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령 500호를 기록하게 되었다.

지방자치 출범 전후인 지난 1992년 지역신문으로 창간된 본지는 그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정간, 폐간 없이 지속적으로 발행되며, 지역사회의 공기로서 뉴스보도 및 주민 계도 등 정론직필로서 지역 언론문화 창달에 기여하며 오늘에 이르러 지령 500호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역신문은 필연적으로 지역의 경제, 문화에 기반 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지역신문의 시장은 바로 그 지역이고 그 지역주민을 독자, 곧 소비자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역신문도 어차피 경제적 수단에 다름아니므로 소비자 사정, 즉 소비시장이 그 성패를 좌우하기 마련이다.

인구 10만의 고을에서 발간되는 신문과 인구 5만의 고을에서 발간되는 신문의 운영사정은 천양지차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신문의 수입은 구독자의 구독료와 광고비로 이루어지고 구독료보다 광고의 수익이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광고시장은 당연히 그 지역신문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된다. 지금도 사정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본지가 창간되었을 무렵인 1990년대만 하더라도 장흥은 전국의모든 지자체 중에 재정자립도가 최하위 수준이었을 만큼 지역의 경제는 열악했다. 본지의 30만원, 50만원 짜리 광고 수주도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시절이었다.

지역에서 하다못해 몇 억 원 수익을 내는 기업체나 공장마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의 경제가 전국에서 최하위 수준이었던 장흥군을 시장으로 해 발간되었던 본지는 수차례 경영위기와 수차례 폐간 위기 등을 거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개인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화되어 왔으며, 두어 차례 경쟁지가 6개월, 또는 1년동안 발행되며 이 좁은 지역신문 시장을 위기로 몰아넣기도 했던 경험도 겪으며, 이제는 올해로 창간 제19주년을 맞이하고 이번 신문으로서 지령 500호를 기록하며, 장흥지역시회에서 유일한 지역신문으로서 위상과 전통을 갖는 지역신문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이다.

지령 500호를 맞으며, 새삼스레 본지의 역할과 발전방향을 생각해보니,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우선 가장 시급한 현안은, 지금 매월 3회정도 발행되는 발행 주기를 1주일 단위로 확립, 주간 발행체제를 굳히는 일이다.

주간 발행은 무엇보다 경영수익이 문제이고, 더구나 갈수록 구독료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매우 지난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다방면으로 신문발행 외의 수익사업도 심각히 고려하고 있는 만큼, 신문 운영의 수익 개선책과 함께 주간 발행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신문의 주요기능인 뉴스 보도는 이미 케이블 TV 및 호남방송 등 지역TV매체, TV방송매체의 활성화, 인터넷 매체의 증가 등으로 갈수록 그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음은 주지하는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신문의 편집-보도 기능도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문 시장의 위기, 지역신문의 역할 축소 등의 시장변화에 변화되지 않으면 신문이 살아남기 어려운 처지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신문의 편집방향이 뉴스 보도 위주에서 탈피, 지역사람들의 동향이나 소개 등 ‘사람들 위주’의 보도 및 편집으로 그 방향을 바꿔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야말로 자질구레한 동네 소식과 사람들 이야기로 채워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유명 정치인이나 엘리트층에 대한 뉴스는 TV나 인터넷에도 널려 있다. 그러나 이처럼 평범한 지역주민들의 자질구레한 이야기는 오직 지역신문에서만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본지는 이러한 편집방향을 고수, 지역민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지역신문으로 살아남게 되어질 것이다.

결국 지역신문은 지역민과 소통에서 최우선 매체이며 지역민과 생존을 함께하는 매체이다. 이러한 사실에서 본지의 보다 명확한 책임과 사명 수행이 있음을 자각하고 앞으로 명실상부 지역민의 신문으로 거듭 날 것을 천명하고자 한다.

그동안 지령 500호가 나오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본지의 모든 직원과 기자들,본지의 오늘이 있기까지 가교역할을 해 주신 본지 창간 멤버들과 그 이후 직간접적으로 본지의 운영을 책임졌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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