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디시피, 장흥은 가사문학의 발원지이자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등 수많은 현대문학인을 배출한 고장이며 현재 140여명의 문학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문학고을이다. 게다가 장흥은 전국에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이제 ‘장흥문학’은 거의 고유명사화가 될 정도이고 앞으로 필히 고유명사화 돼야하고 그리 되리라 믿는다.

며칠 전‘장흥문학 제4호’라는 책자가 발간되어 배포되었다.‘마음 다락에 옹볕 들더니’라는 부제가 붙기는 했지만, 제목 첫줄에 ‘장흥문학 제4호’가 붙어, 이 책은 표지에서 적시한 대로‘장흥문학회’에서 ‘장흥문학’이라는 이름으로 펴낸 네 번 째 책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이 책은 판권에서 장흥군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책 뒷 표지 날개에 ‘장흥문학회’ 연혁이 나오는데,‘장흥문학회’는 2011년에 결성된 시문학 동아리로, 그동안 5회의 시화전도 하고 이번까지 제4호 동인시집을 펴낸 것으로 돼 있다. 동인은 총 21명으로 돼 있다(그런데 이번에는 동인 14인에, 비동인 출향시인 4인을 포함하여 17명이 참여했다). 그리고 동인 21명 중 몇 명만이 등단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아 대부분 시 습작기에 있는 동인들로 보인다.(‘장흥문학회’라는 이름도, 얼핏 장흥 문학인 전체의 모임을 통칭하는 느낌을 주어 더욱 혼선을 주긴 하지만, 연혁에 그런저런 내용을 밝히고 있어, 그것까지는 이해한다고 치자). 그래서 이 책은 기실 우리가 통칭하는‘장흥문학’의 책이 아닌, 단순히 장흥문학회 시 동인 시집인 셈이다.

그런데 이 책자 표지부터 속까지 아무리 살펴도 이 책자가 ‘장흥문학’의 동인 시집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얼핏 보아, 뒷날개 표지의 연혁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는 한, 이 책자는 표현 그대로 네 번째 펴낸‘장흥문학’책자인 것이다.
너무나 상식이지만, 소위‘장흥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나오려면, 말 그대로 장흥의 가사문학부터 현대 장흥문학 모두를 아우르는 내용의 책이어야 한다. 하다못해 현재 활동 중인 장흥 문학인 전체거나, 그도 아니라면 대표적인 문인들의 작품정도 수록한 책자여야 한다.
하여 이 책자 제호는 엄연히‘장흥문학’의 남용인 셈이며, 장흥문학회의 지나친 자만이고 독선의 결과에 다름 아닐 터이다. 게다가‘장흥문학’이름이 버젓이 남용된 이 책자를, 그토록 문화예산에 짠 장흥군은 지원까지 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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