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면 월송리(솔치부락) 출신의 이복열(본명 이복례) 씨가 계간 ‘시조시학’에서 ‘물때를 기다리는 낡은 목선’ ‘어린 새의 하늘’ ‘이슬 맺힌 꽃자리’로 신인작품상 대상을 수상, 늦깎이로 문단에 데뷔했다.

심사위원(윤금초, 배우식, 임채성)들은, 심사평에서 5명의 입상자와 작품 중에서 새로운 인식의 가치와 정서적 가치 그리고 미학적 가치를 보여준 작품은 단연 이복열씨의 ‘물때를 기다리는 목선’이라면서 “이 작품은 물결처럼 흐르는 장단과 가락이 뛰어나다. ‘물때’를 기다리는 ‘낡은 목선’의 의미와 연관되어 깊이 있게 살려내는 운율은 설렘과 묘한 신바람마저 일으키게 한다.

‘물때 소리’에서 일어나는 ‘낮은 목선’은 ‘푸른 꿈이 퍼덕거리는’ 화자의 자아이다. 물때 소리로 그려내는 ’낡은 목선‘이 있는 바다의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맑고 깨끗하다. 물때 소리를 선명한 이미지로 엮어내는 시적 역량을 펼쳐보인 이복열 시인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평했다.
이복열씨는 당선소감에서 “우리 말은 그 매력이 가슴을 확 뚫어내는 것 같은 시원함이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 빠져들면 아무도 막지 못할 신통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끌린 글귀 골라내어 마디마디 곱씹으며 새벽의 시린 딜빛도 꾹꾹 눌러 담아 소중한 시간 보따리 풀어놓고 곰곰이 혀 끝에 궁굴리노라면 어둠은 다 물러가고 환하게 열립니다. 또 새로움이 시작되고 과거의 어느 것도 경중을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하게 끌어안으면서 안개 자욱한 미래조차 가다리게 하는 그런 욕심이 생깁니다.

저는 우리 고유의 숨결이 담긴 정형시를 다듬으며 많은 시간을 털어넣고 많은 사람과 공감하고 세월의 흔적이 더욱 깊어지기 전에 물때가 와서 바다로 흘러가고 싶은 마음 가득하지만, 부족한 능력 때문인지 냉가슴만 앓고 있습니다. …큰 상을 받고 덜컥 겁이 납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써 보답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이복열씨 호는 만재(晩齋), 본명은 이복례이며 1943년생이다. 현재는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이복열씨는 계간 ‘문예시대’의 신인문학상, 한국문인협 해남지부 제5회 전국시조백일장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조선대학교 평생교육과 국어교실을 수료했고 문병란교수(시인)으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남편은 강석열씨다.

물때를 기다리는 목선

가려운 듯 옷을 벗어 수평선에 걸어놓고
바다는 갯벌 샅샅이 씨 뿌리고 숨 고른다

물 위를
가꾸던 목선
꺾인 무릎 아려온다

몸 푸는 시간이면 안개도 반가운데
갈매기 돌아가는 뒷모습 그리다가

다가온
물때 소리에
끌리는 듯 일어선다

바람에 몸을 맡겨 지루함을 털어낼까
태엽 풀린 일상을 하루같이 끌어안고

푸른 꿈
퍼덕거리는
뱃고동 없는 새벽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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