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역사문화탐방’ 이라는 목적아래 나는 중국으로 역사탐방을 갈 수 있게 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첫 해외여행이라는 점에서 나에게 이번 기회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출발 하루 전날 나는 설렘과 기대, 한편으로는 걱정을 품은 채 여행사에서 나누어 주신 체크리스트를 보며 짐을 하나하나 챙겨나갔다. 마지막 까지 잊은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짐은 무겁게 챙겼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버스를 타기 위해 장흥으로 향했다.


1월 11일/ 저녁 12시 30분, 장흥군민회관에 도착했다. 일찍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학교의 친구들이 많이 도착해 있어서 놀랐었다. 어색한 만남에 바로 인사는 나누어 보지 못했지만, 여행기간동안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마중 나오신 엄마와 인사를 나눈 뒤에 버스에 탑승했다. 그리곤 1시 10분쯤 김포공항을 향해 버스가 출발했다. 나는 휴게소에 도착해서도 깨어나지 않고 4시간 30분 동안 쭉 잠만 잤다.
5시 30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일정상 도착 예정시간은 6시 10분 쯤 이었으나. 일찍 도착해서 6시 30분 까지 자유 시간을 주셨다. 필요한 만큼 환전도 하고, 돌아다니면서 공항구경도 했다. 집합시간에 맞춰 모인 후 수하물을 맡기고, 여권과 티켓을 받고, 소지품 검사까지 마친 뒤에 우리가 탈 비행기 ‘OZ3355’ 가 있는 35번 게이트로 갔다. 탑승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면세점을 둘러보다가 선물을 잔뜩 샀다.
비행기에 탑승 하는데 좌석에 앉기 전까지 기분은 미묘했던 것 같다. 전날 짐을 챙길 때와는 달리 처음 보는 친구들과 우리나라를 떠나 외국으로 간다는 그 심정이 마냥 들뜨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걱정이 앞섰다고나 해야 될까.
비행기 내에서 기내식으로 아침을 먹고, 2시간 정도 소요될 거라는 말에 나는 잠시 눈을 붙였다. 많이 피곤했는지 눈을 떠 보니 어느새 중국 ‘북경’이라는 도시에 도착해 있었고. 중국의 복잡한 입국 절차를 마치고, 앞으로 3박4일 동안 우리를 이끌어 주실 가이드분과 만남에 이르렀다. 막상 중국에 도착하니 기대와는 다르게 좀 어두운 느낌이 있었다. 첫 해외여행에 대한 내 착각인 걸까 순간 무서웠다.
공항 앞에서 간단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곧바로 버스에 탑승한 후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중국에 도착한 뒤에 먹는 첫 현지식이었다. 메뉴는 만두였다. 사실 여행의 주된 목적으로 뽑힐만한 것이 ‘음식’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기대하고 먹었는데... 한 젓가락을 먹고 나서 “3박4일 동안 굶을 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언어, 옷차림의 문화가 다르듯이 음식문화도 당연히 차이가 있음이 옳은 거라... 생각 하면서 나 자신을 위로 했다. 버스에서 가이드분이 말씀하시길 중국 사람도 우리나라에 와서 음식을 먹으면 우리랑 같은 심정을 가진다고 어찌 보면 당연한 거라서 우리가 익숙해져야 한다고 하셨다. 그렇게 눈물겨운 첫 현지식을 뒤로 하고 본격 적인 탐방에 나섰다. 이동하는 도중 건물이나 주변을 둘러보니 익숙한 차들이 눈에 띄었다. 가이드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우리나라의 ‘현대’ 자동차들이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하셨다. 자동차만이라도 익숙해서 조금이나마 안정이 되는 것 같기도 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간 곳은 북경 예술의 거리 798(거리)이였다.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거리에 놓여있었는데, 기억에 남았던 것이 있다면, 건물 벽마다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종류도 다양했지만 그림 자체가 아름답기보단 처음 보는 박력(?)있는 그림이라 신기할 따름이었다. 골목 사이사이에  자그마한 공방이나 가게들을 둘러보면서 필요한 것들을 사기도 했다. 짧게나마 798 거리를 둘러본 뒤에 다음으로는 ‘왕푸징’ 으로 갔다.
