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충분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후략)- 백범 김구, '나의 소원' 중에서

최근 들어 장흥은 ‘길게 흥한다’는 이름 그대로 번창하는 길에 들어서 있다.

최 근년들어 장흥이 남도 관광 1번지로 도약하고 있는 데서 그 근거를 본다. 지난 2011월년 8월, 전남발전연구원측에서 발표했던 ‘전남 관광 통계 및 관광 GRDP-지역총생산-분석’자료의 ‘전남 관광 방문객 추이(2008-2010)’에 따르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전남도에서 장흥을 방문한 관광객이 7백만명으로 3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즉 2008년 7백28만4천 명, 2009년 7백28만2천 명, 2010년 6백93만3천 명으로 3년 연속 7백만 명을 차지하며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3년 동안 줄곧 장흥 방문객은 시 단위인 목포, 순천, 광양, 나주를 제쳤으며, ‘남도답사 1번지’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강진도, 땅끝 마을의 해남도, 월출산의 영암도 제쳤다.

통계로는 나와 있지 않았지만, 2010년 이후에도 장흥을 찾는 관광객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특히 편백숲 우드랜드를 찾는 인파가 갈수록 늘고 있는 데다, 올해 3회째 치러진 통학의학 박람회 때문으로라도 2011년에 이은 올해도 장흥을 찾은 관광객은 8백만 명은 훨씬 웃돌면서 장흥은 여전히 남도 관광 1번지로 자리매김 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장흥 관광객 증가는 토요시장, 우드랜드, 노력항, 물 축제, 통학의학박람회 등 많은 관광자원 때문이었음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해산토굴과 여다지 문학산책로, 이청준 생가, 천관산문학공원, 천관문학관 등 장흥 문화를 상징하는 풍부한 장흥문학 자원과 ‘장흥문학’이 장흥 관광문화의 근저로 작동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천관산, 제암산, 토요시장, 우드랜드, 노력항 등 전자가 장흥 관광문화에서 외연이며 외적인 요소라 하면 후자인 장흥문학은 내연이고 내적인 요소이다. 전자가 겉모습이라면 후자는 속내이다. 그러므로 전자는 한계가 있다. 전자는 장흥의 생태학적인 요소이고 따라서 개발, 발전 등 외연확대에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연확대는 무한정이다.

장흥의 관광문화가 외연확대가 아닌 내연확대로 나가야 함은 이 때문이다.

장흥 역사를 관통해 온 문화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장흥의 전통의 문화가 현대에 와서도 올바르게 계승, 전승되면서 오늘의 장흥, 내일의 장흥까지도 명실상부 문화의 고을로 입지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를테면, 백범 김구 선생이 그렇게도 소원했던,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은 과연 장흥에 있는 것인가.

장흥의 몇가지 전통문화를 논해본다면, 첫째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분포지를 자랑하는 ‘고인돌 문화’와 신북 유적의 후기 구석기 유적 등의 ‘선사문화’이고, 둘째는 천관산 일대의 신라 화엄종과 선종의 대표사찰이며 천년고찰 보림사로 이어져온 불교문화이고, 셋째는 관산 방촌 전통마을과 존재 선생으로 이어진 유교문화이고, 넷째 조선조 가사문학의 융성기를 주도해 온 기봉 백광홍 선생등의 문림고을로서 입지와 정자문화이고, 마지막으로 동학혁명의 최후의 격전지로서 동학혁명일 것이다.

이러한 장흥의 여러 전통문화의 맥에서 현대에 와 이른바 ‘현대적 관광문화’와 연결, 미래 지향적인 장흥문화의 중심으로 육성하고 진흥시켜야 할 것이 있다면 첫째는 바로 문림고을로서 전통을 살린 ‘장흥문학’이고, 다음으로 우리 근세사와 그 뿌리를 잇는 최초의 대규모 민중운동으로서 혁혁한 역사적 근거와 그 정신이 이어져 온 장흥동학, 그리고 신북 구석기 유적 사적지화일 것이다.
장흥문학의 결정판은 장흥문학박물관 설립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 중이고, 장흥동학은 이미 2009년에 동학유적인 석대들 전적지가 사적지로 지정되면서 장흥동학의 성역화사업이 추진 중이었다. 또 신북 유적에 대한 사적 추진도 지금 군에서 추진 중에 있다.

장흥에 장흥문학박물관이 조성되고, 장흥 땅에 남아진 선사문화로서 신북 유적지의 사적지화가 지정되고 유물관 등이 조성되고, 그리고 장흥동학 유적으로서 그 성역화 사업이 이루어진다면, ‘장흥 문화’의 힘은 외연으로 확대된 토요시장, 우드랜드, 정남진 해안관광사업 등과 함께 탄탄한 줄기로 우뚝 서며, 여전히 남도관광 1번지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 될 터였다.

그런데 동학사적지가 해제될 위기에 놓였다. 동학사적 지정해제는 신북 유적 사적지 지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장흥문화의 힘이 축소되고 미래비전도 어두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흥 문화의 힘을 키우는 장흥의 역사가 정녕 후퇴하고 마는가. 전 장흥군민의 지혜가 절실해 지고 있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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