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사 내산문 주련이 불기 2563년을 맞이하여 지난 5월5일 새 옷을 입었다.

주련(柱聯)이란?
주련은 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로 기둥(柱)마다 시구를 연달아 걸었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원래는 좋은 글귀나 남에게 자랑할 내용을 붓글씨로 써서 그냥 기둥에 붙이거나 혹은 얇은 판자에 새겨 걸었던 것이 후대에 발전하여 지금은 일정한 양식을 갖춘 주련으로 발전했다. 법당에 걸려있는 주련은 판 위 아래에 연잎이나 연꽃, 혹은 당초무늬를 새겨 다듬고 그 가운데에 글귀를 적는데 검은 바탕에 하얀 글씨로 써 넣어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한 특징이 있다.

내용은 부처님 말씀이나 선사들의 법어가 주 내용이다. 사찰의 기둥이나 벽에 성구를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 기둥마다에 부처님 성구나 시구를 연하여 걸었다는 뜻에서 주련이라 부른다. 좋은 글귀나 남에게 자랑할 내용을 붓글씨로 써서 붙이거나 그 내용을 얇은 판자에 새겨 걸기도 한다. 판자 아래위로 荷葉하엽을 陽刻양각하든지 연꽃을 새기든지 당초무늬를 새기든지 하여 윤곽을 정리하고 그 가운데에 글귀를 적어 새김질하는데, 글씨의 윤곽만 새기는 기법을 쓰는 것이 보편적인 방식이다. 더러 양각하는 수도 있으나 드문 일이다. 양각한 부분과 새김질한 글씨에 색을 넣어 장식한다. 판자 전체에는 보통 蜜陀僧밀타승을 발라 하얗게 만들고, 글씨에는 먹을 넣든지 군청을 가칠하고, 양각한 무늬들은 三彩삼채 정도로 단청하여 화려하게 꾸미기도 한다. 살림집 안채에서는 안마당을 향한 기둥에 주련을 거는데, 生氣福德생기복덕을 소원하는 내용이나 덕담의 글귀를 필치 좋은 사람에게 부탁하여 받아 건다.

아이들의 인격함양을 위한 좌우명이나, 수신하고 제가하는데 참고가 되는 좋은 시를 써서 건다. 한 구절씩을 적어 네 기둥에 걸면 시한수가 된다. 주련은 경치 좋은 곳에 세운 樓閣루각이나 여타의 다락집, 사찰의 법당 등에도 건다. 다락에서 내려다보이는 좋은 경개를 읊은 시가 주련에 채택되고, 포교를 위한 부처님의 말슴을 주련에 새기는데, 이들 주련이 기둥 바깥쪽에 달려 있어서 다락이나 법당 안의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보다는 자연이 보고 읽어달라는 고지의 생각이다. 길가의 패루나 정려 등에 주련을 걸어 주인공을 선양하는 일도 이런 데서 연유하고 있다.

神光不昧신광부매 萬古輝猷만고휘유 부처의 光明광명이 어둡지 않고 萬古만고에 찬란하니 入此門內입차문내 莫存知解막존지해, 이 문안에 들어오려면 알음알이를 두지 말라
百丈曰江西禪脈백장왈강서선맥 百丈백장이 말하길 江西강서의 禪脈선맥이 총속동국지승여摠屬東國之僧歟 모두 東國동국의 승려로 돌아갔다.

위 주련에서 나타나듯이 보림사는 九山禪門구산선문의 종찰宗刹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達磨달마(?∼528推定추정)→慧可혜가(487∼593)→僧璨승찬(?∼606)→ 道信도신(580∼651)→弘忍홍인(601∼674)→六祖慧能육조혜능(638∼713)→南岳懷讓남악회양(677∼744)→ 馬祖導마조도一(709∼788)로 이어진다.

馬祖導一마조도일의 門下문하에는 三哲삼철이 있는데, 西堂智藏서당지장(738∼817)·百丈懷海백장회해(720∼814) · 南泉普願남천보원(748∼835)이다. 이에 西堂智藏서당지장으로부터의 江西강서 禪脈선맥이 중국에 머물지 않고, 新羅僧신라승 道義도의에게 돌아간다고 百丈懷海백장회해가 탄식했다는 내용이다.

하여 道義도의는 達磨달마로부터 10祖조가 된다. 道義도의(?∼821)는 남북조 시대 신라의 승려이다. 俗姓속성은 王왕, 법호는 元寂원적이다. 선덕왕1년(780년) 당나라에 가서 智藏지장의 제자가 되어 佛法불법을 물려받고 도의라 개명했으며, 헌덕왕 13년(821년) 귀국하여 南禪 남선을 전하였다.

道義도의에 의해 南禪남선이 전해짐에 따라, 신라에는 北禪북선과 함께 2계통의 禪선이 있게 되고, 道義도의는 迦智山派가지산파의 開祖개조가 되었으니, 迦智山가지산 寶林寺보림사는 九山禪門구산선문의 宗刹종찰이다.

道義 도의의 南宗禪남종선은 제자 廉居禪師염거선사에게 전해졌고, 이어 廉居염거의 제자 普照國師보조국사 體澄체징(804∼880)에 의해 빛을 보며 꽃을 피우게 된다.

서(書) 치인 이봉준 (社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각(刻) 철우 곽금원 (중요무형문화재108호 각자장 이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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