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관광기반시설 등 비교우위의 총체적 경쟁력 확보해야


지난 7월 2일 뜷린, 제주도와 가장 가까운 전남 남해안인 정남진 장흥에서 제주까지 1시간 대의 쾌속선 오렌지호의 취항은 장흥에 희망시대를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기존 목포나 완도, 고흥 녹동에서 제주까지 서너 시간씩 걸리는 것에 비해 가장 빠른 뱃길이기 때문이다.

하여 장흥-제주 뱃길의 오렌지호 취항 이후, 5백여 석 규모의 좌석이 연일 매진이었고 10월, 11월까지도 예약이 끝난 상태로 장흥-제주 뱃길은 장흥에는 그야말로 ‘대박’이나 진배없었다.
장흥-제주간 뱃길은 제주 여행객, 비즈니스맨들에게 저렴한 여객운임과 차량 선적비등 경제성, 1시간대에 주파하는 신속성, ‘내 차를 직접 가지고 갈 수 있다’는 편리성까지 제공하는 등 확고한 경쟁력을 담보해 주었다.

특히, 제주시를 기점으로 하는 기존의 여타 카페리들이 대부분 오후에 제주에 도착하는 반면, 장흥-성산포간 뱃길은 오전에 성산포항에 입항, 올레길 등 제주 남부를 관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잇점도 갖추었다. 이런 호조건으로 관광객이 급증했고 갈수록 제주-육지간에 감귤 및 각종 자재 운송 등 해운항만 물동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어, 장흥으로서는 확실한 대박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시대에서 선발주자는 곧잘 후발주자에게 발목을 잡히기기 일쑤. 최근들어 전남 남해안 여기저기서 제주간 뱃길이 추진되면서 ‘장미빛의 성산포-노력항 뱃길이라는 상품’이 장흥의 대박으로만 그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앞선다.

또 지금은 1,2시간대 제주간 뱃길이 장흥의 고유 영역이어서 뱃길 승객이 차고 넘칠 정도이지만, 이같은 호조건도 자칫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공산도 없지않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동안 전남의 남해안에서 제주간 뱃길은 고흥 녹동∼제주(1척)를 비롯해 목포∼제주(3척), 완도∼제주(3척) 등 3개 노선에 7척이었고, 지난 7월 장흥 노력도∼제주(1척)간 뱃길이 뚫리면서 모두 모두 4개 노선 8척이었다.

그러나 최근 씨월드고속훼리가 임진왜란 당시 명량대첩지로 유명한 해남군 우수영에서 제주를 연결하는 2시간 10분 소요의 카페리 여객선 항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승객 800명, 차량160대). 또 한 지역 업체가 해남군 송지면 땅끝에서 승객만 싣고 제주로 가는 쾌속선 취항을 추진 중이고, 광양지역에서 한라고속훼리가 광양항에서 제주도를 잇는 신규 노선 취항(승객 632명 차량 88대)을 추진하는 등 3개 노선의 3척이 조만간 제주간 뱃길을 뚫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니 말이다.

현재 추진 중인 이들 3개 노선이 취항 면허를 받게 되면, 전남∼제주 뱃길은 모두 7개 노선 11척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중 우수영-제주간 뱃길은 성산포-장흥 뱃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고 전남 서남부지역의 승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광양항-성산포간 뱃길은 전남 동부권과 경남 서부권의 승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성산포-장흥 뱃길의 경쟁력은 그만큼 맥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남 남해안이 제주간 쾌속선 취항이 잇따르면서, 전남 남해안이 제주 뱃길 관광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어, 전남도 차원에서는 크게 반길 만한 일이지만, 반면 고유 영역을 남에게 여기저기서 내주는 장흥군으로서는 결코 반가워할 수만은 없는 노룻이다. 경쟁력 확보가 더욱 절실히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여하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이다. 즉 교통편의는 물론 숙박시설이며 대형식당 구비 등 스쳐가는 곳이 아닌 머무르며 쉬어갈 수 있는 제반 관광 기반시설이라든지 하는 총체적인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우리가 여하이 확보하느냐이다.

교통편의만 해도 그렇다. 뱃길만으로는 가장 빠르고, 지리적으로 광주 등지에서 남해안 항구까지 닿는 교통은 그런대로 경쟁력을 갖는다고 할 수 있지만, 서남해안이나 경상도 쪽에서의 교통편은 우리가 결코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갖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산포-장흥 뱃길 운항은 우리에게 희망시대를 예고하는 축포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장흥 희망시대의 첫걸음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그 걸음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순조로운 걸음이 언제까지 계속된다고 이제는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제주간 뱃길 운항이 시작되면서 이명흠 군수도 ‘제주 쾌속선 취항을 계기로 장흥의 물류산업과 관관산업 등 경제발전의 기반이 다져질 것’을 기대하며 ‘해양 관광의 중심도시로서 장흥군의 새로운 도약’을 약속했고, ‘이를 위해 도로망 구축과 관관기반시설 확충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가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군에서도 상산포-노력항 뱃길에 따른 산적한 과제를 십분 숙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제 해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을 터이다.

그러나 제주-남해안 뱃길이 다각화되어가는 지금, 더욱 고삐를 다잡지 안 될 것이다.
장흥군민도 총체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전군민의 총화가 필요할 때이다. 성산포-노력항 뱃길의 총제적 경쟁력 확보에 전 군민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할 때임을 우리 모두 명심하자.

보다 확실한 ‘장흥 희망시대 개화’를 담보받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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