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한달도 안 남았다.
각급 선출직에 출마하신 후보자들의 피말리고 땀나는 기간이다. 그 못지 않게 각 후보 지지자들의 응원도 열기를 다해간다.
지방 선거는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도시와는 달리 유권자 각자에게도 영향력이 직접 피부에 느껴지기 때문에 관심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농촌에서 군수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데 장흥의 경우 3 분의 후보자로 압축이 되었고 이 3 분 중에 한분이 앞으로 4 년간 장흥의 살림을 꾸려 갈 것이라보고 3 분에게 군수직을 하시더라도 이런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로 적어 드린다. 또한 유권자들에게도 지난 선거에서 당신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서 지금의 장흥이 되었는지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군수 후보자들에게 드리는 말씀

1)부적절한 위치에 공공시설을 건립하는 행위

꼭 필요한 공공시설 이기는 하나 그 위치가 그 시설의 본래 가진 소기의 목적을 달성 할 수 없는 곳에 건립하는 일이 있다.
대표적으로 두개를 꼽으면 장흥문화예술회관과 대덕 천관문학관이 있다.
이 두개의 시설물의 공통점은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곳에 건설을 해서 활용도를 높여야 하는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산꼭대기에 워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공연을 기획하고 만들어서 무대에 올려도 관객 동원이 쉽지 않다.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가용 승용차를 가진 사람들만이 접근이 가능한 위치에 건립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양보한다 해도 장흥문화예술회관은 장흥버스터미널 근처에 세워졌어야 한다.군민 누구나가 대중 교통으로 장흥읍에 와서 길 하나 건너면 접근 할 수 있게 지어졌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덕 천관문학관은 대덕 버스 터미널 근처에 지어졌어야 한다.
큰길에서 2km 나 떨어진 캠핑장이나 지어야 할 산속에 공공시설인 천관문학관을 지어야 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를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합리적인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 두곳의 공공시설물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건립부지를 기부받은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울러 이 공공시설물 주변의 땅이 용도가 변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장흥문화예술회관의 높고 웅장한 옹벽을 보면 옹벽 설치 공사 비용으로 터미널 근방의 땅을 사고도 남았을거라는 생각이든다. 이런 불합리한 행정이 버젓이 벌어지고 또한 이런 일을 보는 지역사회에서 그다지 큰 이견이 없다는 것은 나에겐 불가사의 한 일이었다. 그러나 또 장흥군에서 장흥읍의 한 건물을 사서 헐고 그 곳에 또 다른 건물을 지어 공공시설로 사용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현실은 아직도 그런 행정의 고의적인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2)하지 않아도 되는 곳에 과잉 예산 투입하기
천관산 남쪽 천관문학관에서 청다리 저수지까지 임도가 개설되어있고 그 임도는 평소에는 주민들의 산책 코스로도 이용되는 곳이다.
임도에서 내려다 보이는 대덕과 회진의 너른들판은 호쾌하고 그 들판 지나 섬들이 점점이 떠있는 남해바다는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외지에서 지인들이 올때마다 모시고 가서 보여주던 자랑하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다. 그런데 그야말로 임도... 숲속에 난 길에 가느다란 어린 단풍나무가 가로수로 식재가 되어있었다. 나무로 덮힌 숲속에 난 길에 가로수가 웬 말인가?
도로변에는 가로수가 필요하지만 이런 숲속 임도에 가로수 식재를 한것은 전형적인 예산 빼먹기에 다름아니다. 혹시라도 규정이 그래서 그랬다면 그런 규정은 고쳐져야 할 것이다.

3)재래시장 개선사업
내가 장흥으로 귀농을 하고 본 관산과 대덕 두곳의 재래시장 개선 사업은 한마디로 무엇이 개선 되었는가 하는 의문이다. 낡은 장옥 털어내고 새건물을 지으면 그것이 개선인가?
장터 ... 에서 터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터에 사람이 모이면 서로 주고받고 사고파는 장이 열리는 곳이 장터다. 장터는 사람이 모이게 하는 것이 첫번째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마트에가면 생필품을 가득 쌓아 놓고 팔기 때문에 언제라도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니 재래시장은 그 역할이 축소 될 수 밖에 없다.
관산이나 대덕이나 백몇십억씩 투입해서 시장 건물을 크게 지어 놓았지만 관산 관광수산 시장은 대낮에도 텅비어 있어서 으시시 무서운 곳이다.
대덕은 원형이라 한눈에 전체가 보이니까 관산보다는 덜 무섭다. 그러면 그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물건을 수북하게 쌓아 놓는다고 손님이 모일까? 아니면 건물을 화려하게 지어 놓는다고 손님이 모일까?
재래시장은 평소에도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유인수단이 필요한데 현재의 관산이나 대덕의 재래 시장은 그런 장치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많지 않은 군의 예산에서 뚝 잘라서 저런 건물을 지을 때 좀 더 생각을 해서 다목적으로 사용 할 수 있게 했어야 한다.

시장 건물 중앙에 공연 무대를 만들어서 공연과 문화 활동을 위해 장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닷새에 한번 만이 아닌 수시로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살아있는 주민 편의시설이 되었을 것이다.
대덕이나 관산이나 여러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연장이 없는데 따로 장만하기 보다는 재래시장 건물에 이런 시설을 미리 추가했더라면 주민들의 행복지수와 시설물의 활용도가 많이 올라갔을것이란 생각이다.
해풍이 몰아치는 바닷가에 철골로 공연장을 지어 놓고 무대 조명장치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바닷물에 녹슬어가는 회진 야외 무대는 절대로 그 자리에 그렇게 지으면 안될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사업을 최종 결재한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불합리한 행정이 없어져서 그런 곳에 누수되는 예산을 아껴서 다른 곳에 투입하면 좀 더 많은 부분에서 군민이 체감 할 수 있는행복한 장흥을 만들 수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장흥이 예산이 부족해서 낙후된 것이 아니다. 산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고 그것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해야 할 군의회 의원들이 무능해서 행정의 고의적인 실수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달 후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군수는 이런 점을 각별하게 유념해서 두고두고 군민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없기를 바란다.
다음번 컬럼은 장흥군 군의회 의원이 되기를 바라는 후보자들에게 대한 바람을 담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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