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을 문화의 계절이라 했던가? 장흥군 관내에서도 다양한 문화 행사가 줄을 이었다.
그 행사마다 장흥의 예인들이 한 해 동안 갈고 다듬어 혹은 자신 있게 혹은 수줍고 겸손하게 선을 보인 공연, 전시, 출판, 심포지엄, 문학제, 포럼 등의 행사들은 장흥의 문예가 그 향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행사의 행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였는지도 궁금하지만 설사 소박한 현장이었다 할지라도 예지적 향기와 여운은 오래 군민과 함께 동행할 것이다. 10월 동안 문학 분야의 작품집을 간행하여 문학관광기행특구의 문맥을 이어가는 활동은 특히 돋보여 진다. 그 중 별곡문학동인회에 인지된 장흥 출신 작가들의 창작집을 소개한다. 더불어 공유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회자 되었으면 한다.

 

-문정영 시집 “꽃들의 이별 법”
문정영 시인은 유치면 출신이다. 199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였고 열정적인 창작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시 전문 문예지인 “계간 시산맥” 발행인으로 남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다섯 번째 시집으로 상재된“꽃들의 이별 법”에는 50여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그 중 한편인“장흥”에서 표현되는 것 처럼 고향과의 유대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시인이다.
“꽃의 모서리와 모서리가 만나는 꼭짓점 이별의 각이 없다. 스스로 그러하게 꽃을 바라 본다. 듣고 보아도 또렷하여 고요하기만을 바란다.” 시인의 말처럼 “또렷하여 고요한” 세상을 지향 하는 시심이 눈부시게 읽혀진다.

 

-문인호의 여덟 번째 시집 “말의  섶에서 따온 사과”
문인호는 장평면 출신이다. 문인호는 참으로 바쁘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광주와 전남의 문학 현장에서 문인호의 행보는 유별나게 시선을 끌 정도로 매사를 소중하게 갈무리 하는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장흥의 문학 행사에는 가장 먼저 달려 와서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손속을 거든다.
그 와중에서 간행한 여덟 번째의 시집 서문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음속에 고여있는 생각의 굴레를 풀어 놓고 지금까지 뿌려 놓은 사물의 뿌리를 더욱 튼실하게 하여 독자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심정으로 시집을 상재 한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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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초의 첫 창작 소설집 “그여자, 진선미”
이연초는 대덕읍 연지리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고 광주로 이거하였다. 하여 유년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은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어 고향 장흥에 대한 해바라기의 감정이 예사롭지 않게 소설의 행간에서 느껴진다.
이연초의 소설을 향한 행보는 꾸준하고 열심스러워 보인다.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으나 대학원에서는 문예창작을 선택하면서 문학을 향한 지향을 설정한다. 이러한 열정으로 2011년 “목포문학상”에 당선 하였고 2012년 ‘계간 웹북’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201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서 단편 “천화”로 당선되었다. 이 과정이 느리지만 꾸준한 소설 쓰기로 문학적 완성도를 갈무리하는 자세를 보여 주었다.
“..나의 소설 쓰기는 내안의 작은 아이를 들여다보거나 끄집어내기였다. 내 안에 너무 많은 아이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연초의 작가의 말처럼 작가 안의 아이들이 풍성한 작품으로 형상화 되기를 기다리고, 그 기다림이 즐거운 이연초의 소설 읽기로 이어질 것으로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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