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은 나에게 치자꽃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오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일테지요.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그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그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테지요.

칠월의 편지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되십시오.

- 이해인 수녀님의 시 “칠월의 시” 전문입니다. 오랜 가뭄을 달래듯 칠월이 되자마자 비가 내립니다.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그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된다는 구절이 마음에 닿습니다. 그래요.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그렇게 사랑하며 살기를 원합니다. 2019년 남은 6개월을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세월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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