기 전이기 때문에 그저 부모로부터 버려졌다, 자기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만 받아들이는 거지요. 그리고 그 믿음은 무의식 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자신을 누구에게도 소중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하고 자신도 모르는 새 자기를 홀대하고 살게 되는 겁니다. 내면 깊숙이 숨겨진 분노와  낮은 자존감의 주인공이 되어 말이지요. 다행히 좋은 양부모를 만나 사랑과 정성 속에 양육되면  인생은 전혀 다른 무지개빛으로 변합니다.
 내 자식만큼은 나보다 행복한 삶을 살게 하고 싶은 것, 그렇게 키우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것이 이 세상 모든 부모의 소원이지요. 좋은 부모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좋은 부모가 되려면 먼저 부모 자신이 행복해야 합니다.   부모의 불행한 결혼생활- 즉 부모의 갈등과 불화가 자녀에게 얼마나 큰 불행인지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은 게 놀랍습니다. 배우자와의 갈등에 치이다 보니 거기에 급급해서 자녀의 아픔은 잘 보이지 않는 거지요
 때로는 이혼을 원하지만 자녀 때문에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녀 때문에 못하는 것이 사실 아니냐구요? 그럴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유야 어찌되었건 부모는 자신들의 지겨운 삶이 이혼을 못하는 때문이라고 믿고, 또 그 것이 다 자녀 때문 이라고 여기며 스스럼없이 그 말을 입 밖에 내곤 합니다. ‘너 때문에 내가 이혼도 못하고 산다.’
이 말이 얼마나 자녀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일인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부모의 이혼과 재혼...
부모가 이혼을 하면 자녀는 상처를 받습니다.  이때 부모가 자녀를 맡지 않고 다른 보호자에게나 시설에 보낼 경우 자녀는 최악의 거절감을 경험합니다. 부모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는 거절감, 그리고 부모의 불화가 자기때문이라는 스스로 만든 죄책감의 굴레를 뒤집어 쓰고 괴로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함께 살던 부모가 재혼을 할 경우에도 심각한 거절감은 여전합니다. 인간의 상처가 가정에서부터, 그리고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다는 사실, 그러니 무엇보다 가정이 건강하고 부부가 행복해야 한다는 건 우리 각자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 날 혹여 부부간의 불화로, 이혼이나 재혼으로 피치못할 상처를 남겼더라도 결코 절망하지 마십시오 얼마든지 길은 있기 때문입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다시 일어나듯 끝장이라고 생각한 그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길은 언제나 마련되어 있는 겁니다. ‘지금 여기’에서 다시 시작하십시오. 현재 불화한 사이라면 어떻게든 부부가 화목할 길을 찾고 이혼이나 재혼한 경우라도 어떻게든 자녀 앞에서 화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십시오 자식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자녀 앞에서 부부가 서로 존중하고 서로 아끼고 서로 섬기며 사는 모습을 보여 주시고 그 것이 자녀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분명히 지켜 보시기 바랍니다. 치유 여행이 약속 드립니다 결코 후회 없으실 겁니다. 여러분을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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