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완연한 7월 들어 “정남진장흥물축제”가 열리고 있다. 장흥군은 4만 군민과 함께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준비를 모두 마쳤다. “정남진장흥물축제”의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4년 연속 우수축제로 지정된 데다 12회를 치루면서 발전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전국의 축제가 수천 개에 이르는 현실에서 “정남진장흥물축제”가 자리를 잡아 오고 있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무엇보다 먹거리 축제, 오락, 유희 프로그램에 물을 주제로 한 축제로서의 지역적인 특색이 잘 들어 먹히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장흥에서도 한 해 개최되는 크고 작은 각종 축제 행사가 줄잡아 십여 개에 이르고 있다. 그 중에는 행사의 특성을 살려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축제가 있는가하면, ‘왜, 무슨 내용으로 축제를 하는지’ 의문이 생기게끔 하는 축제도 상당수 있다. 당연히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이들 축제에 대한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인구 십 수만의 작은 지자체도 축제 하나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도 한다. 무조건 축제를 많이 만들게 아니라 괜찮은 축제 한 두 개에 집중하는 게 더 나은 것이다.

현재의 지역축제는 소재의 중복성과 프로그램의 모방성 및 획일성으로 축제의 매력성이 저하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21세기는 소비자의 감성이 지배하는 감성마케팅의 시대이기 때문에 지역축제는 축제 소비자로서 축제 방문자의 감성을 보다 자극시켜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상호작용을 목적으로 이야기를 통해 방문자와의 의사소통을 이끌어주는 새로운 축제 표현기법으로서 지역축제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지역축제 스토리텔링 요인을 이야기(story), 표현(telling), 상호작용(interaction)으로 구성해 축제매력성과 방문자 만족에 미치는 영향관계를 규명하고 지역축제 스토리텔링은 축제매력성과 방문자 만족 모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해야 한다. 특히, 지역축제 스토리텔링은 축제 매력성 중 프로그램에 가장 높은 설명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축제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서 지역축제 스토리텔링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방문자 만족에는 지역축제 스토리텔링 중 상호작용 요인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는데, 이것은 스토리텔링의 궁극적 목적이 상호작용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축제 총괄 기획 및 연출 또는 축제 프로그램 개발 시에 기법으로 스토리텔링 도입의 필요성을 제언하는 뒷받침이 될 것이다. 즉, 축제가 표현한 내용과 의미를 축제 방문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당 축제만의 고유하며, 매력적인 이야기를 발굴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지역축제 스토리텔링은 축제 방문자로 하여금 축제와 감성적 상호작용을 유발해 축제에 대해 더욱 큰 매력을 느끼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축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정남진장흥물축제”가 앞으로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무엇을 제대로 보여줄지 고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장흥의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한시적으로 조직되어 운영하는 추진위원회도 위원들의 전문성이 궁금하다. 위원회에 축제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까지 위원회에 들어 있어 그들의 결정이 신뢰를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축제 육성 발전방안은 목표와 비전이 중요하다. 공연히 지역축제 통폐합이라는 안을 테이블에 올려 읍ㆍ면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 장흥의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표축제가 필요한 것이다. 초점을 전국의 관광객을 불러들일만한 새로운 관광형 축제 발굴에 두어야 하는 이유이다. 지역 관광 콘텐츠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고만고만한 지역 축제의 범람은 민선 단체장들이 비교적 손쉽게 자신의 치적을 만들고자 한 욕심의 결과이기도 하다. 4년 전에도 장흥군의회가 개성 없는 지역 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통폐합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장흥군 역시 호응했으나 그동안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막상 손을 대려해도 도토리 키재기 식의 축제에 집착하는 읍ㆍ면간 협조와 조율이 쉽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제대로 된 축제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 제고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미 많은 국내외 사례를 통해 증명됐다.

특화된 주제와 내실 있는 콘텐츠는 도시 전체를 충분히 먹여 살린다. 무엇보다 소득의 증가와 일상화된 해외여행으로 장흥 군민들의 취향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단순히 먹고 마시며 즐기는 행사만으로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으로부터도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이미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된 서울이나 제주와는 또 다른, 창의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축제를 만들어낼 방법을 장흥군과 군민이 함께 고민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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