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說送李府令歸國(신설송리부령귀국)[1]/가정 이곡
임금에 잘 보이고 백성에 못 보이면
높은 지위 많은 봉급 가질 수 있으나
백성의 원망 소리는 면할 수가 없으리.
雖得之君    不得之民
수득지군    부득지민
爵祿之풍則有之  不能不取怨於民矣
작록지풍즉유지  불능불취원어민의

전제군주정치 하에서라도 민본民本을 근본으로 하는 사상이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의 면면을 보인다. 백성이 없는 군주는 존재할 수 없고, 백성을 도외시하는 군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임금이 백성의 안위를 위해 노심초사했던 흔적을 많이 찾는다. 백성들의 안위를 끔찍하게 생각했던 시문도 만나게 된다. 높은 지위와 많은 봉급은 가질 수야 있겠지만, 백성에게서 오는 원망만은 결코 면하지 못한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백성에게 오는 원망만은 면하지 못할 걸세(臣說送李府令歸國[1])로 율(律)의 전구인 고풍 배율(排律)이다. 작가는 가정(稼亭) 이곡(李穀:1298~1351)으로 고려 말의 학자이다. 재상들의 건의로 한림국사원검열관이 되어 그 때부터 원나라 문사들과 교유하였다. 1334년 본국으로부터 학교를 진흥시키라는 조서를 받고 귀국하여 가선대부 시전의부령직보문각이 제수되어 학교 교육에 크게 이바지했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비록 임금에게만 잘 보였을지라도 / 만약 백성에게 잘 보이지 못한다면 // 높은 지위와 많은 봉급은 가질 수야 있겠지만 / 백성에게서 오는 원망만은 결코 면하지 못할 걸세]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신하 노릇 제대로 하려면1 : 직역문-신하의 말로 이부령의 귀국에 붙여 보내다]로 번역된다. 위는 동문선에 실려 있는 내용으로 시詩라기보다는 오히려 문에 가깝다. 글의 내용으로 보아 국가최고책임자를 보필하는 인사의 대오각성이란 문제점을 던지게 위해 원문을 발췌하여 인용해본다.
시인은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비록 현재 처한 자리에서 임금에게 잘 보였을지라도 만약 백성에게 잘 보이지 못한다면 다음과 같은 처지나 비웃음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가르친다.
화자는 지금 높은 지위와 많은 봉급은 가질 수 있겠으나 백성에게서 오는 원망은 면하지 못할 것이라 했다. 곧 사람은 먼 훗날을 생각하면서 처신해야 됨을 가르치는 도덕적 교훈이다. 은유적인 표현은 없다.
후구에서는 [비록 임금에서 잘 보인다면 명예는 있을지라도 / 훗날 기리는 사람이 없어 오히려 명예롭지 못한다면 // 그 공이나 업적이 지금은 빛나 있을 수는 있겠으나 / 훗날 조롱거리를 취하지 아니 할 수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세상의 이치를 알고 살아가는 귀감이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임금에게 잘 보여도 백성에게 못 보이면, 높은 지위 많은 봉급 백성원망 면치 못해’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한자와 어구】
雖: 비록, 得之: 신임을 얻다. 곧 잘 보이다. 君: 임금. 不得之: 신임을 얻지 못하다. 民: 백성. 국민. // 爵祿: 작록. 높은 벼슬. 之: ~의. 소유격임. 풍: 풍부하다. 녹봉을 많이 받다. 則~하면. 有之: 갖다. 있다. 不能不取: 취하지 아니할 수 없다. 강한 긍정임. 받는다. 怨: 원망. 於民矣: 백성에서서 받다.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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