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다가온 남도의 보석같은 공간

2016년 상반기동안 한국문단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정부가 “국립한국문학관”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건립 대상지역을 공모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여서였다. 전국적으로 20여 광역시ㆍ도 지자체가 공모에 참여하는 등 그 한 해는 “문학’의 화두가 뜨겁게 불타 올랐다.
전라남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전남도는 시ㆍ군간의 소모적인 경쟁을 극소화 하기 위하여 가장 객관적인 판단에서 2008년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된 장흥군을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의 적정 지역으로 공모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그 과정에서 장흥군과 전남도가 예의 주시하여 대상 부지로 찾아낸 곳이 (구)장흥교도소 부지였다. 이 부지를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지역으로 형상화하기 위하여 장흥군과 전남도의 관련 공직자들이 현장을 답사 하였다. 첫째 날의 답사에 이어 전남도는 건축, 디자인, 미술, 조형 등의 관내 전문가들을 대동하여 2차 답사를 하였다.
1,2차의 답사에 참여한 광주 전남의 전문가들은 (구)장흥교도소의 부지가“어느 날 다가온 남도의 보석같은 공간이며 문화예술의 테마를 형상화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며 극찬을 하였다. 이 부지에서 조망하는 스카이 라인은 수백여폭의 수묵화와 추상의 경관들로 이어져 있고, 자연의 환경이 계절과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의 형상으로 변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공간은 다른 어느 용도보다 문예의 테마파크로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을 하였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이 예상치 못한 지자체의 과열 경쟁으로 일시 중단하였고 그 이후 서울의 은평구로 결정 되었다. 전남은 국립한국문학관의 유치에는 비껴서야 했지만  (구)장흥교도소 부지를 재발견 하여 “어느 날 다가온 남도의 보석같은 공간”을 주목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장흥 르네상스의 산실로 다가오는 “장흥읍 원도리”

(구)장흥교도소는 1975년에 설립되었다. 그로부터 40여년 후인 2015년 장흥군 용산면으로 신축 이전하기 까지 장흥군민에게는 불가원불가근의 기관으로 인식되는 곳이었고 누구도 큰 관심을 주지 않는 지역이었다. 2015년 신축 이전하여 언뜻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는 전형적인 “형무소”건물을 주목한 것은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진들이었다. 수형자들이 없고 1970년대의 “감방”이 원형적으로 보전되어 있어서 제법 자유로운 연출이 가능한 공간들이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 각광을 받은 것이었다.

장흥군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유의 부지를 매입 하였고 2018.10.19일 오후 4시 “(구)장흥교도소를 활용한 문화예술 복합공간 조성사업”을 주제로 하는 예술인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장흥읍 원도리 264-2번지 외 5필지, 부지는 39,995m2 건물 8,245m2 이 공간을 어떤 모양으로 재단하는가에 대한 기본구상과 타당성의 설명이 있었고 간담회에 참석한 40여 문예인들의 참으로 다양한 의견이 개진 되었다.

보존하며 응용하되..문예의 호흡이 있는 공간의 활용을 그리자

전문용역사의 기본구상이 제시되고  문예인들의 백가쟁명식 제안이 이어졌지만  이 천혜의 부지와 독특한 건물 공간을 활용하는 밑그림을 그리기에는 더 많은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았다.
국내외의 사례와  자료를 참고하고 전문가들의 조언과 의견을 듣고 무엇보다 장흥이 문예인들이 기대하는 바를 반영하여 “가장 장흥적이면서 가장 세계적인” 구상의 과정을 조급하게 진행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1970년대 형무소로는 거의 유일한 건물이기에 그만큼 희소성이 있는 내부의  공간들.. 수용동, 여사동,보안동, 집회 수형 징벌 공간, 운동장, 보안 망루 등이 독특한 곳들을 혹은 보존이나 드라마 영화 셋트장 대여 장소로 비워 두는 사례는 없어야 할 것이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사람의 손길, 사람의 호흡이 내재되어 있어야 유지되고 살아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이제 장흥군청의 담당 부서에서는 제2회, 제3회 문예인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여 장흥만의 색깔과 향기가 베어나는 문화예술공간으로의 조성을 추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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