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에 수많은 정치인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봉하와 장흥군민회관 앞 임시 분향소로 발길을 재촉하면서 애통해 하고 있다.


나 역시 지난 28일, 봉하마을을 방문, 노 전 대통령의 영전에 분향하고 돌아왔다. 돌이켜 보면, 필자는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장흥의 정치인 중에서 한 때 어려움에 처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구하고자 나섰던 정치인은 아마 내가 유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난 2004년 3월 12일, 당시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이 협력하여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며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일이 있었다. 당시 장흥군의회 의원이었던 나는 즉시 그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탈당하고(전국에서 최초의 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에서 구하는데 앞장섰다.


당시 장흥신문은 “백광준 의원…민주당 탈당, 성명서 발표”라는 제하의 기사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장흥신문/제307호 2004년 3월 12일)
<장흥군의회 백광준 기초의원(54세·용산면)이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던 12일 오후, 새천년 민주당을 탈당했다.


백의원은 이날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서 "국가적으로 어려운 직면에 처해 있는 이때, 당리당략에 의하여 민생을 외면한 채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킨데 대해 국민들은 불안과 분노까지 느끼고 있다"면서 "폭설피해 지역에 대한 긴급복구지원, 일자리 창출, 민생현안 대책강구 등 주요 국정현안과 FTA 국회통과로 절망에 처한 농촌 살리기 대책이 시급함에도 야당의 당리당략에 의한 끈질긴 대통령 흔들기와 국정발목 잡기는 결코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회가 민생문제 해결과 국가 존립의 근원인 농촌을 살리는데 만전을 기해줄 것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는 데도 민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한나라당과 협력하여 대통령 없는 나라를 만들고 국민의 소망을 저버려 더 이상 민주당에 남아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해 민주당을 탈당키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또 "국정혼란의 책임은 여야 모두에게 있지만, 과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도덕적, 정치적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민주당은 초심으로 돌아가 과거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서 우리나라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통일 조성에 기여해온 전통의 정당으로 되돌아가길 진정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하략…>


그해 4월 19일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당시 열린 우리당 후보로 공천 받아 출마한 유선호 의원을 장흥영암 21명의 기초의원 중에서 유일하게 필자 혼자 나서서 지원하면서(장흥선거대책본부장) “노무현 대통령을 구하고 이 나라 정치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외치면서 장흥읍 중앙로에서 최초의 촛불 시위를 실시하기도 했다.


최근, 박연차 세무조사 무마 로비사건 수사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사건이 연일 톱 뉴스로 보도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딸, 사위, 부인, 형 그리고 측근들을 모두 수사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변이 위기에 처해있을 때인 지난 5월 9일 KBS-TV 심야토론이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해야 하나? 불구속 수사해야 하느냐?에 토론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필자도 그때 전화인터뷰 생방송에 출연하여, 신변에 불이익의 위험을 무릅쓰고, 단호하게, ‘불구속 기소하여 유-무죄의 판단은 법원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그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장의 부인들이 뇌물을 받아 구속되는 사례는 흔히 보아왔지만, 그 부인으로 구속되는 자치 단체장들은 없었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그러므로 “권양숙 여사가 아들 유학비 때문에 비록 박연차로부터 돈은 받았지만, 대통령은 모를 수 있으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무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거 전직 대통령은 재벌로부터 직접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처벌받은 사례가 있지만 박연차와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년간 후원자 관계로서 전직 대통령의 처벌 수준에 잣대를 맞추는 구속 수사는 절대 반대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노 전 대통령을 용기 있게 변호했다.


그리고 이러한 필자의 강력한 주장에 구속 수사를 주장한 전원책 변호사에 대해 필자는 “전국에 생중계되는 생방송이므로 언어의 순화를 해야 한다”며 따끔히 직책하기도 했다.


이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용기 있게 그의 구원을 위해 위험속에서도 행동으로 나섰던 인물은 장흥에서 아마 유일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뒤늦게나마 많은 국민들로부터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분의 권위주의와 지역주의 타파, 변화와 개혁 등의 민주정치의 철학과 서민적인 삶 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고인의 뜻에 대한 올바른 계승이 아닐 수 없다.


‘바보 노무현- 당신을 바로 보지 못한 우리가 바보입니다.
당신은 영원한 나의 대통령입니다!-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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