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들이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우값 폭락이 이어지면서 폐농을 신청하거나 준비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FTA피해보전제에 따라 직접지불제와 폐업지원금 신청을 받은 결과 이날 현재 각 9천400여건과 430여건이 접수했다.

이 신청은 한미FTA 발효 이후 피해를 본 축산농가 지원을 위한 것이지만 가격 폭락이 이어지면서 폐업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피해보전 직접지불금은 9천489건, 4만8천900마리로 금액 기준 15억원에 달했다.

마리당 1만3천500원이 지급되는 한우는 4천973건 3만670마리, 5만7천여원인 송아지는 4천638건 1만8천817마리다. 아예 축산을 포기한 폐업농가는 431건에 7천155마리로 폐업지원금은 60억원에 달했다.

이들 신청 농가가 사육한 소 가운데 '이력관리시스템'에 따라 지원이 제외된 경우를 포함하면 8천580마리에 이른다. 폐업지원금은 수소는 마리당 81만1천원, 암소는 90만원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한 폐업신청은 다음달 21일까지로 마감하면 폐업 농가는 1만 농가에 달할 전망이다.

순천과 장흥, 보성 등 도내 한우 주산지는 현지 조사 등을 이유로 중간집계조차 돼 있지 않은 상태다.

도내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이미 5천농가가 축산을 접었다. 지난해 6월 3만1천49가구였던 한우농가는 1년 만에 2만6천220농가로 4천829농가(15.5%)가 줄었다.

여기에 마리당 100만원 가량의 폐업지원금이 지원되는 만큼 폐업 농가는 3농가 중 1농가에 이를 전망이다. 이 경우 도내 한우 사육기반이 급속히 붕괴할 수 있다.

또 전국적으로 900억원 가량 확보된 지원금이 부족하게 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한우 가격은 큰 암소(600kg)가 6월 기준 31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5만원보다 12.6%, 3년 전(532만원)과 비교하면 40% 폭락했다.

거세 큰 수소는 478만원으로 전년 544만5천원 보다 12%가 폭락했다.

마리당 한우 사육 경영비는 576만원으로 인건비는 고사하고 60만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다.
장흥의 한 사육농가는 "키우면 키울수록 손해인 상태에서 20년 넘은 한우사육을 접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다"며 "폐업 이후에도 마땅히 할 게 없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폐업 희망 농가는 크게 늘 전망이지만 대규모로 사육하는 이른바 대농(大農)은 마릿수를 늘리고 있어 전반적으로 사육두수가 크게 줄지 않는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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