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족ㆍ학연ㆍ지연 타파되고 진정한 능력자, 일꾼을 뽑아야

‘춘향가’는 신재효가 정리한 판소리 여섯 마당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다.

몽룡과 춘향이 서로를 어르며 노는 ‘사랑가’, 옥에 갇한 춘향이 임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쑥대머리’ 등이 토막소리로 널리 불린다.

또 거지 형국으로 잔치에 나타난 암행어사 몽룡이 ‘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옥반가효(玉盤佳肴)는 만성고(萬姓膏)’라며 탐관오리들을 꾸짖는 풍자적 시도 유명하다.(뜻은 금 술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에 담긴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대에 촛물 흐를 때 백성들의 눈물 떨어지고,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더라.)

스폰서 검사 사건이 터지자 공무원 부패를 비판할 때 즐겨 인용하던 이 시가 한 네티즌의 글에 등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치세가 조선 말기삼정의 문란보다 못할 게 없는 부정과 부패의 극치라고 탄식한다.

4대강 사업, 천안함 침물, 세종시 이전문제, 교육 문제 등 이 나라 곳곳에서 국민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우리는 6.2지방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인인인인(人人人人)’과 ‘자자자자(者者者者)’

‘인인인인’은 ‘정치인이면 다 정치인이냐, 정치인다워야 정치인이지’로 풀이된다. 그리고 ‘자자자자’는 후보자면 다 후보자냐, 후보자다워야 후보자지’로 풀이하면 될 것이다.

선량의 심판대에 뛰어든 후보자들의 변을 들어보면, 나름대로 출마의 변이 있다. 말꾼이 아니라 진정한 봉사자의 일꾼으로 국민을 위하여 희생 봉사 하겠다고 공약하지만, 당선 뒤의 행보를 보면 국민들을 실망시킨 사례는 우리 지역에도 흔한 일이다.

선거에서 유권자의 의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정치고 지역발전이고 모두 망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깊이 알아야 한다.

우리 지역의 역대선거를 관통해 온 ‘씨족(氏族)선거’라는 문화는 이제 버려야 한다. 지연?학연?혈연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우리 지역처럼 씨족선거가 판치는 지역도 드물 것이다. 씨족의 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고 우리의 일꾼을 뽑는 선거이다.

21세기에 아직도 주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씨족 선거’에 연연한다는 것은 우리지역이 그만큼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못하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와 관련, 13억 인구를 통치하면서 오늘의 중국을 건설한 뎡사오핑이 주장했던 ‘흑묘백묘론(쥐 잡는데 검은 고양이나 흰 고양이면 어떠냐 쥐를 잘 잡으면 된다는 뜻)’이 생각난다.

4월 27일, 국회 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에서는 오는 2014년부터 서울과 6대 광역시에서 기초의회인 구의회를 없애는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을 합의 처리했다. 2014년 실시 예정으로 지역의 통합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서 장흥군처럼 재정자립도가 빈약한 지방자치단체로서 이번 선거는 그래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군 통합논의 때, 장흥군의 입지나 장흥군의 위상을 더욱 제고시킬 수 있는, 능력있는 대표적 인물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시군 통폐합 논의에 대비, 더더욱 진정한 장흥군의 대표자, 장흥군의 진정한 대변자들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농어촌 고령자들은 이번 선거의 중대성과 민주주의 객관적 가치나 이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험난한 길일 듯 싶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시대적 변화와 가치를 수용하는, 선거혁명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선거의 변화라도 이루어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선거를 기회로, 장흥의 정치문화도 바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실력 있는 후보, 국민을 받들 줄 아는 말꾼보다는 진정한 일꾼을 선택하는 깨끗한 선거 풍토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절절히 요구된다.

부디 우리의 권리를 소홀히 다루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후회 없는 주권행사기 이루어져야 한다. 후보자의 능력을 비교하여 진정한 일꾼을 뽑아야 지역발전이 있다. 업자와의 유착. 뇌물공사. 권력남용. 조직이기주의자. 윤리적 타락자. 오만하고 거짓말하는 후보에게는 철퇴를 가해야 한다.

지방의원은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도 중요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기관의 역할을 충실해야 한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한다. 실력이 중요하다. 세계화시대에 살면서 시대의 흐름을 알고 21세기 문화세기를 맞이하여 우리문화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문림의향, 동학혁명의 정기가 살아 숨 쉬는 곳. 문화예술의 고장 장흥에서 선거혁명은 사회 지도자들이 색깔론과 아전정신을 버리고 솔선수범하여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