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보성에서 장흥으로 이거 정착한, 宣氏 집안이 있다. ‘안양 고당’을 비롯한 집성촌도 있다. 보성사람 ‘선우빈(1532년 생원)’의 큰 아들로 장흥에 이거한 '선대륜'의 아들 '선봉장(宣鳳章)'이 장흥 안양에 사는 ‘기봉 백광홍(1522~1556)’의 사위로 들어왔다. 그리하여 ‘사마 양과 입격에 문과급제자로 홍문관에 진출한 백광홍’의 외손들이 장흥에서 빛을 발하였다. 이들 ‘世 돌림자 宣氏 3형제’ 행적과 사연은 1612년도 진사 입격자 ‘청금 위정훈(1578~1662)’의 <청금유고>에도 등장한다.(한편 선대륜의 동생 ‘선중륜’은 1537년 무과 갑과 장원인데, 장흥 지방의 廣州이씨 십운과공파 ‘이지번’의 사위가 되었다.)

-남호 선세기(南湖 宣世紀, 1572~1636)
자 士振(사진), 1606년 진사.( 그해에 ‘동생 선세휘’도 생원 입격했다) 그는 광해군의 폐모론(廢母論)에 반대하고서 “혼조(昏朝.광해군)가 주관하는 대과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응시 거부를 하였으며, 그때 남긴 詩가 있다.
仕路無銀子(사로무은자) 벼슬길 가려해도 은전이 없고
科場昧試官(과장매시관) 과장의 시험관은 우매하여라
何爲浪自苦(하위낭자고) 분별없이 고생한들 무엇 하랴
湖上有靑山(호상유청산) 강호 물길 위에는 청산 있거늘
훗날 ‘이괄 난(1624)’에 창의하여 모곡도유사를 하였다. 전배(前配)는 진원박씨, 후배(後配)는 수원백씨로, ‘정해군 백수장’ 집안의 백승길의 사위가 되었다.

-매곡 선세강(梅谷 宣世綱, 1576~1636)
자 士擧(사거), 1603년 무과. 안동영장(營將)으로 있다가 병자호란(1636)에 남한산성에 고립된 인조를 지원하러 가던 중, 상급 지휘관의 잘못으로 광주(廣州) 쌍령(雙嶺)에서 패배 순사하였다. 광주(廣州) 정충묘(精忠廟)에 위패를 모셨고, 장흥 안양면 성자동에 묘소가 있다. 비동 출신으로, ‘飛東 8장사’에 들어가며, 홍패바위 유적이 있다. ‘장흥 포충사’에 宣氏 선조들과 함께 배향되었다.

-사촌 선세휘(沙村 宣世徽, 1582~1638?)
자 士遠(사원), 덕미. 사촌. 1606년 생원. 그는 ‘兄 선세기’와는 다르게, 광해군을 지지했던 북인(北人)에 적극 가담하였고, 1621년 알성시 갑과 장원을 했다. 장흥출신 1534년 문과급제자 ‘김협’의 손자인 무과급제자 ‘김헌(1561~1592)’의 사위였다. 그런데 입신양명의 꽃, ‘장원 급제’를 했지만, 고향 장흥에서도 환영 받지 못했다. 장흥 역시 광해군의 폐모론(廢母論)을 비판하는 반대파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수원백씨 외가에서도 외면 받을 정도. ‘1623년 인조반정’으로 인하여 그는 곧바로 ‘함경도 삼수’ 유배를 당하였다. 장흥향토史에서 대표적으로 비극적 인물이다. (천관산 아육왕탑 붕괴 이야기가 있다. 의상암에서 공부하던 중에 붕괴사고가 있었는데, ‘위정훈’은 미리 귀띔 받고 넉넉히 피했지만, ‘선세휘’는 그 사고 직전에 겨우 급출(急出)했었다는 것. 두 사람의 장차 운명을 예고하듯, 君子와 小人으로 대비시켜 만들어진 예화(例話)이겠으나, 정작 두 사람 우정은 각별했다. ‘위정훈’이 위로의 편지와 선세휘 祭文을 쓰고 있다.)
한편, 장흥사람과 구별되는 ‘보성사람, 보성 선씨 두 인물’이 있다.

-친친재 선거이(親親齋 宣居怡, 1550~1598) 충무공 이순신(1545~1598)과 막역했던 동행자 동료로, 당대의 국가적인 간성이었으며, 1570년 무과급제자로 정유재란 울산 전투에서 순사하였다. ‘장흥 포충사’에도, ‘보성 오충사’에도 모셔져있다.

-백종 선약해(伯宗 宣若海, 1579~1643), 1605년 무과 급제, 1630년 4월에 위문사(慰問使)로 심양에 다녀 오고서 <심양사행일기>를 남겼으며, 숙천부사와 경상좌도 수군절도사 등을 역임했다. ‘보성 오충사’에 모셔졌다. ‘선약해’의 <심양사행일기>는 그 1년 후에 회답사(回答使)로 역시 심양을 다녀온. 장흥사람 ‘만회재 위정철(晩悔齋 魏廷喆, 1583~1657)’이 남긴 <심양왕환일기>와 대비된다. (장흥사람 ‘위정철’은 1604년 무과급제자로 갑산부사와 영흥도호부사 겸 함남방어사 등을 역임했다. ‘장흥 고읍 죽천사’에 모셔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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