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3개월이 미처 안 남았다. 여기저기에서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법적으로 보장된, 선거에 처음 나온 신정치지망생으로서는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적절한 정치적 발판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보기에 딱한 장면과 눈살 찌푸리게 하는 모습들이 저자의 진면모를 만나야 할 바람직한 출판기념회를 먹칠하는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도대체 출판기념회의 목적이나 이유가 무엇인지 출판기념회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그 진의가 의심스러웠다. 당장은 책의 저자로써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이 출판기념회를 통하여 그가 정치적 꿈을 갖고 선거 출마를 의도한 행사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저자는 가능한 많은 찬조연사를 초빙할 뿐 아니라 명망 있고 정치적 무게가 있는 인사를 행사에 모셔오려고 공을 들일 것이다. 그러나 찬조연사로 나선 사람들은 하나같이 하는 말은 저자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왜 그 말들이 짜증스럽고 거짓스러운 느낌을 받는지 나만이 갖고 있는 생각인지 잠시 반성을 해 본다. 저자에 대한 칭찬과 자랑을 그 말 자체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틀에 박힌 미사어구와 극히 형식적인 인사치레의 성의 없는 언어잔치들이 행사의 지루함을 더해 주고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행사장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끼리끼리 담화를 나누는 모습들을 보면서 출판기념회의 원래 목적이 훼손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걱정을 하게 했다. 정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았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과 프랑스 정부 산하의 수많은 기업과 공공기관 두뇌집단들의 멘토로써 현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상가요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국인으로 칭송 받고 있는 시어도어 젤딘(Theodore Zeldin)은 그의 저서 ‘인생의 발견’에서 ‘우리시대의 가장 위대한 모험’이 지상에 현존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하는 얼핏 이해하기 힘든 말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말을 깊이 분석하면 그 해답은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인간을 인위적으로 분류되는 계급과 종류에 대해서는 학문적 소견이나 논의가 다루어지고 있지만, 인간의 내밀한 생각, 그리고 걷잡을 수 없는 변화무쌍한 감정은 거의 감추어져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대답을 거침없이 내 놓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의 사람들은 남들이 자신의 의도나 성격을 오해하고 자신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어도어 젤딘은 인간의 속성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탐색의 초점을 삶의 가장 숨겨진 부분에서 찾아봐야 한다고 책에 기록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어두움 속에서 활개치는 사생활이라고 했다. 공적인 위치에서 연출된 삶에서 드러나는 평가는 인간의 올바른 인격과 인품을 재단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등장한 미투 사건이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인간의 이중적 삶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우리는 똑똑히 인간의 극한 추함을 생생하게 보고 있지 않은가. 

‘야심가는 환자’라는 말이 있다. 많은 지도자들이 정의의 원칙을 따르지 못해서 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을 보아왔다. 또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여 스스로 패망을 자초한 추락된 정치지도자를 보지 않았는가. 야망으로 얻은 보상은 결국은 자신의 영혼을 병들게 할 뿐이다.

뒤늦게 깨달아야 할 권력 추구에 양심과 이성을 잃고, 심리적인 자유마저 잃어가면서 성실하지 못한 정치적 야심의 그릇됨을 미리 마음속에 불러들이기를 우리 장흥의 정치인들에게 겸손히 부탁한다.

자신의 불성실과 부당함을 적당히 숨기고 고위직에 오를수록 행정의 ‘종’으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비열한 과정을 통해 권력을 차지하거나 교활한 방법으로 권력을 지키는데 엄청난 오류의 비용을 치르다가 권력을 잃은 수모가 자기는 아니라는 안이한 생각을 떨치고 미래의 ‘불길함’ 과 ‘양심의 충돌’군(群)에 예속하지 않기 훈련으로 정당한 군민(郡民)의 선택을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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