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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조 고운 노래 나 혼자 미친 듯 읊어보네장희구 박사(154회) 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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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1  08: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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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書齋偶吟(악서재우음)/고산 윤선도
   
 

보는 것 청산에 듣는 것은 거문고소리
세상에 어떤 일이 내 마음 사로잡을까
마음에 호방한 기운 한 곡조를 읊어보네.

眼在靑山耳在琴    世間何事到吾心
안재청산이재금    세간하사도오심
滿腔浩氣無人識    一曲狂歌獨自吟
만강호기무인식    일곡광가독자음

   
 
평소 아끼는 물건이나 거처했던 곳은 사람의 정을 도탑게 한다. 사람은 귀소성(歸巢性)이 있다. 연고가 있는 곳을 자주 가거나 그런 곳에 보금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낙서재는 시인이 아꼈던 곳이다. 정들었던 서재(書齋)이기에 독서는 물론 거처를 늘 그곳에서 했을 것이다. 우연한 생각과 착상이 떠올라 읊었던 시리라. 보는 것은 청산이요 듣는 것은 거문고 소리인데, 세상 어떤 일이 내 마음을 이리도 사로잡을까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한 곡조 고운 노래 나 혼자서 미친 듯 읊어보네(樂書齋偶吟)로 번역해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1587∼1671)로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시인이다. 다른 호는 해옹(海翁)으로 알려진다. 1612년(광해군 4) 진사가 되고, 1616년 성균관 유생으로 권신 이이첨 등 횡포를 상소했다 유배되었다. 1623년 인조반정으로 풀려나 의금부도사가 되었으나 사직했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보는 것은 청산이요 듣는 것은 거문고 소리인데 / 세상 어떤 일이 내 마음을 이리도 사로잡을까 // 내 마음에 가득한 호방한 기운 그 누가 알아주리 / 한 곡조 고운 노래를 나 혼자 미친 듯 읊어보네]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낙서제에서 우연히 읊음]로 번역된다. 고산 윤선도가 마지막 숨을 거둔 낙서재와 곡수당 동천석실은 완도 보길도의 유물이다. 고산은 병자호란으로 고향 해남에서 뱃길을 인조가 피신해 있다는 강화도로 가는 도중 인조가 항복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고산은 비분강개하면서 뱃머리를 돌려 제주도로 향하다가 태풍을 만나 잠시 들린 곳에 보길도 녹우당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에 주목한다.
시인은 보길도에 눌러 앉게 되면서 격자봉에 올라 이곳을 꽃망울을 터뜨리지 직전의 연꽃이라 하여 부용동이란 이를 지었다. 선경의 시상에서 보는 것은 청산이요 듣는 것은 거문고 소리인데, 세상 어떤 일이 내 마음을 이리도 사로잡을까 라고 했다. 격자봉의 혈맥을 세 번 꺾어 내려오는 곳에 낙서재를 짓는데서 다시 이를 둘러보는 데서 만감이 교차되었겠다.
화자는 낙서재에서 공부하는 것이 제일 즐겁다는 뜻을 담아 이름을 붙였으니 그 마음을 알 듯하다. 후정의 시상에서 내 마음에 가득한 호방한 기운 그 누가 알아주리, 한 곡조 고운 노래를 나 혼자 미친 듯 읊어보네 라고 하여 호방한 기운을 담고 있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청산 보고 거문고 듣고 내 마음 사로 잡네, 호방한 기운 누가 알리 고운 노래 읊어보네’라는 시인의 상상력과 밝은 혜안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한자와 어구】
眼: 보다. 눈. 在: 있다. 靑山: 청산. 耳: 듣다. 귀. 琴: 거문고 소리. 世間: 세상. 何事: 어떤 일. 到吾心: 내 마음을 사로잡다. 내 마음에 이르다. // 滿腔: 가득하다. 곡조가 가득차다. 浩氣: 호방한 기운. 無人識: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一曲: 한 곡조. 狂歌: 고운 노래. 미친듯한 노래. 獨自吟: 홀로 스스로 읊다. <문학평론가ㆍ시조시인/사)한교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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