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3일에 개최되는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4개월 여 남겨 놓은 가운데 출마 예정자들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출마선언을 한 신재춘 (전) 전남도청 부이사관을 만나 일문일답식 인터뷰로 그 생각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Q. 공직생활을 명예퇴직하고 군수 출마하게 된 배경은?
혹자는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왜 고위 공직을 그만 두느냐는 질문도 합니다. 제가 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손을 펴서 내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지 않고는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理致)입니다.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금의 장흥을 희망적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할 것입니다. 바이오산단 분양 저조, 지역경제 불황, 타 시군보다 급속한 인구 감소, 공직 청렴도의 전국 최하위권 등 산적한 문제로 인해 지역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흥은 깨끗하고 넓은 들, 풍족한 바다, 청정한 산을 고루 갖추고 있으면서도 아쉽게도 인근지역보다 낙후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 군정이 또 다시 뒷걸음질 한다면 장흥은 회복하기 힘들 것입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여우도 죽을 때는 제가 살았던 굴 쪽으로 머리를 향하고 죽는다고 합니다. 평생 행정을 수행한 공직자로서 공직 노하우를 고향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의미있고 값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장흥군수가 되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을 꼽는다면?
공직사회의 청렴도 제고, 국도비 예산 지원 확대, 장흥바이오산단 분양, 인구문제 등이 있습니다.

◆청렴도 제고
공직자에게 청렴을 요구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청렴도가 공직사회의 내부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청렴도는 기업 유치, 투자 유치 등에 결정적 영향을 줍니다. 청렴도가 낮으면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이 그 지역을 외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청렴도는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기도 하고 저해하기도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유명한 사례가 있습니다. 2대의 자동차중 한 대는 깨끗한 상태로, 다른 한 대는 자동차 유리창을 약간 깨놓은 상태로 둘 다 자동차 보닛을 열고 길거리에 주차해 두었습니다. 유리창이 깨진 차는 10분 만에 배터리를 도난당하고, 타이어도 훔쳐가 일주일 만에 폐차상태가 되었습니다. 반면 옆의 깨끗한 차는 보닛이 열려 있었지만 배터리나 타이어를 훔쳐가지 않고 깨끗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청렴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청렴함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주민이 행정기관을 신뢰하지 못할 때 행정은 좋은 효과를 거양하기 어렵습니다. 행정기관이 신뢰를 잃으면 어느 것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면에서 장흥군의 낮은 청렴도 평가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장흥군은 한때 전국 최고의 청렴도를 자랑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전국 꼴찌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내부청렴도가 낮다는 것은 조직 내부가 지도자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고, 외부청렴도가 낮다는 것은 행정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不信)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진솔한 사과나 특별한 대책없이 있다는 것입니다.   
청렴은 장흥군이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할 문제입니다. 청렴할 때 공직사회가 바로 되고, 행정이 올바르게 제자리에 설 수 있습니다. 
 
◆국도비 예산 지원 확대 추진
2018년도 장흥군 살림살이는 작년에 이어 4천억 정도가 될 것입니다. ‘18년 본예산 3,379억중 장흥군 자체수입은 263억에 불과합니다. 장흥군 살림살이는 연간 4천억이 필요하지만 3천100억이 넘는 돈은 중앙정부나 전남도로부터 지원받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주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이나 도의 지원이 절대적입니다. 작년에 장흥군은 빚을 모두 상환했습니다. 자랑스런 일입니다. 다만 가난한 가정이라면 돈을 벌기 위해서 빚이라도 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노력을 할 수도 있고, 빚은 없지만 나물먹고 이 쑤시는 식의 가난한 살림살이 그대로를 만족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장흥군의 실정으로는 기채(起債)를 해서 소득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방안일 것입니다.

