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 오전 11시, 장동면 북교리 3구 석교마을(이장 신진배)에서 마을회관 옆 독구시(구시바우, 소나 말의 밥 그릇) 앞에서 마을의 발전과 마을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공동제사가 봉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노옥기 면장, 문재춘 환경산림과장 등 관내 인사등과 마을 주민들이 참석했다.

이날 제사의 제관으로 신인우(74), 이정석(74), 김동채(78), 문정식(76)씨가 참여했으며, 마을에서는 제사 후, 회관에서 외부 인사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길이 8척, 넓이 3.5척, 무게 3톤 정도 되는, 마을 회관 옆에 누워있는 돌로 된 구시는 지금으로부터 250여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구시 조성 내력

원래 마을 앞에 있었는데, 한 도둑이 독구시를 훔쳐가려다 실패한 사건이 있은 후, 1988년 10월 12일 사람의 왕래가 많은 지금의 위치로 옮긴 후,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제사도 본래 매년 정월 대보름 전날인 1월 14일(음력) 술시(오후 7시~9시)에 모셔졌지만 얼마 전부터 사람들이 모이는 시간을 위해 오전 시간대로 바꾸었다고 한다.

독구시를 조성하게 된 내력으로, 두 가지 설이 전해오고 있다.
조성 당시 장택현(長澤縣) 이었던 이 마을 건너편 관호(觀湖) 마을 뒷산이 주마형(走馬形)으로 생겨서(석교마을 뒷산은 주마산이고 마을입구 산이 갈마산이다), 지세(地勢)에 따라 말(馬)이 가지 못하게 하면 명당(明堂)이 생길 것이니 ‘말구시’를 만들라는 이승도사의 말에 의하여 수원도승이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설 역시, 장택고을의 주산이 주마형(走馬形)으로 되어, 그 말이 달아나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돌로 사람 형상을 만들어 장평면 용강리 탑동에 세우고, 말 구유를 만들어 이곳 석교마을에 세우게 되었다는 설이다.

그리고 독구시를 만든 이후, 이상하게 구시 안에는 물이 마르지 않았고, 물이 마르려고 하면 비가 내려 가득 채워놓는다고 전해져다.
이러한 설에 의해 말 구시의 물에 대한 효험이 전해지면서 구시의 신통방통한 효력을 믿는 사람들이 찾아와 구시 앞에 기도하고, 또 말구시에 담긴 물이 눈병(眼病)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지면서 인근의 장평면 주민, 광주 등에서도 찾아와 독구시 물로 눈을 씻었다고 한다.

또 집안에 중요한 일이나 걱정이 있을 때는 왼새끼를 꼬아 독구시에 감고 치성을 드리면 만사형통한다고 전해오고 있다.

■소공원 이전-안내판, 가림막도 세워

현재 독구시는 회관 옆에 무슨 가림막도 없이 누워있는데, 앞으로는 변화가 있을 듯 싶다.

현재 석교3구는 산촌생태마을 조성 사업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 사업 때 회관 앞으로 마을 소공원을 조성하는데, 이 소공원에 독구시를 이전하고 지붕과 가림막도 세우고, 독구시 앞에 안내판도 세워 마을의 문화자산으로 길이 보존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진배 마을이장은 “앞으로 군 담당자와 의논해서 독구시가 군 지정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고 있다”고 말하고 “ 마을 소공원이 조성되면, 독구시도 옮기고, 물레방아도 세워 물레방아를 통해 물이 독구시 안으로 계속 흘러들게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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