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에서 ‘장흥’을 외지에 홍보했던 저작물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

군에서 펴낸 장흥군지며 각종 홍보지를 제외한다면, 단연 근현대사에서 장흥문학의 산실이 되어왔던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등 장흥출신 원로 작가분들을 위시하여 위선환, 김영남, 이대흠 등 장흥출신 시인들 그리고 소천 김천두, 계산 장찬홍, 박진화 김선두 김선일 등 장흥출신 화가들이고 그들이 펴낸 소설, 시, 그림들일 것이다.

그런데 그분들이 모든 저작물이나 그림들은 이른바 ‘작품’ ‘창작물’로서 펴내진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장흥 홍보에는 직접적이고 실제적이지 못했음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물론 한숭원 선생의 여러 수상집에는 직접적으로 당신이 거주하는 해산토굴을 중심으로 장흥의 산하며 장흥의 바다, 장흥의 특산물을 거론 하고 있어,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장흥을 가장 실제적으로 외지에 홍보하고 있는 저작물이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

사진작가 마동욱의 장흥 사진일 것이다. 특히 이번에 그가 펴낸 ‘탐진강의 속살’은 그 단적인 예에 불과할 뿐이다.

그가 장흥에서 사진작업을 해온 것은 20여년. 그동안 그는 <아! 물에 잠길 내 고향>을 비<정남진의 빛과 그림자(장흥군 마을과 사람들>, <그리운 추억의 고향(해당산단 사진집) 출간했으며 또 지난 1992년 4월 ‘내가 돌아본 고향마을사진전’을 시작으로 장흥과 서울 러시아와 미국 등에서 장흥 사진전을 수 차례 열어오며, 장흥의 아름다운 정경이며 아픈 현실들 담아 외부세계에 ‘장흥’을 알려 왔다. 그 세월이 20여년이었다.

이번 ‘탐진강..’ 사진집은, 마 작가가 20여 년 동안 찍어온 탐진강 사진들을 집대성한 사진집으로, 살아있는 생생한 탐진강의 진면모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번 사진집은, 탐진강 중심부인 장흥의 탐진강을 비롯해 하류인 강진군의 탐진강, 최상류 영암군의 탐진강 등, 탐진강의 전체 모습을 담아냈고, 이처럼 상류에서 하류까지의 탐진강 전체를 담아낸 최초의 사진집이라는 데서, 국내에서 이번 마동욱 씨의 경우처럼 하나의 강 전체 모습을 담아낸 사진집은 최초의 사진집이라는 점에서, 인문학적으로도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출간 이후 수많은 방송, 언론매체에서 이 사진집을 소개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탐진강...’ 사진집은 탐진강이라는 소재를 통해 대한반도 남족 끝자리에 위치한 장흥이라는 아름다운 고장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어, 장흥을 홍보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흔히 사진은 정지화면을, 사물이나 어떤 대상체의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담는 예술로, ‘사물의 순간적 재생’이라고 불리기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사진집에서 마동욱이 담아낸 사진들은 정지된 그림으로서 모습이 아니다. 꿈틀거리며 생동하는 탐진강의 몸뚱이가 그대로 담겨 있다.

강은 24시간 수시로 변한다. 하여 일년 365일 동안 내내 같은 얼굴은 없다. 그러므로 그 시시각각, 아침 저녁 낮이며 계절 별로, 수시로 변하고 달라지는 강의 얼굴을 담아낼 수 있다면 그건 강의 살아있는 모습일 것이며, 강의 속살을 재현해 내는 그림일 것이다. 강도 끊임없이 감정의 기복을 갖는다. 우리가 그것을 알지 못할 뿐이다. 강을 바로 내 삶의 이웃처럼 가까이 한다면, 강의 그러한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탐진강의 속살’에는 바로 탐진강의 그런 외로움이며 그리움, 고독과 슬픔, 환희 등의 천태만상의 속내가 그대로 들여다보인다. 이는 마동욱 씨의 탐진강에 대한 진한 애정을 말해주는 단적인 증표 같은 것이다.

‘탐진강...’은 오랫동안 가슴 저 깊숙이 파묻고 잊었던 그리움을 끄집어내며 가슴을 뜨겁게 한다. 우리가 오랫동안 방치하고 내버려두었던, 강의 순수와 아름다움, 상흔 등을 보여주며, 우리가 애써 덮어두고 잊고자 했던 우리의 '무관심의 죄' '방치한 죄' '강의 허리가 잘리고 댐이 들어서도록 구경만 한 죄'를 각성시켜 준다. 해서 ‘탐진강의 속살’은 탐진강, 그것도 살아있는 강으로서 사진집에 재현해낸 국내 최초의 살아있는 강의 사진집이라 할만하다.

마동욱은 자연의 일부인 강으로 탐진강을 본 것이 아니다. 아파하고, 외로워하고, 기뻐하는 ‘희노애락을 가진 하나의 생명체’로 보았고, 그러한 강과의 끈끈한 유대를 20여년 지속해 오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탐진강의 속살’이다.

이번 사진집으로 탐진강은 다정한 친구처럼 전혀 새로운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어머니 품 같은 정겨운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여 ‘탐진강의 속살’은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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