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여름방학 관산초등학교 씨름장에는 모래밭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 몇 명과 관산초등학교 씨름부 선수들이 함께 놀이도 하고 훈련도 하고 있었다.

그 중 체격조건과 유연성이 남달라 씨름하기에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는 눈에 띄는 한 아이. 바로 이웃 학교에 다니고 있는 마권수라는 아이였다. 키만 컸지 어린이다운 앳된 모습과 마음이 여린 아이였지만 씨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마권수 어린이는 본격적으로 씨름을 하기 위해 관산초등학교 5학년 2반으로 전학을 왔다.

마권수 학생은 씨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11월에 있었던 전라남도대표 1차 선발전 역사급에서 당당히 1위를 하였다. 2012년도에 들어 3월에 있었던 전국 회장기 장사씨름대회에 출전하였으나 큰 대회에 나가 본 경험이 없는 마권수 선수에게는 너무 높은 벽이었다. 하지만 전국소년체육대회 역사급 도대표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연습에 돌입하였고 연습량이 많아지면서 건강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힘을 쓰지 않던 근육이 갑자기 힘을 많이 쓰게 되니 몸이 따라주지 않아 통증을 유발한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체력 훈련을 줄이고 기술 훈련 중심으로 연습을 시작하였다.

두 번째로 출전한 전국대회 학산 김성률배에서 당당히 결승에 올라 2위를 차지하면서 자신감을 갖기 시작하였다. 자신감을 갖고 나선 전국소년체육대회! 첫 상대는 회장기에서 1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는 실력자였기에, 여기서 무너지면 끝이었기에 사력을 다하였다. 결국 해내고 말았다.

다리에 통증이 심하여 눈물을 보이기는 하였지만 기쁨과 통증의 눈물이었다. 8강전과 4강전은 가볍게 통과하고 마지막 상대는 지난대회 결승에서 무릎을 꿇었던 상대였다. ‘지난 대회에서 졌던 것은 내 실력을 감추기 위한 연극이었다.’는 듯 이번에는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씨름을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마권수 학생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집념과 투지, 단시간에 씨름 기술을 익히도록 도와 준 주변 선수들과 지도자,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학교장의 마음이 모아져 이런 기적을 이룬 것이다.

마권수 선수와 함께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청장급에 출전하여 아쉽게 8강에 머물렀던 박상준 선수를 포함한 관산초등학교 씨름부는 매년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전라남도 대표 선수로 선발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각종 대회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관산초등학교 씨름부는 선배들의 뒤를 이어 훌륭한 씨름 꿈나무로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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