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0일, 평소라면 자고 있었을 시간이었겠지만 어두운 하늘에 오로지 달빛만을  의존해 집을 나서는 게 나는 새롭고도 설레었다. 뭐, 핸드폰의 손전등 기능을 사용하려면 사용할 수 있었겠지만 그 날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중국에 가기로 한 첫날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어서 일까. 자정이 지나서 다음날인 11일 새벽 1시쯤, 나는 출발장소인 군민회관 앞에서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가 장흥을 벗어나자 나는 이제야 진정한 여행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며 창밖을 보는 것을 관두고 귓가에 울리는 노랫소리에 집중했다. 5시간 정도 달렸을까.
내 핸드폰에 얼마 안 되는 음악 목록이 이미 몇 바퀴는 돌아간 것을 느꼈을 때 쯤, 김포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몇 가지 절차를 거치니 이제 할 것이 없어진 나는 같은 중 후배와 무료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공항은 사람도 별로 없이 썰렁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는 드디어 베이징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나에게 있어 첫 해외여행이라고 생각하니 지금까지의 지루함은 사라지고 다시 설레기 시작했다.

하늘 위에서 2시간쯤이 지나고 비행기에서 내린 우리는 중국에서 입국절차를 밟고 짐을 찾아 가이드를 만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전날 잠을 자지 않았던 셈이었던 나는 벌써부터 피곤했고, 다른 애들도 피곤해 보였다. 버스에 탑승 후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점심식사를 하러 이동하였다.

첫 식사는 만두였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입맛에 맞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가장 먼저 간 관광지는 798예술거리였다.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길 옆의 벽은 그래피티 아트로 채워져있었다. 그곳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진 우리는 여기저기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돌아다녔는데 관광지라 그런지 우리 일행 말고도 다른 한국인들도 많이 보여서 중국이라는 실감이 많이 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후 이동하여 두 번째로 간 곳은 왕부정거리였다.
그곳에는 먹자골목같은 골목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사람들이 혼잡하게 있었다. 양옆의 가게에서는 전갈꼬치, 뱀꼬치 등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음식들과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탕후루도 많이 보였다.

내가 가장 먼저 사 먹었던 음식은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던 중국의 대표 길거리 음식 탕후루였다. 그리고 중국의 이름 모를 음식들도 사먹었는데 화폐단위가 위안이라 그런지 한국 돈으로는 얼마인지 잘 계산이 되지 않았다. 첫째날 마지막 일정으로 중국 서커스를 보러 갔다. 한국에서 중국인들이 하는 서커스 공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사람이 할 수 없을 것 같은 동작을 하고 높은 곳에서 펼치는 묘기를 보며 신기하게 봤던 기억 때문에 기대가 되었다.
서커스가 시작되고 줄타기, 공으로 하는 묘기, 사람 탑 쌓기 등 여러 묘기가 펼쳐졌는데 첫 날이고 잠을 많이 못 자서인지 공연을 보는 도중 몇 번인가 졸아버렸던 것 같다.

서커스를 본 뒤에는 어서 호텔로 가고싶은 마음이 컸지만 저녁을 먹어야 했기에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식당에서는 그렇게 유명하다던 베이징 덕을 먹었다. 기대를 했었는데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그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호텔에 도착하여 방으로 가는데 무슨 일인지 하필 우리방의 도어락이 고장나서 다른방으로 옮기게 되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같이 온 후배와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피곤해서 나는 기절하듯 잠들었다.

 중국에서 둘째날 아침. 전날 일찍 잠들었던 나는 평소보다도  이르게 일어났다. 컨디션도 전날보다 많이 좋았다. 호텔 조식을 먹었는데 조식은 나름 뷔페식이라 나는 그냥 토스트를 먹었다. 다시 방으로 올라가 나갈 준비를 하고 시간에 맞춰서 1층 로비로 내려갔다.

둘째날 첫 일정은 중국하면 딱 떠오르는 관광지인 만리장성이었다. 만리장성을 올라가는데 올라갈수록 경사가 높아지고 계단 높이도 높아서 많이 힘들었다. 어린애들은 못 올라가겠다고 생각했는데 앞에 쪼그만 애기가 올라가고 있어서 그 애를 보며 조금더 힘을 내어 올라갔다. 뒤를 돌아보자 생각보다 많이 높아서 옆의 손잡이를 꼭 붙잡고 올라갔다. 올라가는 곳이 세번째까지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첫 번째까지만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기념품샵과 카페에 가서 핫초코를 마신 뒤에 버스로 돌아와서 남은 일행을 기다렸다. 모두 버스에 도착하고 그 뒤에 점심을 먹었다. 중국은 차를 많이 마신다고 들었는데 가는 중국 식당마다 따뜻한 차를 내주었다. 배를 채우고 다음으로 간 곳은 이화원에 갔다. 서태후의 여름 별장이라는데 정말 컸다. 인공호수가 있었는데 눈에 보이던 넓은 인공호수가 끝이 아니라 복숭아모양으로 3배쯤 넓게 펼쳐져있다는 소리를 듣고 정말 놀라웠다.

