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계 사상 첫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핵심 간부 출신 교육장이 나왔다.

전남도교육청은 공모제로 진행했던 장흥교육장에 21일 박인숙(58.여) 목포청호중 교감을 임명했다. 임기는 3월1일부터 2년이다.
전교조 간부 출신 교원이 공모제 교장 등에 임명된 경우는 종종 있으나 교육장은 처음이다.

공모를 한 함평교육장에는 김승호 본청 정책기획담당관이 임명됐다.
장만채 교육감은 "교육현장에 대한 상시 비판자 입장에서 이제 책임자로서 교육행정을 이끌 기회를 갖게 된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 교육현장을 잘 이끌기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박 교감은 전교조 1세대 해직교사 출신으로 1991년 초대 전남도교육위원과 전남지부 수석부지부장 등을 지냈다.

전남교육공동체인권조례 제정 자문위원장을 맡는 등 전남 교육정책 수립에 깊이 관여했다.
장 교육감 취임 이후 3차례에 걸쳐 전교조 출신이 교육장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 8월 나주교육장 후보로 전남지부장 출신인 정연국 전 청산중 교장이 최종 2인에 포함됐으나 교육감의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1월 담양교육장 공모에서는 전교조 지회장 출신 평교사가 2차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으며 여수교육장에도 평교사가 지원했다가 탈락했다.

그러나 박 교감과 막판까지 경쟁했던 권영길 구례교육청 관리과장을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교육정책 수행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권 과장은 공모 심사에서 특색있는 정책과 비전제시로 호평을 받았다.

장흥군의회 의원들은 지난달 장 교육감을 찾아 지역 토박이인 권 과장 선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전교조에 장 교육감이 '마지막 보은인사'를 했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장 교육감이 최근 교원평가, 인권조례 등 핵심 정책에서 전교조와는 다소 다른 입장을 보여 박교육장 임명 결과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그가 교육현장의 한 축인 전교조의 대표격에 중책을 맡김으로서 권한 뿐만 아니라 책임까지 부여한 의미 있는 결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전교조는 교육장 공모제 시행 이후 이번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도전하는 등 지역 교육 수장에 집착을 보여왔다.

이른바 '지역교육사령관'인 교육장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 전보, 근무평정 등 인사와 학교시설 관련 예산지원, 주요 정책추진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장흥지역은 초등학교 15곳, 중학교 9곳이며 학생수는 3천466명, 교직원은 414명이다. 올해 예산액은 186억원이다.

신임 박인숙 교육장은 "10년 넘는 전문직과 아르헨티나 한국교육원장 등 교육행정 스펙과 그동안 참교육 실현을 위한 노력 등을 반영한 결과로 본다'며 "항상 지역민과 함께하는 교육행정과 고교 교육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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