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흥 태생이다. 전남대학교에서 정년하였으며 2012년 4월14일로 지리산 천왕봉을 75세 연령으로 600회를 등정한 특유한 산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요즈음 5일제 근무로 인한 등산인구가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점점 그 산행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신의 건강과 건전한 생활을 찾기 위함 때문이다. 종전의 농경사회에서 복잡한산업사회로 농어촌에서 도시권 유입경쟁으로 급진하면서부터 도시는 어느 곳을 막론하고 공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하다. 그러므로 도시민들은 일 주일에 한 번 정도는 산이나 바다로 가서 몸속 공기를 정화하여야 하고 음이온을 스며받아야 한다.

산은 항상 심오한 자연적 철학을 가르쳐주고 포옹하는 은신처이고 휴식처이다. 또한 심신을 단련해 주고 고뇌를 풀어주고 언제나 준엄하고도 자애스런 자세로 나에게 생각을 변화시켰고 위대하고 신성한 진리와 섭리를 묵시해 주었다. 그래서 사찰도 산에 많이 있으며 인간은 흉년이 들어도 산으로 가고 마음이 답답해도 산으로 간다.

산에는 3력과 3덕이 있다. 3력은 의지력, 체력, 지력이고 고뇌의 정화제, 피로의 해독제, 정신의 강장제, 3덕은 청쟁의 덕, 진실의 덕, 조화의 덕이다. 또한 산은 말도 없고 듣지도 못한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나 듣지 못한다는 것은 인간이나 동물이 소리나 말만 크게 하면 메아리쳐 오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산이 좋아서 산에 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산이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산에 간다.

내가 등산을 시작하게 된 때는 1970년부터였다. 이때는 산악회에 의지하여 따라다니고 가까운 산이나 잘 알려져 있는 산은 혼자 다니곤 했다. 지리산 천왕봉 등정은 1975년에 처음 올랐다. 그 후 전국 유명산은 거의 다 등정하였고 산행은 주로 일요일, 토요일 공휴일을 택하였으며 외국산행은 추석절 연휴에 이용하였다.

외국에 있는 산도 오르기 시작하였다. 백두산, 중국 황산, 뉴질랜드 남섬 만련설산, 중국 장가계에 있는 천자산, 일본 후지산, 일본 북알프스산, 일본 대마도 백악산, 일본 북해도 대설산, 도카치다케를 등정하였으며 일본어를 조금하기 때문에 일본은 혼자 다녔다. 말레시아에 있는 키누바루산도 등정하였으며 주로 지리산을 많이 다녔는데 2007년 8월18일까지 천왕봉은 400회 등정했으며 2010년 4월10일 515회를 등정하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신라 때 최치원선생이 1회, 이조때 조식선생이 11회 등정한 바 있으며 지금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등정할 계획이며 반야봉은 139회, 노고단은 286여회를 등정하였으며 기타 지리산에 있는 왕시루봉, 웅석봉, 삼정봉, 덕두봉, 고리봉, 만복대 등은 다수 등정하였다.
그리고 1일에 지리산 종주로 화엄사에서 출발 노고단→되지령→임걸영→노루목→반야봉→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성봉→연하천산장→형제봉→벽소령→덕평봉→세석산장→촛대봉→연하봉→장터목산장→제석평전→통천문→천왕봉→천왕샘→범계사→중산리 이 코스를 여러번 종주하였으며 반대로도 종주한바 있다. 화엄사에서 중산리까지 종주 소요시간은 12시30분에 도착하였으며 종주 하여본바 중산리에서 화엄사로 가는 코스가 덜 고되다는 생각이 든다.

지리산에 관한 이야기도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천왕봉을 일명 천주(天柱)라고도 한다. 지리산에는 삼신이 있는데 천왕봉신(女神), 반야봉신(男神) 노고단신(男神)이 있다. 이들의 이름까지도 알고 있는데 천기누설 관계로 생각하고자 한다.

이 지리산은 둘레는 제주도 둘레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천왕봉을 오르다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때고 그 절기로써 참맛을 알고 절기마다 월별마다 그 운치가 새로워진다. 산행하는 사람의 진정한 마음은 오직 정상을 향하여 오르며 오르는 마음은 가정의 일, 직장의 일, 모든일을 다 잊고 오직 일념으로 정상을 오르기 때문에 신체에나 정신에나 아주 좋을 것 같다. 나도 산행하기 전에는 몸도 쇄약하였고 음식물을 먹으면 설사도 하고, 복통이 있었으며 다른 지방에 가서 음식물이나 물만 먹어도 설사를 하였다.

또 여름에 잘 때도 배위에 이불을 덥지 않으면 배도 아프고 설사가 나오기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이었다. 또한 맥주도 마실 수 없을 만큼 대장, 소장이 안 좋았다.
그러나 산행이후 지금은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어 생활하는데 아무지장이 없고 편안하다. 산행을 하다보면 온몸 운동을 하므로 위장, 관절에 아주 좋은 운동이며 정신적 정서에도 매우 좋을 것 같다.

현재는 눈이 더 좋아진 것 같다. 그 이유를 전문 의사께 물어본 결과 사람의 눈은 녹색을 많이 보면 눈이 좋아진다고 한다. 또한 바람소리 맑은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상쾌한 이유도 머리를 맑게 하고 정신 전환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보면 모든 산천초목이 내 마음과 몸을 모두 튼튼하게 하여 준 것 같다. 지리산 천왕봉을 등정하고 내려오는 길목에 재석평전이 있는데 5월~10월 사이에 초원위에 융단 같은 곳에서 잠을 청하면 돈, 명예, 지위 등 모든 잡념을 버리고 도의 지경에 이른 것 같다. 누워서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보고 바람이 솔솔 불면 속세를 떠난 신선이 사는 곳 같다.

이곳은 1,808m로 뱀도 없고 모기도 없다. 뱀도 모기도 1,000m이상은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천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가 천당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백무동에서 천왕봉 사이의 등산로에 발에 걸리기 쉬운 돌, 나뭇가지 등을 모두 치우고 파헤쳐진 곳은 돌로 메우고 등산객들이 다니기에 편리하게 만들어놓고 무사귀가를 몸소 빌고, 재석봉 고사목을 세우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다. 또는 오르내리는 길목에 각종 형상의 작명을 붙이는 이가 바로 이 사람이다.

산을 오른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한방에서 짓는 보약을 한자로 쓰면 補(보텔 역), 藥(약약)이다. 하지만 저에게는 보약의 보는 步(거름 보)이다.
또한 등산할 때는 꼭 필요한 물건만 소지하고 몸을 최대한 가볍게 하여야 하며 배낭에는 옷 한 벌, 양말 한 컬레, 40도 이상 독한 술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한다.

또한 산에서 자주 만난 산사람들을 부를 때 ‘미친놈아’ 라고 부른다. 왠 욕이냐고 하겠지만 산을 이렇게 많이 오르려면 반미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미친놈은 정신이상자리보다 미(美)를 존재하기 때문이다.
산을 오를 때는 높은 산이나 낮은 산이나 항상 두려워하고 조심성 있게 다녀야 한다. 모두에서도 말했지만 산은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너무 경거망동한 행동이나 쉽게 보면 낭패를 당한일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매년 산의 높이가 비, 바람 풍화작용에 의거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융기현상으로 매년 산 높이가 높아진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현재 전국 산 높이가 약 2m가 높아졌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