가이드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역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았다. 그 후 버스에 탑승하여 출발하는데 다음 목적지가 마사지 숍이라는 말에 놀랐다.
일정표에도 없었기에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사지 숍에 도착해서 발 마사지를 받으러 들어간 나는 준비된 물에 먼저 발을 담갔다. 그동안 마사지해주시는 분들이 오셔서 어께와 목을 풀어주셨는데 원래 다른 사람이 안마해주는 걸 잘 못 견디는 타입이라 간지럽기도 했지만 힘들게 참았다.
안마가 끝난 후에, 누워서 발 마사지를 받았는데 낮에 많이 걸어서 힘들었던 피로가 좀 풀리는 것 같았다. 마사지를 마치고 옆의 매점 같은 곳에서 한국의 신라면 컵라면과 새우깡을 만났다. 중국에서 보니 왠지 반가운 느낌이 들어 새우깡을 한 봉지 샀다.

저녁은 한식이었는데 김치찌개와 잡채 등의 음식이 나왔다. 한국에서 먹던 푸짐한 느낌의 김치찌개는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라 그런지 중국에서 먹은 밥 중에 가장 맛있었다.
일정이 모두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서 방을 열려고 하자 또 열리지 않아서 카운터까지 내려갔다. 중국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 믿음직한 후배친구가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중국어로 말해서 키를 다시 받아들고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만족한 하루를 보내고 잠들었다.
다음날에는 아침에 일어나려는데 너무 졸려서 밥을 포기하고 한시 간정도 더 자다가 준비하고 아슬아슬하게 내려갔다. 버스를 타고 먼저 천안문광장에 가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기념 사진을 찍은 뒤 자금성으로 이동하였다. 확실히 사람이 정말 많았다.

그곳에서 이투스의 세계사 강사님인 박통강사님을 만나 중국 역사에 대한 강의를 짧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금성을 둘러보는데 굉장히 넓고 사람도 많아서 일행을 따라다니느라 힘들었다. 한참을 걷고 설명을 들으며 따라다니다가 자금성에서 나왔다.
그 후 점심을 먹고 인력거 투어를 하러 갔는데 인력거에 탑승하자 꽤 빠른 속도로 달려서 놀랐다. 왠지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 나 때문인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하기도 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인력거를 타고 달리니 기분이 좋았다. 그 후에 북경의 옛거리 전문대가에 가서 자유시간을 보냈는데 탕후루를 한 2개는 사 먹었던 것 같다. 이제 한국에 가면 그냥 혼자 집에서 탕후루를 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소림 무술쇼를 보러갔다.
공연장에 일찍 도착해서 먼저 앉아 있다가 꽤 시간이 지난 뒤에 공연이 시작했는데 대사는 영어로 말하고 중국어 자막이 위에 떠서 5분의 2정도 알아들었던 것 같다. 어린아이들이 무술을 하는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고 신기한 동작을 보여줄 때마다 정말 놀라웠다.

저녁을 먹고는 마지막으로 더 플레이스에 가서 야경을 보고 거대한 트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마지막일정도 모두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고 7시쯤에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공항에서 짐을 맡기고 여러 절차를 거친 뒤 탑승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데 비행기시간이 늦춰져서 지루하게 기다렸다. 기다리다 비행기에 탑승해서도 한 30분정도 있다가 이륙하였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에서 내린 뒤, 짐을 찾고 나니 오후 5시쯤 되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이 왠지 아쉽기도 하고 집에 가게 되어서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가다가 백반집에서 밥을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는 제대로된 한식이라 맛있었다. 9시쯤 우리가 출발했던 군민회관  앞에 도착하였고 각자 짐을 찾아 다들 자연스럽게 헤어졌다.

4일 동안 걷느라 힘들기도 하고 신기한 것도 많이 보고 중국하면 떠오르는 곳에도 가보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또, 가이드선생님이 중국에 대한 것, 역사, 문화 등 여러 가지를 알려주셨는데 차멀미 때문에 버스에서 설명해 주셨을 때 잘 듣지 못하고 대답 못했던 것은 아쉽고 죄송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들 처음 보는 애들이었는데 다들 같이 온 친구끼리 다니고 방도 따로 써서 그런지 그렇게 많이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3박 4일 동안 만난 것도 인연이고 함께해서 좋았다.
 그냥은 가지 못할 특별하고 즐거운 여행이었고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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