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써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육사(1904-1944)시인은 경북 안동 출신이다.
1926년 베이징 사관학교에 입학 수학,1927년 귀국,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서 3년간 옥고를 치루었다.
당시 수인번호가“64”번이어서 호를 “육사”로 지었다고 한다.
출옥 후 베이징대학 사회학과에 입학,중국의 유명 작가인 루신(魯迅)과 교유 하며 독립운동을 계속.  유명 작품으로 “청포도”“교목”“광야”등이 있다.
3,1운동 100주년의 해. 민족의 기개가 갈급한 해의 3월에 읽고 싶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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