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시티’ 본격 개발

올해 사업비 규모만 2조원
수원 광교ㆍ고양 삼송 오피스텔 등
카페테리아ㆍ수영장ㆍ와인바 설계
‘사람 냄새나는 단지’ 목표 개발
랜드마크인 '콤팩트시티' 만들 것

부동산 개발ㆍ금융 ‘수직계열화’
건설사는 평균 5% 수익내지만
디벨로퍼는 아이디어로 가치 창출
지난해 전체 매출 1조1765억원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이 오는 3월께 선보일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내 오피스텔(1805실) 등 올해 주요 사업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주현 엠디엠(MDM)그룹 회장은 국내 대표적인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자 또는 업체)’다.

지난해 엠디엠 그룹 전체 매출(추정)이 1조1765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447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이 단순 계산해도 38.0%에 달한다. 주식시장에서 성장주로 평가받는 게임업체나 인터넷 업체들과 맞먹는 수준이다. 문 회장은 “디벨로퍼는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로 유형의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며 “디벨로퍼의 상상력이 소비자와 시장에서 소통하면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해진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엠디엠은 전국에서 5000여 가구를 내놓는다. 사업비만 2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그의 꿈은 국내에 랜드마크적인 콤팩트시티(초고층 압축도시)를 짓는 것이다. 그는 “직장 주거 호텔 문화 레저 등을 모두 영위할 수 있는 미니도시를 지어 서울에 오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엠디엠은 1998년 4월 창업해 올해 20주년이 됐습니다. 이제 청년인 셈이죠. 원래 돈 없이 아이디어로 시작한 기업이다 보니까 시드머니(종잣돈)를 만들고 기반 닦는 데 10년 걸렸습니다. 2006년 부산 해운대에서 땅을 샀으니 실질적으로 개발사업을 시작한 지 딱 10년 됐네요. 진짜 앞만 보고 거침없이 달려왔습니다. 옆 볼 시간이나 여유가 없었죠.”

▶부동산 종합금융회사를 지향하는데요

“우리 회사는 기존 디벨로퍼와 구조가 좀 다릅니다. 크게 부동산 개발(시행) 부문과 신탁ㆍ캐피털ㆍ자산운용ㆍ리츠 등 금융 부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개발과 금융을 서로 수직계열화해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공은 빠져 있는데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있는 건설사에 공사를 맡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두뇌이고 몸체는 가볍게 유지하는 거죠. 해외에서도 우리 사업 구조를 보고 놀라워합니다. 지난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거캐피털(Gaw Capital)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습니다. 미국 등 해외에서 땅을 사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죠.”

▶올 부동산시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시장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고 시장 흐름대로 갈 겁니다. 정부가 너무 과열된 곳은 규제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양이 되는 곳은 되고 안 되는 곳은 미분양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입주물량이 많으니까 전세가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근본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은 가격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는 4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가 중과되는데 그럼 똑똑한 한 채는 보유하잖아요. 좋은 지역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지역에 부동산시장이 과열돼 안정책을 펼치는 건 필요합니다. 다만 지방이 너무 침체되는 상황은 막아야 합니다.”

▶올해도 사업이 많습니다.

“올해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오피스텔(1805실), 고양 삼송지구 오피스텔(1555실), 부산 민락동 광안리 주상복합(352가구), 경남 김해 내동 대한항공 사원주택 신축사업(820가구), 서울 화양동 동아자동차학원부지 개발사업(750가구) 등 5000여 가구를 공급합니다.
사업비 규모만 보면 2조원 정도입니다. 수원 광교신도시에는 카페테리아, 수영장, 농구장, 와인바, 사우나 헬스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설치할 생각입니다. 하루 세끼를 저렴하게 해결하고 저녁에 와인을 갖고 와서 실비로 마실 수 있는 바(카페)도 넣을 겁니다. 단순하게 거주 공간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주거 문화를 파는 겁니다. 친구도 사귀고 취미도 즐기는 등 ‘사람이 사는 냄새가 나는 단지’를 만드는 게 기본적인 콘셉트입니다. 고양 삼송 오피스텔은 분양하지 않고 자체 보유해 임대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1765억원, 4470억원 정도입니다. 건설사는 5%대 수익을 내지만 디벨로퍼는 상상력을 현실의 가치로 바꿀 수 있어요.”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에 민간이 참여할 부분이 적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부의 구상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낙후된 지역(구도심)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건 바람직합니다. 이론적으로 좋은데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될지는 좀 더 봐야겠습니다. 요즘 ‘국가 경쟁력이 도시경쟁력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이나 부산이 ‘그레이트 시티’나 ‘메가시티’로 가야 합니다. 1000만 명 이상 거대 도시가 중핵 도시를 거느리면서 교통으로 연결돼 젊은이들이 회사를 다니고 여가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 주도의 ‘도시재생 뉴딜’과 더불어 민간이 주도적으로 도시재생(복합개발)에 나설 필요도 있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지주와 디벨로퍼 등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도시재생을 과감하게 해야 지역이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될 겁니다.”

