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며 ‘샐러리맨 신화’의 주역이 된 MDM·한국자산신탁 회장이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인 문주현.

그의 손이 닿으면 버려진 땅도 랜드마크가 된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오피스텔 개발붐을 몰고 온 ‘선릉역 샹제리제센타’ 등을 기획하면서 시작된 부동산개발사업에서 문 회장이 손만 대면 그야말로 ‘대박’ 행진이었다.

장흥군 관산 출신인 그는 어려운 집안 환경 탓에 검정고시를 통해 27세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나산그룹에 입사해 7번의 특진을 거듭한 끝에 6년 만인 30대 후반에 임원이 됐으며, 회사가 부도나자 1998년 33m² 남짓한 원룸에서 자본금 5000만원으로 분양 대행 및 부동산개발업체 MDM을 설립해 창업 15년 만에 국내 최대 디벨로퍼로 성장했고 2010년 공기업이던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하고 2012년 카이트캐피탈을 설립한 MDM은 종합부동산그룹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창업 초기에 문주장학재단을 설립해 100억 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하는 등 활발한 장학사업을 펼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디벨로퍼(Developer)’는 땅을 매입해 어떤 용도의 건축물을 지을지 결정하고, 어떻게 설계해 어떤 고객에게 판매할지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부동산업계의 ‘종합예술가’로 통한다.

뉴욕 스카이라인의 변신을 이끈 도날드 트럼프, 늪지대에 샌프란시스코 규모의 놀이시설 MGM스튜디오를 건설한 월트디즈니, 중국의 명동 격인 베이징 왕푸징(王府井)에 랜드마크 둥팡광창(東方廣場)을 만든 리카싱(李嘉誠) 등등, ‘황량한 대지에 꿈과 도시를 디자인하는 예술가’로 통하는 디벨로퍼는 도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킨다. 뛰어난 주거시설은 주민의 행복지수와 자긍심을 높인다. 미관이 수려한 건축물은 인근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도시 전체가 관광지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디벨로퍼가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존경받는 이유다.

그러나 국내에서 오랜 기간 디벨로퍼는 대중에 애증의 대상이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부동산 개발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던 시절, 주역은 건설업체들이 아닌 디벨로퍼들이었다. 현재 도심에 자리한 상가와 수천 가구의 아파트 단지, 대형 복합단지들은 대다수 디벨로퍼의 손길이 닿았다. 그러나 ‘굿모닝시티 분양사건’ 등 부도덕한 몇 개의 업체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직업군 자체가 ‘사기꾼 집단’으로 내몰리던 시기도 있었다.

디벨로퍼 업계도 서서히 옥석이 가려진다. 튼튼한 기반 없이 모래성을 쌓았던 디벨로퍼는 급격히 시장에서 사라졌다. 1000여 개에 달했던 디벨로퍼들의 수는 금융위기가 지나면서 두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반면 뛰어난 실력과 혜안으로 승승장구하며 대가의 반열에 우뚝 선 인물도 속속 등장했다. 지난 3월 제3대 부동산개발협회장에 부임한 문주현 MDM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현재 명실상부 한국 디벨로퍼계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문회장은 최근 한양대, 경희대에서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후배들에게 인생에 승부를 걸라고 강의하고 있다.

문 회장은 "우리가 대학 다닐 때는 정주영, 김우중 씨처럼 '우리도 저렇게 되야겠다'는 우상이 있었지만 최근 세대들은 롤 모델이 없어졌다"며 "직장을 다니더라도 단순히 돈이 아니라 일을 배워야 다음 단계로 도약이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인생은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며 "무조건 빨리 가려는 게 아니라 내 인생의 가는 방향이 맞느냐, 이렇게 살았을 때 후회하지 않을 길인가를 생각해 보고 택하라"고 충고한다.
또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록하고, 시각화하고, 입으로 함께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꿈을 종이에 적으면서 시각화하고, 늘 남에게 꿈을 얘기하면서 공유하면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사업 구상도 꿈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자꾸 꿈을 생각하고 미래에 대한 방향을 얘기하니까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최근 '꿈의 도시'를 만드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도시 안에 집과 업무시설, 학교, 공원 등 모든 것이 들어서 아무 불편없이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상상에서나 가능한 도시이다. 이미 한국에서 그런 도시를 만들기에는 땅값이 너무 비싸져 해외를 살펴보고 있다. 그는 "나는 디벨로퍼니까 건축수주가 아니라 도시를 만들려는 꿈을 꾸고 있다"며 "하지만 현실에 제약이 많아 장기 플랜을 갖고 접근 중"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3월, 문 회장은 3년 앞당겨 장학재단적립금 100억원 목표를 달성한 바 있다.
지금까지 68개 대학 1265명의 학생에게 수혜가 돌아갔다.

그러나 그의 장학사업의 목표는 끝이 없다. 그는 65세 200억원, 70세 최소 3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재단을 확장해 나가며 죽기 전까지 장학재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한다
꿈의 한계가 없는 그의 10년 후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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