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읍 소재지도 아닌 면단위인 안양면에서는 봄 여름 가을이 오면 4,5차례 보름달이 뜨는 율산
여다지 해변 한승원 문학산책로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달뜨는 밤에 열리는 음악회여서 이름도 ‘달너울 작은 음악회’이다. 이 음악회는 지난 9월 22일 추석절에 18회째로 열린 바 있다.


■‘달너울 작은 음악회’ 창립, 운영

시골에서 이 음악회는 지난 2007년 3월에 1회째 음악회가 열린 이래, 해마다 중단되지 않고 기적처럼 열어오고 있다. 당초 이 음악회는 당시 안영면 번영회장이던 이중진 씨(59. 사촌리)와 당시 안양면장이던 한봉준 씨(현 장흥읍장)의 의기투합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이중진 씨는 처음에 54명으로 동호회를 조직했는데 나중에는 회원이 120여 명으로 늘었다. 동호회 이름 역시 ‘달너울 작은 음악회 동호회였다. 또 동호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안양면에서 지원해주는 조그마한 보조금으로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이 작은 음악회를 지속해오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관내에서 내노라는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무대로 만들어져 무대에 서는 이들이 평소 자신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로 꾸며졌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전문 음악인들이 참여하기 시작, 지금은 전문음악인들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연주를 듣는 음악회로 발전하기에 이르렀으며, 이 음악회는 지역민(안양면민 등)이나 음악회를 찾아오신 손님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는 ’수준높은 음악문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음악회로 그리고 전국 시골지역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 쉽지 않을 정도의 수준높은 ‘열린 음악회’로 성큼 성장하였다.

따지고 보면, 이 ‘달너울 작은 음악회’는 거의 이중진 씨의 헌신적인 정성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지역의 아름다운 문화공간이자, 활기의 근원으로 ‘달너울 작은 음악회’가 말해주듯, 이중진 씨의 순수한 지역의 사랑은 대단하다.

올해 59세인 이중진 씨. 대단한 고학력자도 아니고, 무슨 군의원 같은 시골에서 대단한 직위의 경험을 가진 것도, 무슨 큰 회사를 운영하며 사회 환원이라는 명목을 가진 것도 아닌, 그저 해변에서 요식업을 하는 장사꾼이며 순수한 농촌의 젊은이에 불과할 뿐이다.
그럼에도 그의 지역에 대한 애정과 순수한 열정은 누구 못지않다. '달너울 작은 음악회‘를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온 것도 그렇거니와, 그 자신의 가난으로 고등학업을 이루지 못했던 뼈아픈 경험을 살려 지역의 장학재단을 주도해서 만든 것도 그의 지역에 대한 사랑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을 듯싶다.

■안양장학재단 설립 주도하다

이중진 씨는 2007년 안양면 번영회장으로 취임하면서, 3대 활동목표를 내세웠다. 장학재단 설립과 재경향우회 육성, 그리고 안양초등학교 입구 도로 정비사업이 그것이다.

안양면 기산리 출신인 백형갑씨가 안양면장으로 부임하면서 재경향우회 육성 추진은 어렵지 않게 해결되었다. 백 면장과 함께 수차례 상경하며 노력한 결과, 당시만 해도 거의 고사 위기에 놓여있던 향우회를 정비하는데 산파 역할을 다하여 재경안양면향우회 회장단 재조직에 기여할 수 있었고 안양초등학교 입구 도로정비도 이루었다. 난제는 장학재단 설립이었다. 재원 마련이 수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2008년 백형갑 면장의 적극적인 참여로 숨통이 트였다. 백 면장과 함께 5,6회 서울 나들이를 하며, 향우 기업인들과 명망 있는 향우들을 만나면서 재원 마련을 추진할 수 있었고, 지역민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어 2009년까지 3억원의 장학기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장학기금은 재경 향우 등 향우 50여 명이 참여했고 면 주민 1,500여 명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해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올해 3억원의 재원을 기본 자산으로 (재) 안양장학재단을 설립하고 그 자신이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단 한 푼이라도 모으기 위해, 서울 출장 때도 친한 향우들이 식사라도 대접할라치면 한사코 사양하고 밥값을 받아내 장학기금에 보탰고, 면 백면장과 둘이서 5천원짜리 밥을 사먹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버스로 이동하며 향우들을 찾아다니며 모은 피눈물 같은 기금입니다”

■장학재단 기금 5억이 목표액

안양 장학재단은 3억원의 이자 수익금 중 30%는 사회복지시설 지원 및 지역발전기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70%로 후학들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활용하게 된다. 후학을 위한 장학기금은 원어민 교사 채용 비용을 비롯, 불우학생.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자녀 지원 등에 쓰여진다. 현재 ‘안양사랑의 집’에 매월 10만원씩 지원되고 있으며, 후학을 위한 장학기금 지원은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3억원의 기금을 마련하는 데는 몇몇 분이 크게 도왔습니다. 특히 한들수산 김병진씨, 교동리 김영중씨, 지천리 양승원씨, 면장 백형갑씨, 장흥읍 감초약국 백낙순씨 등이 1천만원씩 기탁해 주었습니다.…이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장학재단은 앞으로 목표액이 2억원을 더해 5억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 역시 매월 20만원씩 장학기금으로 내놓고 있는데, 제 생각은 제가 죽을 때까지 매월 20만원씩 장학기금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제가 나이 들어 죽게 되면 지금 이 집(가게)과 땅을 판 대금 절반을 장학재단에 내놓기로 자식들과 상의해 놓았습니다. 유언장도 그렇게 써 놓을 것입니다. 이 사실은 분명히 안양면민에게 공언할 수 있습니다.

…저희 재단에서도 계속해서 문을 열어놓고 5만원, 10만원의 장학기금도 기탁받고 있습니다.”
안양장학재단에 대한 이중진 씨의 순수한 애정과 의지는 이처럼 차고 넘치고 있었다.

그의 순수한 지역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안양동초등학교 동창회 재결성에 대한 소망과 관심도 크다. 현재 안양동초 동창회는 유명무실한 상태. 그는 하루빨리 안양동초등동창회가 재결성되어 모교 후학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이나 다양한 모교지원 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일에 그 자신은 앞장설 수 없지만, 뒤에서 적극 도울 용의가 있다면서.
지역에서 무슨 명예나 권위를 탐하는 것도 아니고, 오직 순수함 마음으로 지역을 위해 실질적으로 헌신 봉사하고, 지역을 위한 일에 앞장서고 있는 이중진 씨의 면모야말로 진정한 지역 봉사인의 표상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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