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안양면 수문리 출신으로 안양중학교, 장흥고등학교, 전남대 예술대 미술학과, 도쿄 종합사진전문학교 사진예술제1학과, 도쿄공예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아트(사진)를 졸업한 고정남 사진작가가 <Song of Arirang-호남선>을 눈빛출판사에서 출간하여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있는 브레송 갤러리에서 사진작가와 동호인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 기념 사진전 개막식을 3월 10일 오후 5시 개최하고 3월 18일까지 전시에 들어갔다.

이날 개막식에서 최연하 전시기획자는 “이 사진집은 1921년도에 일제가 제작한 한 장의 지도에서 시작하여 잘 익은 벼이삭 줄기로 끝을 맺는데 그 여정에서 독자 각자가 느끼며 생각하게끔 작가는 여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부산외국어대교수인 이광수 사진 평론가는 “역사란 지나간 과거이기도 하고 그 지나간 과거를 기록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예술로 역사를 말하는 어떤 사진가의 불친절한 세계, 그 앞에 사진하는 사람들이 숨죽이면서 서 있다.”고 평했다.

고정남 작가는 2002년부터 개인전을 14회 개최하고 수 십 차례의 그룹전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그동안 사진집도 3회 출간 했고 겸재정선기념관, 평화박물관, 일민문화재단, 동아일보 사옥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전시되고 있으며 부천대학, 청강문화산업대학, 상지영서대학 등 여러 대학의 강사를 거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 노트에서 고정남 작가는 호남선은 경부선과 갈라지는 대전에서 시작하여 호남지방의 서부 평야지대를 관통하는 철도이다. 길이는 252.5㎞이며 일제가 곡물 수탈을 목적으로 1914년 완공했다. 기차가 다니지 않은 전남 어촌에서 자란 나는 철도, 적산가옥(敵産家屋)에 관한 의의를 잘 몰랐다. 유학시절 도쿄에서 만난 오래된 일본가옥들은 놀랍게도 고향 장흥에서 보던 집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2002년 첫 개인전 <집.동경 이야기>는 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작업은 예술이 삶 일부이듯 2011년부터 사진 강사로 전국을 떠돌며 익산~김제~군산~정읍~영산포~목포까지 호남선 주변의 모습을 담은 결과물이다.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 들판을 이루고 있는 호남평야 김제의 지평선 광활면에 가 보았다. 빈센트 반 고흐가 자살하기 직전 그려진 그림 <까마귀가 나는 밀밭> “성난 하늘과 거대한 밀밭, 불길한 까마귀 떼,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생과 사의 갈림길 전경에서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상황을 느낀다.”는 고흐의 그림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고흐는 밀밭에 반사된 강렬한 노란색과 가로로 긴 캔버스를 사용해 밀밭의 광활함을 강조했는데 내 작업에서도 그 프레임과 그 시대 몇 개 오브제를 차용하였다.

호남선 철길을 따라 소박한 풍경과 고요해 보이던 마을 곳곳에는 한 세기가 지난 세월에도 일제강점기의 아픈 기억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의 삶과 닮아 있는 시간의 무게와 무상함, 그곳의 풍경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막막하고 절망했을 역사적 의미의 장소를 찾아 단순한 풍경이 아닌 쌀쌀한 풍경을 통한 지난 시대의 성찰이다. 고 말하고 있다. /김용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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