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사건으로 전남교육청이 연일 전국적인 몰매를 맞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장만채 교육감이 홀로 서 있다. 진보 교육감으로, 젊고 참신한 교육감으로, 전 도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데, 지금은 선혈이 낭자하다. 취임 2개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중앙방송 메인 시간대에 시시각각 쏟아내는 심층보도를 보면서 교육감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업무시간에, 그것도 지속적으로, 판돈도 놀랄만한 규모로, 더구나 내부자 고발로, 공무원 부패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이 터져버리고 만 것이다.

이쯤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을 짚어보자. 잡다한 이유는 델 필요도 없다. 도덕성이 부족한 자를 소위 모든 사람이 추앙해마지 않는 장학관에 임명했기 때문이다. 장학관이 어떤 자리인가. 필자처럼 정부 수립기에 초중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장학사를 모를 수가 없다. 장학지도 받던 날 그렇게 높은 선생님이, 장학사 앞에서 쩔쩔 매는 모습을 본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필자 머릿속의 장학사는 하늘보다도 높았다. 그런데 항차 그들의 우두머리인 장학관이야 그 높이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런 장학관을 임명하면서 능력이나 도덕성은 외면하고, 지연이나 혈연과 같은 다른 요인으로 임명하였으니 그것이 원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번에 문제가 된 장학관은 도덕성이 부족한 사람이 그들을 지도하는 장학관으로 임명한 탓이다

이렇게 임명된 장학관이 그것을 언덕삼아 교육장까지 승승장구한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니다. 장만채 교육감이 개혁하겠다고 보직사표를 받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태산명동에 서일필로 끝났다. 전 도민이 이번만은 하고 기대했던 인사가 끝났지만, 나주교육과장과 같은 인사들이 버젓이 남아있거나 수평 이동한 상태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는 인사를 승진 임용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나주 사건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감독책임자인 교육장과 관리과장은 그동안 직원관리를 어떻게 하였으며 왜 방치하였는가? 철저한 직무수행을 하였더라면 전남교육을 먹칠하지 않고 직원들을 희생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교육감은 중간발령을 해서라도 그렇게 임명된 인사들을 주요보직에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

이번 교육전문직 인사는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역역하지만 기대에 부응한 인사라고 볼 수는 없다. 물론 우리의 기대가 높았기에 나온 평가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능력과 도덕성이 부족한자를 잘못 추천하여 임명된 인사들을 상당수 유임시켰고, 공모 교육장을 제외한 소위 주요 보직인사에서 교육가족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적임자를 임명하지 못했다.

특히 모든 교육가족의 관심사인 인사라인은 선거에 대한 보상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무튼 선출직 공무원인 장 교육감은 공문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표현했다. 평가는 이제 우리들의 몫이다. 어떤 변명도 우리들의 평가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

나주교육청 사건은 그간의 전남교육 인사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가를 보여주면서, 잘못된 인사가 전남교육에 끼치는 패악이 어느 정도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나주 사건은 전임자의 잘못만은 아니다. 취임 이후 우물쭈물 보낸 2달도 이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환경을 만들었음을 인정해야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연루자는 물론이고, 그동안 누적된 환부를 모조리, 단호히, 즉시 도려내고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만채 교육감,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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