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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화 화가, DRAWING - 영소(詠消) 전시회(2018. 3.14~4.3일 까지)
방경남 기자  |  ba6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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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3  09: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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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소(詠消)는 저녁 또는 밤을 노래한다는 의미다.
장흥 안양출신으로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 졸업(1981년)한 후 민중미술의 대표작가 박진화 화가 개인전이 인사동 나무아트 4층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처럼 드로잉만으로 하는 전시는 서울에서는 2001년 가을에 ‘갤러리 신’ 에서 한 후 거의 17년 만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때마다 어떤 변화가 있게 마련일 텐데, 나로서는 그 변화의 정도가 도무지 명확하게 체감되지 않는다. 물론 나도 알게 모르게 그 시간만큼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나는 크게 두 가지를 의식했다.
하나는 내 전시가 늘 그렇듯 전시된 작품들은 나름의 내용들로 읽히겠지만, 전체 분위기에 있어서는 그림에서 소리의 문제, 즉 그림이 지닌 청각(聽覺)의 맛을 잃지 않으려 고심했다.
이 땅에는 보는 것만이 아닌 들리는 맛이 있는 그림도 필요할 거란 생각에서 였다.  또 하나는 의식과 사유의 문제인데, 이 점에서 나는 특히 나만의 생각을 넘어 우리가 사는 땅 전체가 머금은 의미들(사연들)을 더 깊게 따르고 싶었다. 그래서 ‘땅’이 지닌 낌새는 앞세우고, ‘나’라는 주체적 취향은 뒤로 물러서 내가 덜 강조된 전시가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그러나 ‘땅’을 앞세우고 ‘나’는 물리치려는 내용의 전시가 쉽겠는가?  때문에 이번 전시는 연필 드로잉이 갖는 특성에 의지하여 (전체를 위해) ‘내가 나를 물리치려는 노력’ 정도의 성격으로 이해됐으면 싶다.

참고로 이번 드로잉전시에 대하여 나는 <영소(詠宵)>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영소’는 동학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가 지은 ‘동경대전(東經大全)’에 실린 시문(詩文)의 이름이다.

지난번 갤러리 ‘신’에서의 전시 명칭이 <밤>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이번에도 ‘밤의 노래’에 몸이 기울여진 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왜? 나는 자꾸 ‘밤’에 기대는가?
하여간 이 ‘영소’라는 시문에 잡혀 연작으로 몇 점 그리게 된 배경은 그 시문이 지닌 어떤 장력(張力)때문이었다.

알 듯 모를 듯 한, 그 시문들은 부족한 내가 보기에도 울림이 컸다. 매우 광활하면서도 세심하고, 현시(現時)적이면서도 초월성이 깃든, 한 두 문장으로 세상의 천리들을 오롯이 포괄해내는 짜릿함이 물씬했다. 커다란 우주의 자연성을 슬그머니 한 자루에 쓸어 담아 넣어둔 듯한, 작은 보따리를 풀어 뭇 생명체를 낱낱이 해방시킨 듯한, 그런 오묘한 신비성이 나의 심경을 여지없이 잡아챘던 것이다.

이를 기회로 ‘수운사상’에 더 깊이 빨려들 것 같아 기쁘다. / 드로잉으로 그린 그림 설명과 전시회 의미를 소상히 설명 인터뷰 해 주신 박진화 화가님께 감사드리며, 고향을 빛내는 더 큰 화가로 우뚝 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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