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금 우리 사회는 청춘 남녀들의 결혼 기피 현상에 취직도 하늘에 별 따기 식이고 더구나 경제적으로 어려울 뿐더러 기혼자마저 아이 키우기에 벅찬 현실을 견디지 못해 아이를 늦게 갖거나 한 명만 낳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말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빗 콜먼 옥스퍼드 박사는 ‘한국은 인구소멸 1호 국가’로 지적하기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2018년이면 인구가 급감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전국 평균 두 배 이상의 출산율을 기록한 해남군이어서 단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2015년 해남의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2.46명(2014년 2.433명)을으로 전국 평균(1.24명)을 크게 웃돈다.
비결이야 물론 파격적인 출산장려금. 해남군은 2011년 관련 조례를 개정해 이듬해부터 첫째 출산 시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이상은 720만원을 양육비로 지원해오고 있다.

그런데 ‘불편한 진실’이 있다. 몇 년째 전국 수위의 출산율이지만,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2005년 7만3982명에서 2010년 6만5685명, 2015년 6만5184명으로 줄었다.
파격적인 장려금으로 0∼4세 영유아의 순유출도 많았다. 하여 해남의 0세는 2011년 509명에서 장려금이 대폭 늘어난 2012년 81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13년 761명, 2014년 651명, 2015년 576명, 2016년은 543명으로 줄었다. 2011년 해남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해남을 떠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 결과 해남의 0∼4세 인구는 나이가 많을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미 자녀계획을 세운 타 지역 주민이 장려금을 탈 목적으로 출산만 해남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른바 ‘먹튀 출산’, ‘위장 전입’이란 ‘진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군의 경우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해남군의 ‘출산 1위’의 예가 말해주고 있는 것은 ‘출산 이후’도 더 세심히 들여다보는 정책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육아에 대한 보다 세심한 지원정책도 출산 지원정책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출산 장려 정책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해주는 어느 연구 조사가 있다. 즉 출산 지원 정책만으로 다자녀 출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2005∼2011년 전국 225개 시·군·구의 출산장려금과 출산율을 분석한 결과, 출산 장려금의 영향으로 태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생아는 첫째 32,038명(전체 첫째의 2.35%), 둘째 4,041명(0.4%), 셋째 763명(0.35%)으로 갈수록 효과가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장려금이 실제 출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첫째는 135만원이면 됐지만 둘째는 3800만원, 셋째는 1억8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다는 것이다.
출산장려금이 첫 자녀 출산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지만 다자녀 출산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
다자녀 가정에는 출산 장려금 외에 다자녀 무주택 가구를 위한 주택 특별공급, 전세자금 대출(최저생계비 2배 이내 등의 조건 있음), 자동차 취득세 면제, 전기료 감면(월 최대 1만2000원), 도시가스 요금 할인(월 최대 6000원), 다자녀우대카드, 국민연금 출산크레디트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그런데도 아이 셋 이상을 낳는 건 엄청난 ‘모험’으로 인식된다.

자녀 수가 많아질수록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 환경’을 더 절절하게 겪게 되는 것이다.
하여 전문가들은, 임신 계획을 세울 때는 이로 인한 비용과 혜택을 비교하기 마련이지만 다자녀는 실질적인 양육비뿐 아니라 직장을 포기하는 등의 기회비용도 크게 늘어나기에 출산 지원정책만으로 다자녀 출산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자녀 출산까지 이어지는 실효를 보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보육료 지원이나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같은 정책이 자리 잡고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출산해서 양육하는 환경 조성이 보다 중요하고 이를 위한 보다 효율적이고 실제적인 장려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 낳고 아이 기르기 좋은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다 해결되지 않는다, 해남군의 ‘먹튀 출산’ 경우처럼 아이만 낳기 위해 전입했다가 다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아질 수도 있다.
하여 아이 낳는데 큰 지원도 받고, 낳은 아이를 제대로 양육될 수 있는, 다채롭고 실질적인 육아돌봄 지원정책 등의 최선의 육아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 부모에게 공공근로 등 지자체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일자리 마련책에 대한 지원책도 고려해 볼만 하다.

순천시의 육아지원 전문기관인 ‘육아종합지원센터’ 같은 출산-육아 지원 기관의 개설도 고려해 볼만 하다.
‘아이 낳기 아이 키우기 좋은 장흥군’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장흥군이 되도록, ‘출산-육아’의 보다 효과적인 인구 정책의 고민과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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