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의 올해 결산에서 청렴도가 여전히 중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의 2014년 청렴도 측정결과 장흥군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10전 만점에서 종합 청렴도 7.29 점을 받아 5등급 중 중위급인 3등급을 받았고 전체 83개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중 49위를 차지했다. 물론 2012년 종합평점 7.15점으로 4등급, 2013년 7.17점의 4등급서 한 단계 상승하긴 했지만, 2009년 9.15점으로 전체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1위, 이어 2010년 8.71점으로 2등급, 2011년 8.46점으로 2등급에 차지했던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상위등급과 멀어도 아주 멀다.

올 들어 장흥군은 1등급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연초부터 ‘자율적 내부통제시스템’을 운영했다. 자율적 내부통제시스템은 기존의 상부기관에 의한 사후처벌 위주의 감사체계에서 벗어나 자치단체 스스로 비리를 예방하고 통제하기 위한 제도로 ‘청백-e(청백리)시스템’, ‘자기진단제도(self-check)’ ‘공직윤리 관리시스템’ 등 3개 분야로 운영되는 제도였다. 군은 또 이러한 자율적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자율적 내부통제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각 분야 별로 실무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초에는 공직자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군청자치회 대표가 청렴결의문을 낭독하고, 반부패 청렴의 생활화로 매년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의 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 달성을 다짐하기도 했다. 또 늦은 감은 있었지만, 지난 11월 초에는 군 산하 공무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직자 청렴도 향상을 위한 자정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전년도, 전 전년도에서 겨우 한 단계 향상한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올해는 지방선거를 치렀고, 그 과정에서 군수가 바뀌는, 다소 불안정한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한몫 했다고 할 수 있지만, 공직자는 선거 분위기 따위와 상관없이 언제나 청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변명할 여지가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 중 청렴도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지방화 시대에서 지역의 공직사회는 곧 그 지역사회를 리드하는 기관이고 두뇌라 할 수 있으므로,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의 청렴성은 바로 그 자치단체의 생존과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공직자 청렴도가 경제력 등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국가 청렴도 1위인 핀란드가 국가 경쟁력 부분에서도 1위인 것은 ‘청렴도는 경쟁력에 비례한다’는 경제.윤리학적 이론이 실제 사회에 반영돼 나타난 대표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 "천승의 나라를 다스리려면 일을 공경하고, 믿음으로 하며, 쓰기를 절제하고 사람을 사랑하며, 백성을 부리기를 때를 맞추어야 한다[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천승은 네 필의 말이 끄는 전차 한 대에 30명의 보병을 실어 천 대를 낼 수 있는 나라라는 뜻으로 당시 제후, 즉 정치가를 일컫는다. 즉 공자는 백성을 다스리기 위한 지도자의 다섯 가지 덕목으로 자기가 하는 일에 분수를 넘지 말 것이며, 이것으로 백성들에게 믿음을 줄 것, 물자를 아껴 쓰며 백성을 사랑할 것, 부역은 농사철을 피할 것 등을 말했는데, 한 마디로 지도자가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금언인 것이다.

모야무지(暮夜無知), 즉 '모야회금(暮夜懷金)·모야포저(暮夜苞?)'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이는 선물이나 뇌물을 몰래 주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즉 이는 ‘어두운 밤이어서 아무도 알지 못한다’ 는 풀이로 즉 깊은 밤중에 하는 일이라서 보고 듣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알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데, 역으로 남 몰래 선물이나 뇌물을 공직자에게 주는 것에 대한 경계의 뜻을 담고 있다.(‘후한서(後漢書)’ ‘양진전(楊震傳)’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다산 정약용이 재야에 있을 때, 절박한 심정으로 부패의 모든 양상을 파헤치고 여기에 대해서 처방을 내렸다. 공직의 위엄성, 공식성, 객관성이었다. 다산은 관료의 도덕적 정신무장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선의 원천과 덕의 근원의 핵은 청렴이라고 했다. 권력자의 주변에는 가족, 친척, 여러 연고자들이 모여들 때면 공직이 본래의 목적과 달리 사적 목표로 악용되는 경우가 수 없이 존재함을 열거했던 것이다.

장흥군의 미래는 공직사회의 청렴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2010, 2011년의 청렴도 상위등급이 오늘날 남도 관광 1번지로 도약하며, 활기가 넘치는 장흥사회를 만든 동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장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길, 그것은 바로 공직사회의 청렴도 확보에 있다.
장흥군의 공직사회가 모든 분야에서 비정상적인 부패관행을 정상화하고 청렴의 생활문화를 정착하여 전국 첨렴도 1위 회복은 물론 장흥발전의 모뎀텀으로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