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조는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상상의 새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이 새는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난다. 한 머리는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이를 질투한 다른 머리가 독이 든 열매를 몰래 먹어 결국 두 머리가 모두 죽었다. 이는 서로가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이다. 공명지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공명조와 비슷한 것 같다”며 “모두가 상대방을 이기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함께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현세의 장흥을 보고 있는 것일까? 장흥사람들이 공명지조를 알고도 실행하지 못하고 퇴보의 길을 걷는 것일까?

주변에는 이기적인  사람이 매우 많다. ‘나’를 우선하는 것보다 ‘우리’가 되어야 비로소 하나일 수 있는 사람이 그리운 시대다. 구직자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전전반측(輾轉反側)’을 직장인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을 꼽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수 없이 듣고 살지만 공염불이다.
그러나 채근담은 양보를 단순한 퇴보가 아닌 전진을 위한 밑천이라 했다. 處世(처세), 讓一步爲高(양일보위고), 退步(퇴보), 卽進步的張本(즉진보적장본) 힘들고 어려울 때 일수록 상호간의 존중과 양보의 미덕을 살려 생활해야 한다.

작금의 장흥군 사정을 보면 군과 의회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제251회 장흥군의회 정례회가 27일간에 거처 행정사무감사, 예산안심사, 조례안 심의 등 회기를 마쳤다. 집행부와 의회사이에 물 흐르듯 순탄하기를 군민들은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의회와 집행부 모두가 고생했으니 한자리에 앉아 소주라도 나누면서 2019년 송년회를 겸한 격려에 덕담 한마디씩 나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공명지조를 되새기면서 양보와 타협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군민을 위한 집행부와 의회의 모습을 군민들은 보고 싶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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