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상청국립기상연구소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세대가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고 현재 추세대로 유지하면 2050년께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섭씨 3.2도 정도 오르게 된다고 한다. 이를테면 내륙지방을 제외한 전국이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가 된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40년 동안 강수량은 16%, 해수면은 27㎝ 상승하고 여름은 지금보다 19일 이상 길어져 5개월 넘게 지속되고 겨울은 1개월 짧아진다고 한다.
최근 들어 여름철에 집중호우 빈도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열대야 현상도 30일 이상 지속되고 있으니, 아주 무시할 수 없는 예측일 터이다. 이러한 기후의 변화는 당연히 농수산물 재배와 밀접한 상관이 있어 관련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2100년께 쌀 생산은 지난해 대비 15% 감소하고 사과재배 면적은 무려 66%가 줄어들어 생산 기반이 무너져, 고랭지 배추 등 생산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이러한 형태의 기후변화 예측은 수도 없이 연구보고 되고 지적되었다. 물론 정부도 이러한 기류를 반영, 내년부터 매년 1300억원을 농림수산업 분야의 기후변화 대응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등 202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농업 분야 기후 변화 종합대책’을 세웠다고 한다. 이를테면 생태계 기후 변화 통합감시망을 구축하고, 망고 골드키위 등 아열대 작물을 적극 보급하고, 또 농업분야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벼 무 배추 등 소비많은 품목에 대해 고온다습에 잘 견디도록 품종개량을 추진하고, 유리온실이며 비닐하우스, 식물공장 등 시설투자도 대폭늘려 기후 변화에도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갈수록 기후변화는 현실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80년대만 해도 보성에서만 재배하던 녹차가 이제 강원도 고성까지 그 재배지가 북상했고 제주도의 한라봉도 이제 장흥이나 전남 고흥등에서도 기를 수 있게 된 현상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군도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에서 재배가 가능한 고소득 특작물 개발은 물론,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정부당국의 정보를 신속히 파악, 기본 농법대신 저탄소 농법 개발에 나선다든지, 장흥지역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한 품목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대처방안 등이 적극 모색되어지는 등 우리군의 새로운 농업지도가 그려져야 할 것이다.

FTA 시대, 신농업의 주역은 농협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업의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한국 농업에 사망선고를 내렸다"고 발표한 성명처럼 FTA로 한국 농업이 무너지게 됐다는 분노의 목소리 크다. 아무튼 바야흐로 무한정의 외국농산물에 문호가 활짝 열리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다. 값싼 외국산 농산물의 무차별적으로 한반도를 공략할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이를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차선책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FTA가 농민들에게 훨씬 더 넓은 시장, 경제영토를 제공해주고 있으므로, 잘만하면 개방의 시련을 딛고 튼튼한 농업으로 환골탈태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농업의 경쟁력이며, 농업의 규모화와 전문화인데, 그런데 과연 우리가 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냐는 데는 지극히 회의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절망적이고 심히 우울하다.

더욱 우리를 우울하게 한 것은, 농민, 농업을 선도해야할 ‘병든 농협의 실태’이다.
최근 한 국회의원에 의해 농협중앙회가 ‘직원 배만 불리는 농협중앙회’ 로 낙인찍힌 바 있다. 즉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송훈석 의원 발표에 의하면, 농협중앙회가 겉으로는 임금삭감과 임금동결을 한 것 같지만 최근 5년간 2조원 대의 성과급 잔치와 명예퇴직금, 자기계발비 등으로 농민과 국민들을 기만했다고 밝힌 것이다.
최근 우리 지역에서도 쪽파의 산지폐기사태로 인해 180억원의 피해를 본 지역민을 상대로 종자 장사를 했던 것으로 밝혀진바 있다.

FTA를 맞아 농협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연합마케팅이다. 이는 농협이 주도하여, 산지의 신선한 농산물을 하나의 자체 기획 상품으로 개발하고 이를 소비자 욕구에 맞게 차별화된 포장으로 판매하는 등 이른바 농협의 산지유통사업인 것이다.
쪽파는 159개 농가가 참여해 220ha에 재배하고 있는 그 지역의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쪽파의 경우도 충분히 농협주도의 일정부분 연합마케팅이 가능한 품목이다. 이런 역할로 농민을 위한 사업에는 아예 눈감고 있다면, 그 지역 농협으로서 역할은 끝난 것이나 진배없을 것이다. 이웃 농협의 경우 ‘행복한 조합원 만들기’ 사업을 역점적으로 다양하게 펼쳐, 조합원들로부터 크게 신뢰받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FTA를 맞아 농협이 첫번째로 할 일을, 지금 농민의 아픔을 이해하는 일이다. 농민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FTA시대의 신농업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농민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농협이 과연 이 험란한 FTA 파고를 타고 넘을 수 있을 까.
함께 도태되는 길 외에 달리 없다.

가장 먼저 농협이 변화되어야 한다. 농민의 마음 앞으로 다가가야 한다. 그들의 아픔을 제대로 진정으로 이해했을 때만이 농협 주도의 ‘FTA 시대 신 농업’의 활로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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