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짧다. 왔는가 싶으면 이미 저만치 가고 없다. 그래서 화려한 봄꽃과 봄바람의 유혹은 강렬하다. 그런데 올 봄은 함께 온 불청객, 미세먼지 때문에 두려움이 앞선다.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린 채 봄나들이라니, 운치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그야말로 봄이 왔어도 봄을 즐길 수 없으니 옛말대로 ‘춘래불사춘’이다.

미세먼지는 오늘 아침, 우리 위원회와 장흥경찰서, 농협장흥군지부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선거 튼튼한 조합장선거 만들기’ 거리캠페인에 나서는 길에서도 화두가 되었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공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난 청정지역 장흥에서까지 ‘하늘’을 두고 말하는 것을 씁쓸해 하였다. 

미세먼지는 기도의 자극으로 인한 기침과 호흡 곤란이 발생하며, 심장이나 폐질환자, 아이와 노인, 임산부에게는 치명적이다. 심지어 건강한 성인이어도 장기간 노출되면 이런 증상들을 겪게 된다. 그야말로 미세먼지는 백해무익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미세먼지 같은 현상이 3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나타나 선거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있다.

조합원들한테 뿌릴 검은 돈을 공공연히 들먹이며 돈 자랑 하는 후보자, 자신의 투표영향력을 과시하며 돈 요구하는 선거브로커, 공짜라면 사족을 못 쓰는 조합원, 방만한 조합운영으로 조합원에 손해를 입힌 악덕조합장들이 미세먼지 같은 부류들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미세먼지에 비유한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어 빼려고도 했다. 그렇지만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는 선거관리기관의 눈으로 보면 가혹한 비유는 아니라고 본다.

이런 ‘선거미세먼지’현상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더욱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위원회는 선거일까지 단속인력을 총동원하여 금품ㆍ향응제공, 비방ㆍ흑색선전, 선거브로커개입 등 중대선거범죄 집중단속, 선거일 투표소 주변 질서유지 및 불법선거운동 단속 강화, 과태료ㆍ포상금의 지급확대 등을 중점 추진하여 선거에서의 미세먼지를 잡을 계획이다. 여기에는 조합을 사랑하고 양심적인 조합원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농부가 밭을 탓할 수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선거관리를 한다 하더라도 분명히 한계는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조합장선거가 ‘돈 쓰고 돈 먹기 경진대회’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성실한 조합원들이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3월 13일은 우리 조합원들이 ‘선거미세먼지’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강력한 공기청정기역할을 하는 날이다.

이 날을 계기로 논밭의 곡식은 풍성해지고, 물고기는 많이 잡히고, 산은 더욱더 푸르러지고, 소나 돼지는 튼실해졌으면 한다.
사족 : 비록 미세먼지로 우울한 봄이지만, 조합원들의 마음만은 찬란한 봄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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