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냄새를 맡고 꽃 구경을 한지가 벌써 두달이 되어가니 그렇다. 남쪽엔 생각보다 봄이 길다.

봄을 알리는 첫번 째 꽃 중에 하나가 매화다. 매화가 아름다운 자태와 향을 자랑하며 사람들에게 힘들었을 지난 겨울은 이제 끝나고 따뜻한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의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넉달을 더 기다리면 토실한 매실 열매를 우리에게 남겨준다.

이제 두달 후 6월 하순에 중만생 남고 매실이 노랗게 익는다. 황매다. 항매는 매실의 품종이 아니다. 매화 나무에서 노랗게 잘 익은 매실이 황매다. 새파란 청매는 익지 않은 과실이라서 맛도 향도 부족하나 단지 유통 기한이 길다는 판매자들의 편의를 위해 소비자들이 기만을 당한 결과물이다.

또한 적절한 숫자의 과실을 생산하기 위한 솎아내기... 적과를 한 버릴 과실을 판매를 하는 생산자의 ‘꼼수’다 ... 라고 쓰고 ‘사기’ 라고 읽는다.
과거와 달리 이젠 황매도 적절한 포장으로 유통기한을 조금 더 늘릴 수 있게 되었다. 보온 상자에 담아 냉매를 넣어서 유통과정에서 무르게 되는 일없이 택배로 배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앞서가는 매실 생산자도 있다. 나는 매실로 술을 담아 마신지가 30년 쯤 된다.
아버지 때부터 외숙모님께서 담아 놓으면 가서 얻어 먹다가 외숙모님의 매실주 담는 방법을 전수받아 내 스스로 담아 마신 것은 술을 넉넉히 담아 마시고 싶은 만큼 내 주되 절대 담아 주시지는 않으셨기 때문이다.

풀로만목장의 ‘무한리필은 가능하나 담을 넘지 않는 매실주 ‘라는 이야기는 외숙모님에게서 매실주 담는 방법과 같이 물려 받은 것이다.
풀로만목장의 매실주가 여러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담금주를 안마시던 사람들 조차 이젠 내가 담은 매실주는 마시게 된 사람이 여럿이다.
그 이유는 좋은 시간에 좋은 분위기 때문에 과음을 해도 다음날 머리가 아프거나 갈증이 나는 숙취같은 후유증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멀리서 까지 풀로만목장의 매실주를 마시고 싶어서 찾아 오는 사람들이 생겼을 정도다.

전에는 한해 매실 50-60kg 을 사서 매실주를 담아 마셨으나 장흥으로 귀농을 한 이후는 외출을 안하고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으니 자연 내가 마시는 양도 늘었지만 전국에서 풀로만목장을 찾아 오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술 한잔씩을 하다보니 100kg 의 매실로 술을 담아도 모자라게 되었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매실 300kg 작년에는 매실 600kg 으로 술을 담았다.

여기에 소요되는 35도 짜리 담금주만해도 작년에는 800리터가 넘게 들어갔다. 그러면 왜 내가 많은 양의 매실주를 담고 그것을 여러사람들하고 나누는지를 이야기 해야겠다.
나는 술은 농업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프랑스나 스페인 이탈리아 또는 미국 나파벨리나 워싱턴주 아니면 남미의 칠레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끝없이 너른 포도밭을 떠올리게 된다. 그 포도 농장의 포도는 와인이라는 술을 만드는데 원료로 사용된다.

와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엄청난 숫자이고 관련 산업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와인을 직접 생산하는 양조장인 와이너리와 와인을 판매하는 사람
그리고 나무통을 만드는 사람 병을 만드는 사람 와인잔을 만드는 사람 온갖 악세사리를 만드는 사람들까지 무수한 연관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

필자가 지난 2 월 세계최대의 생활용품 전시행사인 2018 독일 프랑크프르트 박람회 (2018 엠비엔테) 를 돌아 봤는데 11개 건물의 1,2, 3, 층 수만개의 부스 중 약 20% 는 와인 관련 용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일부 와인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수백년 노하우를 가진 와인 선진국의 와인품질을 따라 잡는 것은 절대 어려운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쌀농사를 지어 좋은 쌀로 술을 빗고 그 술로 매실주를 만들어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몇년 묵은 밥도 못해 먹는 쌀로 막걸리나 만들어 술맛이 없으니 합성 감미료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그런 것 말고 정말 좋은 쌀로 정성을 대해 술을 빗어내고 그 술중에 일부는 소주로 내려서 좋은 매실주를 만들어 내 놓는다면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매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을 다같이 어우르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의 실험으로 작년에 송명섭막걸리로 유명한 태인양조장 송명섭 전통주 제조 명인이 내려준 64 도 내린 소주와 광양의 매실 농가 수향 농원의 자두알 만큼 큰 최상급 매실을 받아서 풀로만 목장에서 매실주를 담아놨다.

두분 명인의 최상의 재료와 나의 30년 매실주 재조 노하우가 만나서 최고급 매실주로 탄생할 것으로 믿는다.

좋은 매실주 하나가 지역의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 되어 이 지역 남도의 많은 벼농사 농민들과 매실 재배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술은 농업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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