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기씨와 필자는 1950년생 갑계원으로 지난 20여년간 고향에서 마음을 공유하며 위태로운 세월의 다리를 함께 건너온 막역지우다. 평소 모나리자와 같은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안방처럼 정숙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하는 따뜻한 사람 문흥기, 그의 풍모에서는 카리스마적인 위풍도, 잇속에 밝은 경박스런 마당발의 모습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정직과 겸손의 속살을 숨김없이 내보이며, 간혹 마음이 찰 때면 피식 웃어 보일뿐, 그 바보스런 여유에 누구든 호감을 갖고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다. 그렇다고 숙맥처럼 어수룩하지만은 않다. 실 예를 들어 이천년 동짓달 어느 날 엉덩이가 잘 발달된 황소 한 마리를 끌고 와서는 야산 소나무 숲에 눕혀 놓고 약신 두들겨 패서 뼈까지 추려 출출했던 경인회 가족들의 보양에 일조한 배포 큰 결단은 우리사이에 보통인의 배려를 뛰어넘는 경지의 포용력으로 여지껏 회자되고 있다.

그는 농업고등학교 출신에 걸맞게 광주농고를 졸업하고 축협에서 지난 34년간 잔뼈가 굵은 축산전문인으로 마지막 전무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몇 년 전 은퇴하였는데, 현역시절 한우인공수정 도입 등 장흥명품한우 개량에 촌각을 다투어 장흥한우 명성의 위상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1등 공신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그가 친정집 향수를 쉽게 버릴 수 없음인지 퇴직 후에도 지역의 열악한 축산환경 개선과 기술보급 등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터, 아니나 다를까 어느 날 결국 장흥군축협장의 입지를 밝히기에 이른다.

그러나 어지러운 선거 판의 속성에 어두운 촌뜨기로서는 그 높은 벽을 단번에 뛰어넘기에는 아마 역부족이었으리라. 1차 패배의 고배를 마시고나서부터 심기일전 밤샘공부를 하며 재도전하여 기어코 당선증을 따낸 강인한 집념을 보인다. 마침내 그가 소망했던 방대한 장흥군 목장의 경영권을 축산조합인들로부터 위탁받은 셈이다.

그동안 땀과 고뇌의 향기에 찬사를 보낸다. 성실한 인간승리의 성적표는 언제나 우리에게 깊은 감명과 교훈을 준다. 과찬일까? 지역에서 그만한 열정적인 인물이 숨어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움과 감사를 느끼게 하며, 뒤를 이을 후배들이 더 나올수록 우리 사회의 주름살은 그만큼 훤히 펴질 것이다.

이제 당선인에게는 장흥군 축산의 발전과 조합원의 권익보호 아울러 축산업이 장흥군 지역경제의 효자 산업으로 튼튼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특출한 경영마인드를 도입해야할 무거운 책무와 사명이 주어졌다.

평소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수양한 도덕적 신앙심과 오랜 경륜, 또한 전공한 축산학의 학구열을 발판삼아 심혈을 기울인다면 그가 지향하는 목표의 실현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기대하며 격려와 함께 건투를 빌며 경인회원들의 뜻을 모아 우정의 손수건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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