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김기홍 선생이 ‘구름이 스쳐간 자국’이라는 문집을 펴냈다. 이 책은 선생의 일생을 결산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부산면 내안리 출신의 김기홍 전문화원장은 아동문학의 대가이며 한국 아동들의 ‘글쓰기’교육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녹촌 김준경 선생이 숙부이며 그 후인이라는 내외적인 시선과 문맥의 가풍을  감당하듯 그간 문화와 향토사 연구의 영역에서 꾸준한 행보를 보여 주었다.
일찍이 공무원으로 입문하여 평생을 공직에 종사하는 기간에 당시 문화공보부 행정사무관으로 전직하는 것은 물론 장흥문화원장을 역임하였고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장흥문화유산보존연구회장 등의 활동으로 연령을 초월한 왕성한 예지적 행보를 하여 귀감이 되고 있다.

세월을 아끼고 정연하게 운용한 삶의 편린들을 담아낸 문집은 책 제목이 암시하듯 인생은 구름같은 것이어서 흘러간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는 형식을 띠고 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자전적 에세이로 선대에서부터의 가계사를 소개하고, 선생의 유년기에서부터 청년기의 과정과 군생활, 공직자로 걸어온 일생을 회고하고 있다.

2부는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소소한 일상을 담은 에세이들로 선생의 성정과 삶의 정서가 잔잔한 여운과 함께 느껴진다.

3부는 장흥문화원장으로 재직 중일 때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으로 활동할 때에 쓴 글들로 장흥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논문형식으로 쓴 것들이다.

4부는 주로 장흥문화원 원장 재직시 향촌의 문화현장에서의 덕담과 함께 축사, 축간사 등을 담아내고 있다.

5부는 서간문 형식의 비교적 짧은 글들로 지인들과 나눈 이메일을 묶은 것 들이다.
선생은 책머리에서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나는 선대들께서 남겨놓으신 문적이 쌓아있는 책상에 앉아 한없는 상념에 젖곤 한다. 그때마다 어느덧 흘러버린 세월 속에서 마을의 역사와 나의 선대에 대한 영감이 우러나오는가 하면 구름처럼 나타나 바람 따라 흘러왔던 나의 존재에 대한 모습이 뇌리에 투영된다. 그럴 때는 가슴이 뛴다. 나는 이렇게 뇌리에 떠오르는 단상들을 그냥 둘 수 없었다.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무조건 적었다.”고 회고한다. 어찌보면 지극히 소박한 책이지만 한 사람의 일생을 압축한 이 책은 생각보다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등의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문집의 간행에 이어오는 10월15일 장흥군민회관 2층에서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여 문우, 지인들과의 정 깊은 교류의 시간으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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