현재 장흥군 재정 실정은 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중앙정부나 도에서 많은 예산을 지원받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오랜 행정 경험과 도와 중앙정부에 풍부한 인맥을 가진 행정가가 필요할 것입니다. 옛말에 ‘자리가 사람 만든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그 자리에 앉으면 다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과거 단순행정에서는 가능한 말이지만 지금처럼 전문화되고 다양화된 행정에서는 맞지 않습니다.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고의적으로 잘못 수행하고 싶어서 국정을 농단한 것은 아닙니다. 잘하고 싶지만 능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것입니다. 장흥군 행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오산단 분양
바이오산단은 1~2단계 산업용지 36만5천여평, 골프장 부지까지 2,391억원이 투입해서 조성했으나 골프장은 별도로 하더라도 산업용지 분양률이 28%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더욱이 산단을 조성한 전남개발공사와 장흥군이 체결한 실무협약서를 보면 미분양되면 장흥군이 산단 운영 및 관리를 인수하도록 되어 있어서 산단조성비용을 장흥군이 전남개발공사에 지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금 장흥군과 전남개발공사 간에 소송 중에 있고, 국내외 모두 전반적으로 불경기라서 산단 분양이 우리 바램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바이오산단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기우(杞憂)만은 아닙니다. 더욱이 장흥읍이 집안의 마당이라면 바이오산단은 집의 툇마루에 해당되어 산단에서 매연이나 폐수가 나오면 장흥읍의 정주 여건은 치명적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어서 반드시 친환경적 산단으로 조성되어야 합니다. 구례 용방에 있는 구례자연드림파크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입니다. 14만㎡에 24개 기업이 들어온 친환경농산물 가공유통단지로 17개 공장이 가동 중입니다. 구례군은 도내에서 5년 연속 인구가 증가하는 유일한 시군이 되었습니다. 또한 산단 내에 영화관, 레스토랑, 사우나, 커피숍 등 문화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공원같은 산단입니다. 우리  장흥의 깨끗하고 풍부한 농축산물, 임산물, 수산물 등을 이용해서 적어도 23개 이상의 공장 설립이 가능할 것이고, 젊은 청년들이 장흥으로 이주하는 효과를 기대해도 될 것입니다. 도청에 재직할 때 이미 구체적 방안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인구 늘리기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2040년 전남에서 소멸할 지역 중에 장흥이 포함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라 불과 20여년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장흥의 문제임을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장흥군은 인구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구정책담당(3명)을 신설하고 ‘인구 4만 지키기’를 내걸었으나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인구는 경제력의 핵심요소로 중요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인구가 있어야만 생산활동과 소비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구감소는 생산성의 저하와 소비 감소를 초래하게 되고 지역의 경제가 위축되어 결국은 지역 붕괴를 초래하게 됩니다.
 인구증가 방법은 출산율을 높이거나 인구 유입을 늘리는 방법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임인구(可姙人口)가 늘어나야 할 것이고 이럴려면 청년들이 장흥으로 유입되어야 합니다. 지역에 기업 유치, 투자 유치, 청년상인, 청년 자영업자 육성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전남도에 재직하면서 현 이낙연 국무총리께서 도지사와 함께 기업 유치, 청년상인 및 자영업자 지원 육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으로서 성공적으로 추진해서 문재인 정부는 우리 도의 정책을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인구 유입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앞으로 5년~6년 사이에 베이비붐세대 700만명이 은퇴하는 시기이고 이들은 전원도시의 여유로운 힐링생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인구 유입의 골든타임입니다. 앞으로 5년~6년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인구 유입은 해결하기 힘들게 됩니다. 장흥군에서도 출산율 제고, 인구 유입, 쾌적한 주거 공간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합니다.

Q. 군수에 당선되면 어떤 군수가 되고 싶은지?
지역사회도 사람의 몸과 다를 바 없습니다. 주민과 소통하는 군수가 될 것입니다. 지역발전에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군수 혼자서만 이해하고  주민이 이해 못한다면 이미 절반 실패한 계획입니다. 주민이 참여해서 함께 머리를 맞대야만 함께 동참해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현재 장흥은 불통(不通)으로 아프고 있습니다. 不通則痛 通則不痛(통하지 않으면 아프고 통하면 아프지 않다)입니다.

국도비 지원예산 확보에 주력하는 군수가 될 것입니다. 장흥발전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와 전남도의 국도비 지원을 더 늘려야만 합니다.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사람이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하늘 덮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어떠리’ 라고 말하는 것은 무능력입니다. 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군수가 될 것입니다. 돈이 있어야 지역발전은 물론이고 지역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인심도 넉넉해지는 것입니다.
제게는 평생 동안 담아놓은 욕심이 있습니다. 정의롭고 항상 깨어있는 공직자, 일은 열정으로, 그리고 의리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욕심입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당당한 공직자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장흥군수가 상품이 되어 전국에서 장흥군수를 벤치마킹하러 오는 군수가 될 것입니다.

공정은 비슷하지만 어떤 이는 5만원짜리 짝퉁시계를 만들고 어떤 이는 천만원이 넘는 고가의 명품시계를 만들어 냅니다. 우리는 5만원짜리 짝퉁시계를 갖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행정에도 일류가 있습니다. 그것은 준비된 사람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현명한 군민들께서 금년 6월 13일에는 군수 되는 것이 목적인 사람을 뽑지 말고 군수가 되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내야 할 것입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온화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장흥 비전, 청렴도를 말할때는 카리스마가 묻어 나온다. 그는 열정(passion)의 어원은 고통(passio)에서 유래한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신재춘 약력
▲1958년생▲장흥 장평 용강리 219
▲장흥 장평초 중학교 졸▲광주 진흥고등학교 졸▲부산 동아대학교 영문학과 졸▲허경만 전남도지사 비서(6년)▲전남도청 인사팀장, 감사팀장, 회계감사팀장, 공직감찰팀장, 세정팀장, 규제개혁추진단장, 중소기업과장▲2017년 12월 3급(부이사관)명예퇴임▲자랑스런 공무원상 수상)▲국무총리 모범공무원 선발▲우수공무원상 표창 수상▲대통령상 수상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