▶디벨로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직업도 디벨로퍼입니다(웃음). 제가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회장이 된 2014년 이후 회원사도 늘고 디벨로퍼에 대한 인식도 크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회원사를 대상으로 최고위 과정도 만들고 전문지식 교육도 강화했습니다. 정부도 지난해 부동산 개발·리츠 등 8개 분야를 부동산산업으로 묶었습니다. 직업적으로 볼 때 디벨로퍼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화가야 그리다 실수하면 다시 그리면 되지만 디벨로퍼는 도시 공간에 건물을 잘못 지으면 평생 스트레스받습니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눈과 감각, 디테일이 있어야 합니다. 설계·금융·시공·관리·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불러놓고 하모니를 내게 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디벨로퍼입니다.”

▶디벨로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습니까.

“우리나라에 랜드마크가 되는 콤팩트시티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곳에서 직장ㆍ주거ㆍ호텔ㆍ문화ㆍ레저 등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미니도시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니까 한곳에서 모든 것을 집약할 수 있을 겁니다. 외국인이 서울에 오면 꼭 들르고 그곳에서 근무하고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는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20년 전 전용 60㎡ 오피스텔에서 시작해 이만큼 일궜으니 불가능은 없죠. 회사에 좋은 인재들이 많으니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겁니다.”

● 문주현 회장은 5000만원으로 원룸서 창업…20년만에 종합부동산그룹 일궈

어릴 적 문주현 회장은 가난했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나올 수 없었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들어갔다. 회계학을 전공한 이후 경리과와 기획실에서 일 했지만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으며 똑같은 업무를 반복하기는 싫었다. "나는 흙수저다. 돈이 없어서 고등학교도 안 나왔다. 하지만 남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이디어를 내고, 잘 하면 매출이 나오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나는 회계학과를 나왔지만 내가 일 하는 만큼 매출로 연결되는 영업과 마케팅을 하겠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시장의 테스트를 받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문 회장은 그렇게 판을 바꿨다. 자신의 전공과는 상관없는 업무였지만 마음이 가는대로 몸을 맡겼다. 인생도 크게 판을 짰다.

한 분야에서 10년 열심히 일 하면 강남에서 1인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강남의 1인자는 서울의 1인자이고, 서울의 1인자는 대한민국의 1인자라는 생각으로 미친 듯이 일에 몰두했다. 성공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꼭 돈을 많이 번다는 것 보다는 이 땅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다. 존재감을 갖고 싶었고,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었다. 이를 위해 인생의 판을 다섯 번 정도는 바꾼 것 같다. 절대적으로 성공하려면 한 개 한 개 프로젝트를 성공해야 했고, 그런 간절함이 있다 보니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

불철주야 일만 하다 보니 과로로 쓰러져서 1년간 시골에서 요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을 할 때 돈 때문에 한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에 감사하고, 하나님에 감사해 왔다. 늦은 시작을 노력으로 만회했다. 1987년 나산실업에 입사해 부동산 개발 업무를 맡았다. 입사 6년6개월간 일곱 번 특진을 거쳐 36세에 최연소 개발담당 임원이 됐다. 그는 “윗사람이 하나를 시키면 셋을 내보인다는 마음으로 일했다”며 “주어진 일을 놓고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 더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맨땅에서 잠재력을 찾아 부가가치를 내는 ‘디벨로퍼 마인드’도 이 과정에서 키웠다는 설명이다.

1998년 외환위기로 나산그룹이 부도났다. 스카우트 제안이 많았지만 이직 대신 창업을 택했다. 자본금 5000만원을 들고 서울 서초동의 60㎡짜리 원룸에서 엠디엠을 차렸다. 분양대행 사업에서 모은 돈으로 2006년 첫 개발사업지인 부산 해운대구 땅을 샀다. 엠디엠은 주상복합 ‘월드마크 센텀’을 시작으로 경기 분당·판교·광교 신도시, 고양 삼송지구, 서울 문정동 등에서 성공적인 개발사업을 벌였다. 엠디엠은 한국자산신탁, 한국자산캐피탈, 한국자산에셋운용 등을 자회사로 둔 부동산금융 종합회사로 성장했다.

문 회장은 기부에도 열심이다. 그는 학비 마련이 막막하던 대학 시절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2년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꼭 남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 계기다. 2001년엔 엠디엠에서 3년간 번 첫 10억원 중 절반을 떼어서 문주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지난해까지 재단적립금은 334억원에 달한다. 그간 학생 2200여 명이 40억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문 회장은 “재단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후일 자신보다 형편이 어려운 다른 이들을 도와주는 선순환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주현회장 양력
▲1958년 전남 장흥 출생 ▲검정고시 통과 이후 경희대 회계학과 입학 ▲1987년 나산그룹 입사 ▲1998년 MDM 설립(現 회장) ▲제3,4대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문주장학재단 이사장 ▲한국자산신탁 회장 ▲한국자산캐피탈 회장 ▲한국자산에셋운용 회장 ▲전국검정고시 총동문회장 ▲한국기원 이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과정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창조도시부동산융합최고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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