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 살아온 고을에 대한 자부와 긍지를 느끼고, 고을의 아름다운 풍습과 얼을 전승하는 분을 위한 이색적인 발표회가 오는 8월15일부터 일주일간 장흥군민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른바 ‘재향작가 발표전’이다.
‘사단법인 한들문화’가 주최하고 장흥군이 후원한 재향작가 발표전은 평생을 장흥에서 생업을 살아오면서 마음에 품은 사상을 글과 그림, 또는 소리로 표현하는 선비정신으로 살아오신 분들을 선양하기 위한 작업으로 이번 발표전은 ‘화산 윤수옥(華山 尹洙鈺) 선생의 서예전’이다.

화산 선생은 1937년생으로 KBS에서 근무하면서 장흥의 젊은 문화 예술인들을 규합한 장흥문화동호인회장으로 활동하였으며 장흥문화원장, 장흥학당 당주, 노인대학장 등을 맡아 오면서 지역문화의 중요성과 전통을 강조하여 왔고, 9세부터 붓을 들어 독학으로 서법을 익혀 오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선문종찰인 보림사 사적비문을 비롯한 유수 문중과 문사들의 비문과 당호현액에 필적을 남겨왔다.

또한 1997년도에 월간 ‘문학세계’에서 수필로서 신인상을 받아 문단에 등단하여 수필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분이다.

서예 개인전으론 이번이 처음인 화산 선생은 이번 전시회에 50여 점을 선뵀는데, 화산 선생의 서예는 특히 행초서가 부드럽고 유려하기로 정평이 나 있으며 지역에선 나름 독보적인 서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우국정 한국서화협회 회장도 화산의 서예 작품에 대해 “유년시절부터 필묵을 가까이 하였지만 그 누구에게서도 사사받지 않으면서 오직 자신의 피나는 노력만으로 서예(예술)가 거의 없는 황무지에서 이렇게 화려하고 훌륭한 작품들을 이루어내 놀랍다”며 “이렇게 뛰어난 작품이야말로 우리 서예계에 자랑이요 자손만대에 길이 빛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성 장흥군수도 “화산 선생은 전통서예의 맥을 잇고자 붓끝을 따라 한 자 한 자 예술의 혼과 열정을 쏟아 훌륭한 작품을 완성했다”며 “화산의 작품 속에는 우리 심성을 정화시킬 수 있는 고귀한 뜻이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곽태수 장흥군의회의장은 “지역 서예계의 흐름을 리드하는 화선 선생의 이번 작품전은 장흥 서예의 품격을 드높인 전시회”라고 축하했고, 이금호 장흥문화원장은 “서예의 높은 뜻이 붓끝에서 계승되고 당당한 서예로서의 심신수양의 지표가 되어 그 붓길 속에서 홀연히 솟아오르는 거대한 금시조의 비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산 선생은 이번 작품전에 대해 “그동안 서법 연마 과정에서 체득할 수 있는 서법, 운필, 추상미 등에 대한 깊은 심미안도 중요했지만 이 외에도 옛 선현들이 체험으로 남긴 훌륭한 말씀들은 내 삶의 방향타가 되기에 충분했고, 결국 존심양덕(存心養德)이 수련의 길임을 절실하게 하였다”며 “이것은 앞으로 남은 나의 삶에도 내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하고 “그 동안의 행보(서예)를 정리하는 뜻에서 개인전을 갖는 게 어떠냐는 주변의 말에 미욱한 재주를 내보이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내 40년 서예 인생을 추슬러 본다는 뜻에서 응락하고 그동안의 작품들을 챙겨 이번에 선보인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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