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양공원 추념식의 아쉬움 

6월은 소위“호국보훈의 달”로 지칭하고 있다.  해마다 “호국보훈”의 정신을 되새기는 뜻에서 행정 기관과 보훈 단체는 현수막을 게첨하고 언론은 관련 기사를 게재한다.
대통령은 이 시기에 국가유공자를 초청 하여 위로하고“보상과 예우‘를 다짐 한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6.25와 천안함, 연평해전의 전사자 유족들을 청와대에 초청하여 위로하고 덕담으로 격려 하였다. 6월이면 되풀이 되는 풍경이다. 한 해의 6월이 지나면 호국의 영령과 유가족들의 이야기는 세간에서 어떤 화제도 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6월 한달만 이라도 국가유공자에 대한 관심이 모아 지는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또 다른 한편으로는 6월 이후의 적막함이 아쉽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6일은 금년 들어 제64회의 현충일이었다.
현충일은 대한민국의 국토방위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충렬을 기리고 위로하기 위한 법정 공휴일이다. 6월 초순의 공휴일인 현충일에는 국민 모두가 휴일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이 그 휴일의 행간에서 한번이라도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추모하고 위로하는 마음 가짐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 하다.

장흥군에서도 연례행사인 현충일  추념식이 개최 되었다.
예양공원 현충탑 앞 광장에서 거행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는 군수와 의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들과 시민 그리고 당일의 주인공인 전사자 유가족 참전용사 등 300여명이 참석 하였다. 이 추념식은 “국가의 존립과 주권 수호를 위해서 신체적 정신적 희생을 당했거나 뚜렷한 공훈을 세운 사람, 또는 그 유족에 대한 보상”의 형식이 표현 되고 “위로와 격려”의 모양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성의껏 준비한 장흥군의 “제64회현충일 추념식”은 그 열성에 비해 무언가 아쉬움을 떨칠 수 없는 행사였다.

정종순군수가 헌화 분향할 때 혼자 단상으로 가는 것 보다는 늙도 쇠약하고 외로웠던 호국 전사자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함께 헌화 분향 하였으면 어땠을까.
위 등의장이 고령화 되어 거동이 불편한 참전 노병을 부축하여 헌화 분향 하였더라면 그 노병의 마음에 얼마나 고맙고 위로가 되었을까.
지역 행사장에서의 서열에 따라 호명되는 기관단체장들이 혼자서 헌화 분향하는 권위보다는 순국선열의 후손이나 가족들의 손을 맞잡고 추념 하였다면 얼마나 보기에 좋았을까.
1년에 한번 뿐인 현충일 추념식의 헌화 분향의 순서에 당사자인 전사자 유가족 참전 노병들의 호명과 순서는 아예 없고 겨우 보훈 단체 대표 몇 사람이 헌화 분향을 대신 하는 추념식이 누구를 위한 행사일까.
상징적 조형물인 현충탑 앞에서 거행 되는 추념식에 참석한 유족들과 부상자들과 유공자들은 그 현충탑이 전해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하여 노쇠하고 병약한 신체적 형편에도 현충일을 기억하고 허위허위 참석 하였을 것이다.
그 분들이 행사장의 여러분들이 지켜 보는 시간에 헌화 분향을 할 수 있었다면 그나마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보상과 존경과 예우를 다짐하는 호국보훈의 달, 64회 현충일 추념식에 국가유공자와 순국선열과 전몰군경 유족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가 너무 부족하게 느껴진 것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이었을까.

추념식 순서지의 맨 끝에 “유공자 및 유족 헌화 분향”의 시간이 할애 되어 있었지만 그 시간에는 참석자들은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헌화용 국화꽃마저 없는 모양이 가슴 아리게 다가왔다.
부언 한다면 달랑 한 장뿐인 추념식 순서지에 그 분량을 더해서 6,25전사와 부상자의  명단, 월남전 전사자와 부상자의 명단, 우리 지역의 순국 선열, 전쟁 영웅, 전몰군경, 국가유공자의  인적사항이라도 첨부 한다면 어떨까. 
우리가 더불어 사는 이 장흥 땅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 당한 이들을 기억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1년에 단 한번만이라도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고 추모하고 위로하고 격려 하고 예우하는 날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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