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모든 아기들의 절대적인 숭배의 대상은 엄마입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자기의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존재가 엄마라는 사실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자신들의 태양이며, 빛이며 세상의 전부이자 우주의 신과 같은 존재이지요..저도 몰랐습니다. 저의 아이들에게 엄마인 제가 그토록 큰, 세상의 전부라는 사실을요. 그 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니 아기들은 그렇게 큰 존재인 엄마의 사랑을, 꼬옥 붙잡아야만 하는 겁니다. 엄마의 사랑을 잃었다간 자신들의 생존에 위협이 가해진다고 본능으로 느끼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그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서 아이들은 그토록 필사적입니다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 눈치를 살피고, 무엇을 하면 엄마가 좋아하는지도 늘 살핍니다.  엄마가 웃으면 자기들도 웃고 엄마가 울면 자기들도 울고 싶은 마음이 됩니다. 그러니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건 자연스레 산출되는 공식이지요. 아기를 사랑하신다면, 그래서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면, 아기의 엄마를 행복하게 해 주셔야 합니다.  이 전에 말씀드렸던 적이 있지요?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무얼 해야  엄마가 좋아 하는지 상태를 살피고 엄마가 좋아하는 그 것을 따라 하기 시작하는 최초의 나이가 놀랍게도 신생아 때라고요. 그러니 그 엄마의 품이 없이 방치된 아기는 우주를 잃은 고아가 되는 겁니다. 내면에 한없는 빈구멍이 뚫려, 나이를 먹어도 채울 수 없는 찬바람이 언제나 휭하니 부는 거지요. 그 구멍은 언제나 시리고, 불안하고, 공허합니다. 홀로 벌판에서 비를 맞고 서있는 것 같은 그 스산함은 무엇을 해도 좀체로 사라지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 빈 구멍을 메꾸려 별 의 별 것을 다 가져와 봅니다. 술로 메꿔보려 하기도 하고, 미친 듯이 도박에 빠져 보기도 하지요. 그 모든 것들은 자기를 잊을 만큼 아주자극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드믈게  공부에 미친 듯이 빠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공의 가도에 가까워지겠지요? 그런데 비정상적인 출발점에서 비롯된 그 모든 것의 공통분모는‘집착’입니다. 무엇을 해도 행복하지 않다는 게, 그리고 결국 더 공허해 진다는 게 그 ‘집착’의 특성이지요. 어린 시절 엄마의 품이 없었던 내면아이는 겉은 멀쩡한 성인의 모습을 한 채 엄마를 찾아  밖으로 나가 헤맵니다. 그러다가 만난 어느 여자를 붙들고 엄마인양 반가워 그 품에 안기지요. 그런데 눈을 떠 보니 엄마가 아니네요? 안겨 있을 때는 그렇게도 아늑하고 좋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더더욱 공허하고 목이 탑니다. 그러면 또 다시 엄마를 찾아 나서고 그러다가 또 다른 여자를 만나게 되는 거지요. 이번에야 말로 진짜 엄마를 만난 것처럼 짜릿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또 허무 합니다. 그래서 다른 여자, 또 다른 여자, 또 다른 여자...바닷물을 마신 사람의 목마름이 끝이 없는 것처럼 이 방황도 끝이 없습니다. 가정을 두고도 평생동안 외도를 일삼는 사람들의 시작이, 그리고 그 내면의 실상이 사실은 이런 겁니다. 어렸을 때 주어지지 않았던, 그토록 한이 된 ‘엄마의 품’을 찾아 평생을 떠도는 거지요.
 제가 존경하는 어느 정신 의학자의 말을 저는 가슴 깊이 공감하고 또 잊지 못합니다. 이웃의 손가락질을 받고 사는 사람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그들은, 사실은 그 내면을 보면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성서에는 현장에서 간음죄로 여인을 끌고 온 성난 군중을 향한 유명한 말이 있다지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 그 말의 깊은 뜻을 이제  이해할 수 있으십니까? ‘이 여인을 돌로 치려고 하는 너희는 죄가 없느냐?’는 뜻으로만 이해되어 왔지만 실은 더 깊은 뜻이 있습니다. ‘만약  너도 저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과 똑같은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더라면, 너는 그렇게 되지 않았을 자신이 있느냐?’는 거지요. ‘어머니 없는 빈자리,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빈자리를 메꾸려, 저들의 슬픈 영혼은 술을, 도박을, 게임을, 여자를 찾아 거리를 헤맸다. 너는.. 그렇지 않았을 자신이 있느냐?’..
 이 질문을 오늘 한 번쯤 자신에게 던져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이 질문의 눈으로 사람들을 본다면, 비록 세상의 법은 저들을 용납하지 않을지라도  용서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품어주지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또 내가 그 손가락질 받는 대열에 있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타고 난 내 인격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단지 그런 아픈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던 덕분이라는 깨달음에 도달하게 되면서 교만과 자만 대신 오직 감사와 진정한 겸손이 자리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 것진정한 의미의 성숙이며 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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