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직에서도 그렇듯이 협동조합도 주인에 의한 주인을 위한 조직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농협은 기본적으로 자체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경영체이면서 조합원들의 권익신장을 위한 사회적 공동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내 지역 농협들은 이러한 본질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헛 박자를 치고 있어 농민이나 조합원들로부터 크게 반발을 사고 있다.

지금 들녘에는 황금기를 맞아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이 고개를 숙여 수확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예년과 달리 벼멸구가 기승을 부려 농민들은 시름에 잠긴 채 방제에 비상이 걸려있다. 농민, 조합원들은 당연히 지역농협의 경제사업소를 찾아 농약을 구입하게 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거의 다 쓴 소리 한 마디씩 하는가 하면, 약값을 미처 모른 채 구입한 조합원들이 많다.

결국, 지역 농협에서 판매하고 있는 농약이 시중 가격보다 많게는 6천원 적게는 2천원까지 폭리를 취하고 있음이 드러나 조합원들의 불만과 반발이 거세진 것이다.

또 모 지역농협에서는, 농민 조합원들의 보호를 위해 해당 약 명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시중 농약사에서 7천원인 농약을 14,000원에 판매하고 있음이 확인되어 농민조합원들에게 덜미가 잡힌 적도 있었다. 시중 농약사에서 구입해 보지 않는 조합원들은 농협만 믿고 농약을 구입하다 바가지를 쓴 셈이다.

최근 들어 모든 분야가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농협도 자체적인 생존전략때문에 농민 조합원들을 무시한 수익성을 강화하는 등 경영부문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농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면서까지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농민 조합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농협이 아니란 것을 자인한 셈이 된다.

흔히들 연말 총회에서 수익성을 내지 못하거나 낮은 수익을 낸 조합장은 자칫 무능한 조합장으로 평가 절하될 수 있다. 하지만 농민 조합원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면서까지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발상이다.

농협의 수익은 다소 줄어든다 해도,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의 이익을 늘려 그들의 사회적 권익을 신장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지역농협들은 필히 이점을 명심하고 조합원들에게 하루 빨리 농약값 폭리금에 대하여 환원해 주는 것이 마땅하며, 뒤늦게나마 해당 지역농협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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