왕푸징은 ‘왕부의 우물’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왕푸징도 798처럼 거리를 뜻하는 곳 이었는데. 정말 여기는 잊을 수 없는 장소가 될 것 같았다. 왜냐하면 왕푸징 거리에는 특이한 음식들을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가이드분이 추천해 주신 음식인 ‘전갈’을 먹었기 때문이다. 내 사전에 곤충을 먹는 다는 것은 절대 없는 일이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순 없다는 마음이 강했기에 도전해 보았다. 그런데 의외로 맛있었다. 작은 게를 먹었던 것 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내 생애 다신 없을 법한 도전에 전갈을 먹은 내가 신기하면서 이상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서커스를 보러갔다. 내가 생각했던 서커스는 동물들이 펼치는 공연을 상상했지만, 그것과는 조금 달라도 내가 생각한 화려한 동물들의 공연 못지않게 멋진 무대를 본 것 같아서 내심 만족했다. 종류별로 다양한 공연을 보여 줬는데, 그중에 나는 공10개로 저글링 하는 분이 가장 신기하면서 멋지게 보였던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북경오리’였다. 상상했던 요리와 전혀 다르게 나왔지만, 점심에 먹은 만두에 비하면 맛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향신료 냄새는 꺼려지기 마련이었다.
 숙소로 들어가서 처음 보지만 같은 방을 쓰는 친구와 몇 마디 주고받으며 친해지려 노력했다. 그리곤 피곤한 나머지 씻고 일찍 잠에 들었다.

1월 12일/ 둘째 날 아침이 밝아오고, 6시 30분의 모닝콜에 잠에서 깨었다. 순간 내가 중국에 온 사실을 잊곤 “내가 왜 여기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숙소 옆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전날 먹은 현지식 때문에 기대감은 없었던 것 같다. 밥과 몇 가지 반찬을 들곤 밥을 먹는데 아직까지 내 입은 중국음식을 받을 준비가 되진 않았나 보다. 결국 빵과 계란만 집어 먹은 채 방으로 갔다.
둘째 날의 첫 목적지는 만리장성이었다. 솔직히 3박4일의 여행일정 가운데 가장 기대되었던 장소라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 생각되었다. 만리장성의 길이는 약4000km로 지구 반지름 정도의 길이 이며, 그만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만리장성을 직접 보면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가이드분께서 1시간 30분의 시간을 주시며 3번째 지점까지 올라가면 시간에 맞춰 올 수 있을 거라 하셨다. 오직 계단이라 올라갈수록 다리는 아파져 갔지만 다시 못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어서라도 끝까지 힘내서 갔다. 아무생각 없이 계단만 올라서 몇 번째 구역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물쇠를 걸어 놓을 수 있는 곳까지 갔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의 뿌듯함이 컸던 것 같다. 만리장성을 올라간 일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리라 생각한다.
점심을 먹는데, 중국음식을 준비해 주신 것에 대해선 죄송했지만 여행사에서 돌자반과 김치를 준비해 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래도 한식이 많이 그리웠다.
점심을 먹고, 이화원으로 갔다. 이화원에 서태후라는 청나라 후궁이 살던 서태후의 여름별장에 갔는데 규모가 엄청났다. 그만큼 서태후의 권력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호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10만 명의 사람들이 6년 동안 만들었다는 호수로 규모가 상당했다. 우리가 갔을 때는 호수가 얼어서 얼음 썰매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다음은 발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며 앉아 있으니 오전에 만리장성을 오르느라 쌓였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아서 좋았던 것 같다. 마사지 해주시는 분께서 한국어로 말을 자주 걸어주셔서 재밌기도 했다.
바로 옆 건물의 식당으로 들어가 밥을 먹었다. 식당의 차림새부터 중식이 아닐 것 같아서 잠시나마 들뜬 마음이 생겼는데, 메뉴는 김치찌개와 몇 가지 반찬들로 ‘한식’ 이었다. 잘 맞지 않았던 중국음식만 먹다가 한식을 먹어서 그런지 너무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았다. 행복함과 포만감을 가득품고 숙소로 향했다.
