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오를수록
나목의 설화는 수정처럼 더 빛나고
꽁꽁 언 등산로
아이젠을 이겨낸 열음 꽃 위를
우리네 삶처럼
한발 한발 긴장하며
흔들림 없이 걸으라한다.

어머니의 마당을 온통가린
광목에 펄럭이는 바람처럼
세월이 쉼 없이 흘러가는데
늘 녹색일 듯 가볍게 해동하며
이웃의 혀를 찌르며 사는 삶 까지도
다  덮으며 수용하는 눈을 닮으라
사색하며 오른다.

이순(耳順)의 유호덕(攸好德)
겸손과 지혜로 허위와 편견을 걷어내고
다 벗어 뼛속의 추위를 이겨낸
낮은 자세
흰빛지조로 올곧게 서 있는 저 나목을
보아라

가슴 한복판에
얼음 꽃밭을 일구며
천관산 정상에 오르듯
노년의 길을 걸어야 한다.

-바다와 어머니와 아내와 장흥과 문학을 사랑했던 사홍만 시인은 지난해 3월 31일 급작스럽게 영면하였다. 장흥군수협조합장으로 재직하면서 지역의 발전에 헌신 하였고 성공적인 수협 경영으로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아직 젊은 시인이었던 그가 고향의 겨울날 천관산을 오르며 발표 하였던 시가 눈에 밟힌다.
시인은 이제 한없이 자유롭게 천관과 득량만의 해협을 주유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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