일정이 일찍 끝나는 바람에 생각보다 숙소에 일찍 들어가게 되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7시를 좀 넘었는데. 친구들과 친해질 겸에 같이 수다를 떨까 생각했지만, 지친 몸에 피곤함이 몰려와서 어쩔 수 없이 일찍 8시 30분쯤에 잤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나 그런 기회가 꼭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1월 13일/ 셋째 날 아침이 밝았는데, 모닝콜이 울리지 않아, 자칫 전날 늦게 잤더라면 지각했을 것이다. 늦게라도 부랴부랴 갈 준비를 마치고 20분 정도 남아서 겨우 밥을 먹고 출발했다. 물론 밥이라기 보단 계란과 빵이었지만...
황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파도만큼 푸른 하늘에 날씨가 정말 좋았다. 첫 번째로 간 곳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인 천안문광장, 자금성으로 향했다. 항상 뉴스에서만 봤던 천안문광장을 실제로 보니 축구장 보다 훨씬 넓은 규모에 놀랄 따름이었다. 그리곤 자금성으로 향했는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자금성은 걷기 싫더라도 자금성 입구로 버스에서 내리면 무조건 반대편 출구로 밖에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이유를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짐작되는 이유로는, 차의 통행과 관련되지 않았을까 싶다. 표를 구매해서 자금성에 들어가니, 3가지로 나누어져서 보였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하늘, 자금성, 사람. 중국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관광객도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만큼 자금성의 존재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1개의 관문을 지나니 장흥 하나투어에서 특별히 초대해 주신 이투스의 ‘박통’강사님을 뵐 수 있었다. 평소 강의를 하시는 분이셔서 직접 설명해 주시는 말씀을 경청하니, 강사님이 말씀하시는 역사적인 사실이 머릿속에 그려지듯이 자연스레 담아졌던 것 같았다. 시간이 많이 없어서 긴 설명은 못해 주셨지만 그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순간 역사의 재미를 알게 된 것 기도 했다. 3개의 관문을 더 지나고 아름다웠던 자금성의 구경도 끝이 났다.
다음은 전문대가로 갔다. 옛날의 거리가 거의 그대로 보존 되어 있어서, 느낌 있는 거리였다. 길 한가운데 옛날 전차도 다니고 있었다. 자유시간을 주셔서 주변 상가나 좁은 골목 사이사이를 둘러보면서 선물도 많이 샀다. 즐거운 쇼핑을 끝내고, 점심을 먹고 십찰해 인력거투어를 타러 출발했다    
인력거 투어를 하는 곳은 옛날 우리나라 독립 운동가들이 살던 거리였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줄어서 점점 보존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들이 조금만 관심을 두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씀에 우리가 좀 더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중국분이 직접 자전거로 된 인력거를 끌어 주셨다. 처음 해보는 신기한 경험에 사진 찍기에 바빴던 것 같다. 인력거 투어를 마치고, 바로 옆 십찰해로 갔다. 십찰해는 ‘거대한 호수’를 뜻하는 말이다. 공사 중이어서 많이 둘러볼 것은 없었지만, 자유시간을 주셔서 십찰해 주변을 2바퀴 돌아보았다. 겨울이라 호수가 얼어서 여기서도 썰매를 즐기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저녁을 먹고, 우리나라로 따지면 태권도인 중국의 쿵푸를 보러 갔다. 시작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기에, 자리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시작시간에 맞춰 깨어나고 난생 처음 쿵푸공연을 봤다. 쿵푸는 중국에서 유래되어 세계 각지로 전파된 무술로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이 쿵푸를 하는 모습이 너무  대단하고 신기해서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1월14일/ 그렇게 짧으면 짧고 길면 길었던 3박4일의 중국역사문화탐방의 모든 일정이 끝이 났다. 다음날에 비행기가 30분 지연되고, 차가 막혀서 장흥도착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무사히 돌아왔다.
 처음 중국에 도착했을 때는 피곤하고 힘들어서 집이 그리웠지만 생각해 보면 짧았던 것 같아서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얻은 금 같은 기회에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즐겁고 좋은 분들과 함께해서 더 행복했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재미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건강히 돌아온 것에 가장 만족하며 감사를 표한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장흥신문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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